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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니스프리, 더페이스샵 꺾고 올 상반기 브랜드숍 1위


자연주의·고급화 콘셉트 등 닮은 듯 서로 다른 두 브랜드

[이민정기자] 아모레퍼시픽의 이니스프리와 LG생활건강의 더페이스샵이 국내 화장품 브랜드숍 시장에서 1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올 상반기 양사의 명운이 갈렸다.

지난해까지 2위였던 이니스프리가 올 상반기 더페이스샵을 꺾고 정상에 올랐다. 지난 2013년 에이블씨엔씨의 미샤를 꺾은 후 줄곧 업계 1위를 수성해왔던 더페이스샵이 이니스프리에 정상의 자리를 내주게 됐다.

◆이니스프리, 더페이스샵에 매출·영업익 모두 앞질렀다

19일 각 사의 상반기 실적 자료와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니스프리는 상반기 매출 4천2억원을 기록했다. 1분기에 1천866억원, 2분기 2천13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더페이스샵은 1분기에 1천714억원, 2분기에 1천594억원을 기록하며 올 상반기 매출 3천308억원을 달성했다.

지난해에는 더페이스샵이 6천291억원, 이니스프리가 5천921억원으로 더페이스샵이 리드하고 있었으나 올 상반기 상황이 역전됐다.

영업이익 규모는 지난 2014년부터 이니스프리가 더페이스샵을 추월했다. 올 상반기에도 수익성 측면에 있어 이니스프리가 더페이스샵을 크게 앞질렀다. 더페이스샵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286억원, 영업이익률은 8.6%에 그친 반면 같은 기간 이니스프리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1천147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은 28.7%를 기록했다.

특히 이니스프리의 영업이익률은 지난 2013년 약 15%, 2014년 16.8%, 2015년 21.2%, 2016년 28.7%로 매년 상승하고 있다. 해마다 이니스프리의 영업이익률이 커지는 이유는 이니스프리가 아모레퍼시픽의 자회사 코스비전에서 주력 제품들을 주로 생산하면서 원가를 절감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매출 성장세가 둔화된데다 고정비 부담, 해외 매장 확대 등 비용 증가로 더페이스샵의 수익성은 떨어졌다"며 "이니스프리와 더페이스샵의 수익성 격차는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자연주의, 고급화…닮은 듯 다른 두 브랜드

업계 1,2위를 다투고 있는 두 브랜드는 서로 닮은 듯 다른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우선 두 브랜드 모두 '자연주의 화장품'을 콘셉트로 내세우고 있다.

이니스프리는 '제주'의 청정 이미지를 전면에 내세우며 '친환경 그린 라이프'를 기치로 삼았다. 자연의 혜택을 담아 고객에게 건강한 아름다움을 선사하고 친환경 그린 라이프를 실천하는 자연주의 브랜드로서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제주 녹차 그린티 라인', '제주 화산송이 라인' 등과 같이 '청정 제주'를 담은 제품들이 대표상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공병 수거 캠페인, 클린 제주 캠페인, 내몽고 나무 심기 캠페인, 플레이 그린 페스티벌 등을 진행하며 자연친화적인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더페이스샵은 자연 그대로의 가치를 담아 그 생명력으로 실현되는 자연의 궁극적인 아름다움을 나타내고자 했다. 제주화산토, 대나무, 진주, 티벳 버섯, 타마누 씨앗, 망고씨드, 치아씨드 등 자연에서 온 원료를 사용한 '더테라피', '망고씨드', '치아씨드' 등 제품이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더페이스샵 역시 자연주의를 강조하며 사회공헌 활동에 힘쓰고 있다. 척박한 아프리카 지역의 기아와 빈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지에 망고 나무를 심어주는 '희망고 캠페인'을 지난 2010년부터 진행 중이다.

두 브랜드는 자연주의 콘셉트에 고급화 전략을 더했다. 브랜드숍이라고 해서 '저렴이' 화장품만 판매한다는 고정관념을 깬 것이다. 타 브랜드숍과 비교했을 때 이니스프리와 더페이스샵 제품의 가격대는 다소 높은 편이지만 이들 업체는 제품을 프리미엄화했다. 유로피안 안티에이징을 표방한 더페이스샵의 더테라피 라인이 고급화 전략이 적용된 대표적인 제품이라 할 수 있다.

매장에 있어서도 브랜드의 가치를 담아내며 고급화 전략을 펼쳤다.

이니스프리는 명동 플래그십 스토어를 세계적인 디자인 스튜디오 소프트랩 손을 통해 친환경 가치를 공간으로 리뉴얼 오픈했다. 매장 내부는 이니스프리 제품 패키지에도 사용하는 재활용 소재인 감귤지를 나뭇잎처럼 활용해 친환경 느낌의 거대한 공중정원을 연출했고 매장 외부는 나뭇잎 모양의 알루미늄 판을 활용해 현대적이면서도 모던한 느낌을 더했다.

더페이스샵도 명동 중앙로 매장을 시작으로 주요상권 매장을 순차적으로 리뉴얼 오픈하고 있다. 명동 중앙로 매장의 경우 모던함과 클래식함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연출하는 것을 콘셉트로 삼아 매장 외관 및 내부는 골드 및 화이트 컬러로 현대적이고 깨끗한 느낌을 더했으며 매장 입구 천장에는 자연과 클래식함이 어우러진 황금빛의 샹들리에를 장식했다.

◆글로벌 시장 공략 외친 아모레·LG생건…하반기 누가 웃을까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이니스프리와 더페이스샵 등 각 사의 주력 브랜드를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겠다고 공언한 가운데 하반기 국내와 해외 시장에서 양사의 경쟁이 어떻게 진행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이니스프리를 포함해 설화수, 라네즈, 마몽드, 에뛰드 등 5대 글로벌 챔피언 브랜드를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넥스트 글로벌 브랜드의 사업 기반 조성을 통해 글로벌 성장 모멘텀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더불어 아모레퍼시픽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인구 천만명 이상의 메가시티(Megacity)를 중심으로 사업을 강화하고 신시장 개척 및 탐색을 지속할 예정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중국과 아세안 시장 등 아시아 시장에서의 성장세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선진 시장에서도 입지를 점차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며 "또 메가시티 중심 사업 개편을 통해 전 세계 시장에서 글로벌 챔피언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고 '1조 브랜드'를 육성해 진정한 브랜드 컴퍼니의 초석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생활건강은 더페이스샵의 1위 탈환을 위해 국내 시장 변화에 대응하고 해외시장도 적극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LG생활건강은 미국과 중국 등 지역에서뿐만 아니라 베트남,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시장과 카타르, 쿠웨이트, 바레인 등 중동 시장까지 다각적으로 해외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더페이스샵뿐만 아니라 브랜드 전체에 있어서 인기있는 제품과 라인에 대해 집중적인 마케팅활동을 진행해 포지셔닝을 견고히 할 방침"이라며 "이와 더불어 갈수록 경쟁이 심화되는 국내시장의 포화상태를 해소하고 글로벌 브랜드로 발돋움하기 위해 해외시장을 더 적극 공략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이니스프리와 더페이스샵은 비슷한 듯 조금은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하반기에 더페이스샵이 1위를 탈환할 수 있을지 아니면 이니스프리가 선두 자리를 수성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민정기자 lmj79@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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