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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변신 20대 해커 박찬암 "모바일 보안 최고 자신"


화이트 해커 4인과 스틸리언 설립 … "강소기업으로 키우겠다"

[성지은기자] "미국은 기술력이 뛰어난데, 외계인을 납치하고 고문해서 기술을 얻었다는 루머가 있거든요. 납치하고 고문하는 방법은 잔인하잖아요. 해킹으로 기술을 훔쳐내 기술력을 강화한다는 의미에서 '스틸리언(Steal+Alien)'으로 사명을 지었어요. 괜찮나요?"

지난 11일 기자와 만난 20대의 젊은 대표는 웃음기 가득한 얼굴로 이처럼 회사를 소개했다. '외계인의 기술력을 훔쳤다'는 재치있는 사명을 지은 박찬암 스틸리언 대표는 화이트 해커 출신이다. 그는 인터뷰 내내 '즐거움'을 강조했다. '재미있게 즐기면서 살자'가 인생의 모토다.

그의 모토는 회사 운영에도 그대로 녹아있다. 중학교 때부터 화이트 해커로 이름을 알린 그는 일이 업무가 아닌 놀이가 되는 회사,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회사를 차리겠다고 마음먹었다고 한다.

지난해 2월 그는 지인 4명과 손잡고 회사를 차렸다. 꿈을 이룬 셈이다. 함께한 이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30대 후반부터 20대 초반까지 나이대는 다양하지만, 해킹과 보안 분야에 탁월한 역량을 지닌 화이트 해커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 중에는 해킹으로 대통령 인재상을 받거나 차세대 보안리더 양성 프로그램(BoB)에서 최종 10인에 들어 장관상을 받은 멤버도 있다. 현재 대학에서 보안 강의를 하는 멤버까지 해킹과 보안 능력에 있어서는 열 손가락 안에 꼽히는 인재들이다.

스틸리언은 창업한지 갓 1년 넘은 벤처지만 이들 덕에 기술력에 있어서는 그 어느 곳에도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한다. 주 사업분야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보안 솔루션, 고급해킹 서비스, 취약점 분석 등이다. 최근에는 모바일 앱 보안 솔루션 '앱수트(AppSuit)'를 은행, 증권사 등 금융권 다수 회사에 공급했다. 앱수트는 앱 위·변조, 역분석, 메모리 해킹 등을 방지한다.

앱수트는 '앱에 보안 수트를 입힌다'는 뜻을 담고 있다. 화이트 해커들인 만큼 공격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이번 앱수트를 개발했는 설명이다. 또 모의해킹 프로젝트 등을 통해 기존 보안 솔루션이나 앱 자체에서 발견된 취약점도 보완했다.

"기술검증을 위한 시험평가(BMT)에서 기술력만으로 1등을 한 적이 많아요. 최근에도 1등을 했고요. 회사 규모가 작아서 처음엔 회의적이던 고객사도 솔루션을 도입한 뒤에는 모두 저희 기술력을 인정합니다. 영업에서는 밀릴 수 있지만, 기술력에서는 그 어느 곳에도 밀리지 않는다고 자부합니다."

10명 남짓의 개발 인력으로 뛰어난 기술력을 유지하는 비결은 역시 연구개발이다. 연구개발에는 돈을 아끼지 않겠다는 것이 스틸리언의 운영방침이다. 연구개발 기기도 최신형으로 유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사물인터넷(IoT)에 관한 보안 연구를 위해 에어컨, 냉장고, 스마트 TV 등을 구매했다.

박 대표는 회사 복지에도 각별히 신경쓰고 있다. 다양한 개성을 지닌 해커가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자유로운 업무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이 때문에 오전 11시 출근, 오후 6시 퇴근은 물론 휴가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연봉도 잘 나가는 국내 대기업보다 높다고 그는 귀띔했다.

개발자의 견문을 넓히기 위해 각종 보안 콘퍼런스 경비도 지원하고 있다. 지난달엔 회사 개발자 2명이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모바일 보안 콘퍼런스에 참석했고, 룩셈부르크에서 열리는 해킹 콘퍼런스 방문도 지원할 예정이다.

"좋은 사람과 함께 하기 위해 아낌없이 투자합니다. 최정의 인원이 좋은 대우를 받고 재미있게 일하는 '강소회사'를 만드는 게 앞으로의 목표입니다. 프로정신이 있는 인재라면 언제든 열린 마음으로 채용합니다. 회사 문은 열려있어요. 언제든 두드려주세요."

성지은기자 buildcastl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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