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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in]"자영업자 맞춤형 P2P대출합니다"


박성준 펀다 대표 "상점별 매출 분석한 꼼꼼한 대출심사가 경쟁력"

[윤지혜기자] 지난해 자영업자 전문 개인간(P2P) 대출 중개 플랫폼 '펀다'에서 창업자금을 빌린 한 고기막국수 전문점은 최근 투자자들에게 10%에 가까운 수익을 돌려줄 수 있게 됐다. 지상파 방송 프로그램에 '맛집'으로 소개되면서 매출이 크게 성장했기 때문이다.

투자 초기, 해당 사업주는 투자자들을 초대해 음식 맛을 선보이며 "믿고 투자해도 좋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대출 당시 투자자들의 기본 수익률은 5%였으나, 매출 성장에 따른 추가 금리를 적용받게 되면서 사업주와 투자자 모두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게 됐다.

건실한 지역상점에 필요한 자금을 크라우드펀딩 형식으로 모금한 뒤, 5~15% 수준의 중금리 신용 대출 서비스를 제공하는 '펀다'의 힘이다.

"자영업을 하다 보면 항상 돈이 필요합니다. 예컨대 고기를 대량으로 매입해 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도 사업주 손에 당장 1천만원이 없으면 이를 포기하거나 2금융권이나 대부업체에서 고금리 자금을 빌려야 하죠. 성장가능성이 높은 기업에 새로운 자금 지원 창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펀다를 창업하게 됐습니다."

펀다를 이끌고 있는 박성준 대표는 건실한 상점도 기존 금융권에서는 자금 조달이 쉽지 않은 현실에 주목했다. 특히 창업 시 담보대출을 받은 경우에는 추가 투자를 위한 신용대출을 받기 어렵다. 이처럼 금융권이 자영업자에게 인색한 이유는 어떤 상점이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곳인지 판단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펀다는 포스(POS·판매시점 정보관리시스템)에 자체 소프트웨어인 '펀다 에이전트'를 설치한 후, 상점의 실시간 매출 데이터를 분석해 대출 적격 여부를 심사한다. 대출 후에도 상점 매출 추이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기 때문에 각종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4월 서비스를 시작한 펀다는 1년 만에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올 상반기까지 사업주 108명에게 총 82억5천만원을 대출했다. 누적 투자자 수는 1천616명으로 그 중 절반 이상(54.8%)이 재투자했다. 평균 투자 수익률(이자율)은 10.89%에 달한다.

◆"상점의 모든 데이터 끌어오는 것이 목표"

펀다가 P2P대출 중에서도 오직 자영업자 대상 영역만을 고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연쇄창업자'로 불리는 박 대표는 자신이 앞서 했던 사업에서 펀다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었다.

지난 2011년 시스템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 나인플라바를 창업했던 그는 모바일 공동적립카드 서비스 '위패스'를 개발했다. 위패스는 지인들과 마일리지를 스마트폰에 공동 적립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로 소비자들이 지역 상점을 자주 찾게 하기 위해 고안됐다.

인천 지역에서만 3만명이 사용했을 정도로 반응이 좋았지만 문제는 상점들이 위패스를 도입할 만한 자금 여력이 부족했던 것.

"지역상점들은 마케팅 서비스를 필요로 하면서도 비용을 지불할 여력이 없어 망설이는 경우가 많았어요. 저희 서비스에 호의적이었던 상점주도 한 달에 10만원 투자하는 걸 힘들어 하시더라고요. 사장님들께 돈을 받는 게 참 힘들고 미안한 일이다 보니 반대로 이분들께 돈을 빌려드리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 거죠."

두 번의 사업 실패로 생활이 어려웠던 시절, 은행에서 자영업 대출을 받으려다 좌절했던 경험도 그에겐 약으로 작용했다.

"펀다를 시작하기 전 생활비가 부족해 힘들었어요. 제 아내가 꽃집을 운영하는데 어느날 은행에서 자영업자 대출 홍보 팸플릿이 왔더라고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은행을 방문하니 대번에 '신용보증재단에서 보증보험을 끊어오라'고 하더군요. 은행에도 자영업자 대출 상품이 있긴 하지만 자영업 폐업률이 높다 보니 자연스레 꺼리게 되는 것이지요."

그때 위패스 활성화를 위해 가맹점 포스에 설치했던 프로그램이 떠올랐다. 방금 팔린 물건이 무엇인지 분석하던 해당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지역 상점주의 상환능력이나 건실도 측정 용도로 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이 펀다의 핵심 경쟁력인 펀다 에이전트의 시작이다.

기존 금융권에선 미처 알 수 없었던 '상점의 발전가능성'을 측정하는 데 방점을 찍은 만큼, 펀다 전체 인력의 3분의 1 이상이 이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해 대출적격 여부를 심사하는 데에 집중하고 있다.

여기서 더 나아가 펀다는 포스 매출 기록뿐 아니라 상점에서 발생하는 모든 데이터를 끌어와 새로운 대출 상환 기준을 세우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예컨대 ▲전기세를 밀리진 않는지 ▲종업원의 인건비는 얼마나 되는지 ▲연간 휴일은 며칠인지 ▲오픈 시간은 언제인지 등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해당 상점주의 성실도와 상환 능력을 더 세밀히 측정할 수 있다는 얘기다.

"저희는 규모의 성장보다는 분석력의 성장을 중요시 여깁니다. 이 상점이 건실한지, 앞으로도 지속가능한 운영을 할 수 있는지, 돈을 갚을 능력이 있는지 등을 은행과 다른 시각으로 판단할 수 있어야 펀다의 존재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부분에 초점을 두고 기술 향상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은행과 협업해 '펌뱅킹' 개발…디폴트 위험↓

창업 후 1년이 넘어선 만큼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박 대표는 "단기 연체 조짐이 없을 수는 없다"며 ▲디폴트 억제 ▲리스크 분산 두 가지 차원에서 디폴트에 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우선 디폴트 비율을 낮추기 위해 상환 주기를 월에서 일 단위 바꾸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와 관련해 기업은행과 펌(Firm)뱅킹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펌뱅킹 서비스란 은행과 계약을 체결한 업체가 대출자 예금계좌에서 상환금을 출금해 업체 계좌로 집금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박 대표는 "현재까지는 상점주가 월 단위로 상환금을 직접 계좌이체해야 했다"며 "상환금을 작게 쪼개면 상점주의 부담도 적어지는 만큼 디폴트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펀다는 리스크 분산을 위해 보험상품을 만들고, 금융회사·회계법인등 제3의 기관과 연계해 이를 관리·감독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디폴트에 초점을 맞춰 디폴트 발생률을 1%대로 낮췄다 하더라도 그 디폴트가 생기면 일부 개인은 손해를 볼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점에서 리스크 분산 정책은 반드시 병행돼야 합니다. 그러나 허술한 보험 상품은 투자자를 현혹시킬 수 있으므로 자금을 잘 관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윤지혜기자 j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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