[양태훈기자] 올해 열린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는 새로운 혁신 기술의 출현보다는 시장 트렌드인 '스마트홈', '사물인터넷(IoT)', '올레드(OLED) TV' 등의 업계 간 협력이 강화되는 모습이 주를 이뤘다.
하반기 시장 공략을 위해 선보인 일부 제품을 제외하면,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한 일본과 유럽의 주요 업체들 모두 올 초 열린 국제 가전 전시회 'CES' 대비 차별화된 혁신 제품을 공개하지 않았다.
전자 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최근 IFA는 혁신 기술이 적용된 제품의 공개보다 연초 출시된 제품의 하반기 시장 공략을 위한 자리가 되고 있다"며, "IFA에 참가한 업체들 대부분이 내년 CES를 대비해 비즈니스 미팅에 집중하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 생태계 확장 중인 '스마트홈·IoT'
이번 'IFA'에서 참가업체들은 '스마트홈' 및 '사물인터넷(IoT)' 관련 제품을 대거 전시했다.
하지만 삼성전자, LG전자, 보쉬·지멘스 등을 제외하면, 신기술을 적용하거나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움직임은 크게 포착되지 않았다.
이는 올해 IoT 표준화 단체 'OIC'에 퀄컴, 마이크로소프트가 합류하면서 'OCF'라는 새로운 표준단체가 설립, 기존의 경쟁구도였던 '올신얼라이언스'가 사실상 흡수 통합된 것과 무관치 않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올해 OCF 출범으로, 내년에는 IoT 플랫폼의 완전한 개방을 전망하고 있다"며, "앞으로 스마트홈·IoT 시장의 승패는 누가 더 많이 생태계를 확보했느냐에 따라 갈릴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 LG전자는 이번 IFA에서 IoT에 대한 전략으로 '오픈 플랫폼·오픈 커넥티비티·오픈 파트너십'을 강조, 자사 스마트씽큐 허브를 활용해 다양한 IoT 플랫폼을 통한 여러 업체와의 기기 연동을 강화할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이들 업체들이 IFA에서 공통적으로 강조한 스마트홈의 핵심 역시 업계 간 '협력'이다.
LG전자의 경우, 자사 IoT 플랫폼인 '스마트씽큐 허브'에 스피커를 내장, 아마존과 협력해 음성인식 솔루션 '알렉사'와의 연동기능을 추가.
'스마트씽큐 센서' 역시 아마존의 쇼핑 시스템 '대시'와 연결해 사용자가 필요한 물건을 손쉽게 구입할 수 있도록 활용성을 높였다.
삼성전자는 근거리무선통신(NFC) 기술을 통해, 자사 스마트폰으로 차량의 문을 열거나 열쇠 없이 '디지털 카 키'로 활용하는 솔루션을 선보이는 등 스마트카 시장 생태계 확장에 나섰다.
또 보쉬와 지멘스는 음성인식 솔루션을 활용, 레시피 등의 각종 정보를 알려주거나 필요한 식자재를 주문할 수 있는 홈 커넥트 '마이키'를 소개했다.
내년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국제 가전 전시회 'CES'에서는 업계 간 다양한 협력사례가 공유될 것으로 분석된다.
◆ '퀀텀닷' 제자리 속 '올레드 진영' 확장 가속화
올 IFA에서는 LG전자가 수년간 집중해 온 '올레드(OLED) 대중화' 전략이 빛을 발했다.
프리미엄을 지향하는 유럽의 '메츠', '뢰베', '그룬디히', '필립스' 등의 가전업체들이 올레드 TV 시장 진입을 예고했으며, 특히 일본의 TV 명가 '소니'도 이에 동참했기 때문이다.
권봉석 LG전자 HE사업본부장(부사장)은 이와 관련해 "내년이 되면 올레드 TV가 출시하는 업체가 LG전자를 포함해 10개 업체가 될 것"이라며, "내년에 LG전자만의 기술로 (삼성전자의) 퀀텀닷 기술과 경쟁할 수 있는 새로운 제품(퀀텀닷 TV)이 나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LG전자는 올레드 TV 시장에서 독보적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내년 출시하는 2017년형 차세대 올레드 TV에 '3차원 입체 사운드'를 강조한 오디오 시스템을 선보일 예정이다.
반면, 퀀텀닷 TV의 경우, 중국의 TCL이 퀀텀닷 TV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삼성전자를 제치고 IDG와 독일 상공회의 '기술 혁신상'을 받는 등 품질력이 향상되고 있어 TV 시장의 판도변화가 예상되는 상황.
이에 TV 업계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내년 CES에서 선보일 3세대 'SUHD TV'부터는 기술격차를 벌이기 위해 퀀텀닷 시트를 붙이는 'QDEF' 방식이 아닌 컬러필터를 변화시키는 새로운 기술을 적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컬러필터의 변화가 곧 퀀텀닷 기반의 자발광 디스플레이 기술인 '양자점 발광 다이오드(QLED)'로의 진입으로 이어지는 만큼 'QLED TV' 개발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삼성전자 한 고위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QLED 양산은 업계 관측(4~5년)보다 희망적인 상황으로, 효율적인 생산을 위한 여러 가이드라인을 내부적으로 준비하고 있다"며, "현재의 대형 OLED 증착공정과 다른 새로운 방식에 대한 R&D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베를린(독일)=양태훈기자 flam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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