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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 절벽'에 파업까지 발목, 우울한 車업계


현대·기아·한국GM 등 3개사 파업으로 인한 생산차질에 내수 부진

[이영은기자] 국내 완성차 업계가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 후폭풍에 따른 '판매 절벽'에 노조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까지 발목 잡히면서 내수시장에서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현대·기아차의 8월 내수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두 자리릿수 감소세를 보였고, 한국GM도 내수 절벽을 피하지 못했다. 다만 르노삼성과 쌍용차는 내수 시장은 물론 해외 시장에서도 선방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5개사의 8월 내수 판매는 총 10만7677대로 전년 동기 대비 10.6% 감소했다. 개소세 인하 종료 직격탄을 맞은 지난 7월에 이어 두 달 연속 내수 부진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곳은 현대차다. 현대차의 8월 내수 판매는 4만2천11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7.6% 감소했다. 지난 7월보다 5천대나 적게 팔렸다.

원인은 지난 6월까지 시행된 정부의 한시적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정책 종료, 공장의 생산차질, 주력 모델 노후화 등이 꼽힌다.

기아차도 상황은 비슷하다. 기아차는 지난달 국내 시장에서 3만7천403대를 팔았지만, 전년 동기 대비 10.4% 판매가 줄었다. 상반기 기아차의 호실적을 견인하던 쏘렌토와 모하비, 니로 등 RV와 신차들이 모두 판매 감소를 겪어야 했다.

노조와 갈등을 겪고 있는 한국GM도 마찬가지다. 한국GM은 지난 8월 내수 시장에서 1만2천773대를 판매, 전년 동기 대비 7.7% 감소세를 보였다.

현대·기아차와 한국GM은 현재 임단협 이슈로 노조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8월 초 여름휴가로 근무 일수와 공장 가동 일수가 줄어든데다 휴가 이후 지속되고 있는 파업 여파로 생산 차질을 피하지 못한 것이다.

반면 노조와의 갈등이 적은 르노삼성과 이미 올해 임단협을 무분규로 마친 쌍용차는 8월 내수 시장에서 선방했다.

르노삼성은 지난달 전 모델의 고른 판매 증가로 내수 시장에서 총 7천713대를 팔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4.4% 판매가 늘어나는 호실적을 기록했다.

티볼리를 앞세운 쌍용차도 8월 내수 7천676대로 전년 동기 대비 2.1% 판매가 늘었다. 쌍용차의 경우 최근 여름 휴가 등 생산일수 감소 영향으로 티볼리 계약 증가 물량을 다 해소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업계에 있어서 8월은 전통적인 비수기이지만 올해는 개소세 인하 혜택 종료와 파업으로 인한 생산차질 등으로 내수 부진 폭이 더 컸다"고 말했다.

반면 해외시장에서는 현대차를 제외한 4개사가 모두 판매 증가세를 기록해 내수 부진의 부담을 메웠다.

현대차는 지난달 해외시장에서 26만7천432대를 판매, 전년 동기 대비 0.8% 감소한 성적을 거뒀다. 기아차는 스포치지와 K3의 인기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3% 증가한 18만2522대를 팔았고, 르노삼성도 북미 수출용 닛산 로그 선적량이 늘면서 8월 수출이 95.2% 급증했다.

최근 유럽시장에 티볼리 에어 론칭을 확대하고 있는 쌍용차도 지난달 해외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38.4% 증가한 4천502대를 팔았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협력적 노사 관계를 구축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자동차 업계는 노사 관계가 부담으로 작용하는 등 위기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노사간 갈등과 노조의 파업이 지속된다면 국내 자동차 산업은 경쟁력을 잃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은기자 eun0614@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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