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웅기자] 새누리당이 정세균 국회의장에 대한 사퇴촉구결의안을 제출하며 연일 압박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정 의장이 지난 1일 정기국회 본회의 개회사에서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등 민감한 이슈를 꺼내 들며 정부를 비판한 데 따른 조치다.
모든 의사일정을 보이콧한 새누리당 의원들은 2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사퇴촉구결의안을 작성한 뒤, 이날 오후 3시께 국회 의안과에 제출했다.
결의안을 제출한 이만희 의원은 "정 의장의 개회사 문제는 치밀한 계획과 의도를 가지고 시행된 것"이라며 "의회 민주주의의 전통을 무시하고 의장의 정치적 중립을 규정한 국회법을 위반한 정 의장은 사과와 의장직 사퇴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 의원은 "어려운 민생을 위해 힘들게 협상하고 어려움을 극복해 만든 추경안을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면서 "추경안을 볼모로 삼은 행위에 대해서는 받아들이기 어렵고 지금이라도 즉시 사회권을 부의장에게 넘겨 추경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결의안을 제출하게 된 계기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오늘 새벽 1시까지 의장에게 스스로 생각할 시간을 줬지만, 기대만큼의 답변이 오지 않았다"며 "새누리당 의원들은 현재 의장을 기다리고 있는데 행방조차 모르는 상황에서 의장의 사회권을 인정할 수 없다"고 답했다.
하지만 여당이 주도한 사퇴촉구결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될 가능성은 사실상 전무하다. 사퇴촉구결의안이 의안과에 접수되면 여야 원내수석부대표가 협의를 통해 국회 운영위원회 일정을 조율해야 한다. 여소야대 상황에서 여당이 단독으로 운영위 개회조차 어렵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1일 여당이 해임촉구결의안을 준비하고 있는 것에 대해 멋쩍게 웃으며 "제가 그냥 웃었다고 새누리당에 전해주세요"라고 무시했다.
이영웅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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