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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가 들썩… '포켓몬고' 이모저모


GPS+AR로 색다른 재미…사건·사고도 끊이지 않아

[문영수기자] 바야흐로 '포켓몬고(GO)'의 시대다. 지난 6일 미국과 호주, 뉴질랜드에 출시된 이 모바일 게임은 하루 만에 앱스토어 매출순위, 인기앱순위 1위를 석권한 데 이어 전 세계적으로 '포켓몬'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포켓몬고'는 닌텐도의 포켓몬컴퍼니와 구글의 스타트업 벤처 출신 나이언틱이 인기 애니메이션 '포켓몬스터' 지식재산권을 활용해 공동 개발한 증강현실 모바일 게임이다.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탑재한 구글 지도와 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해 이용자의 현실공간 위치에서 출현하는 포켓몬을 포획하고 훈련시켜 다른 이들과 대전을 벌이는 재미를 구현했다. 말 그대로 애니메이션 속에 등장하는 '포켓몬 트레이너'가 될 수 있는 셈이다.

'포켓몬고'가 GPS와 증강현실이 가미된 게임이다 보니 여타 모바일 게임에서는 보기 힘든 진풍경도 곳곳에서 연출되고 있다.

◆집 밖으로 나가는 사람들

놀라운 변화 중 하나는 집 안에서만 게임을 즐기던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집 바깥으로 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이유는 당연히 '포켓몬'을 잡으러 가기 위해서다. '포켓몬고'에서 다양한 포켓몬들을 접하려면 일단 돌아다녀야 한다. 언제 어느 장소에서 강력한 포켓몬을 접할 수 있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또 일부 포켓몬은 일정 거리를 움직여야만 성장시킬 수 있는 것도 있다.

실제 '포켓몬고'가 정식 출시된 미국의 경우 생전 모르던 사람들이 포켓몬을 잡기 위해 한 곳에 모여 친해졌다거나 거리 곳곳을 '포켓몬고'가 설치된 스마트폰을 들고 배회하는 사람들이 담긴 사진과 영상 등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광경은 한국에서도 펼쳐지고 있다. 한국은 국내 지도를 해외에 유출할 수 없다는 규제로 인해 구글 지도에 위치기반 서비스를 바탕으로 구동되는 '포켓몬고' 출시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

그럼에도 현재 수많은 예비 '포켓몬 트레이너'들이 강원도 속초시로 향하는 버스에 몸을 싣고 있다. 지난 12일 속초시에서 '포켓몬고'를 플레이 할 수 있다는 누리꾼 제보가 나오면서 수많은 포켓몬 마니아들이 속초로 향한 것. SNS상에서는 속초에 가서 포켓몬을 잡았다는 '인증샷'들이 확산되고 있다.

때 아닌 포켓몬 특수를 누리게 된 속초시도 발빠르게 대응하는 모습이다. 속초시는 무료 와이파이존과 충전시설 등을 확충해 원활한 게임 플레이를 도울 것이라고 언급했다. 강원도청 역시 "게임 하나로 지역 경제가 들썩일 수 있다는 사실을 이제 여러분께서 증명해주실 차례"라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포켓몬고 얼마나 즐기나

현재 '포켓몬고'를 이용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정확한 숫자는 파악할 수 없지만 규모를 가늠해 볼 수는 있다. 이 게임의 하루 이용자 수는 트위터를 추월하고 이용자당 이용 시간은 페이스북을 넘어섰다는 조사 결과가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스마트폰 리서치업체인 센서타워는 지난 11일 아이폰 이용자들이 '포켓몬고'를 이용한 시간은 평균 33분25초로 이는 페이스북(22분8초)과 스냅챗(18분7초), 트위터(17분56초)을 뛰어넘는 시간이라고 전했다.

트래픽 데이터 분석기관 시밀러웹도 미국 전체 안드로이드 이용자 대비 '포켓몬고'의 일일활동이용자 비율이 출시 닷새 만인 지난 11일 5.92%로 트위터를 추월했다고 전했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SNS보다 '포켓몬고'를 더 많이 즐기고 접속해 있다는 의미다.

'포켓몬고'는 미국에서 최고 인기 모바일 게임 기록을 다시 쓰기도 했다. 시장 조사기관 서베이멍키에 따르면 미국에서 iOS와 안드로이드를 합한 '포켓몬고'의 일일이용자(DAU)는 출시 엿새 만인 12일 2천100만명에 이르며 킹의 모바일 게임 '캔디크러시사가'가 2013년에 세웠던 종전 최고 기록 DAU 2천만명을 추월했다. '포켓몬고' 열풍이 어느 수준인지 가늠케 하는 대목이다.

◆워낙 많이 하다 보니…끊이지 않는 사건·사고들

이처럼 수많은 사람들이 '포켓몬'를 잡기 위해 스마트폰을 든 채 거리를 배회하다 보니 주위 웃지못할 각종 사건·사고도 벌어지고 있다. 게임 아이템을 제공하는 '포켓스탑'으로 지정된 공공건물들은 사람들의 잇단 무단침입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고, 포켓몬을 잡으려다 다치는 사람들도 나타나고 있다.

미국 뉴욕주 오번 경찰은 운전 도중 '포켓몬고'를 하던 한 자동차 운전자가 나무를 들이받았다고 13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했다. 오번주 경찰에 따르면 28세 남성인 이 운전자는 12일 밤 도로 주변의 나무와 충돌했다. 이 사고로 차 앞부분이 크게 파손됐으나 다행히 운전자는 두 다리에 비교적 경미한 상처를 입는데 그쳤다. 오번 경찰은 '포켓몬고' 이용자들게 사고를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미국 미주리주 오팔론 경찰서는 최근 세인트루이스에서 일어난 무장 강도 사건 용의자들이 '포켓몬고'를 이용해 피해자를 유인한 것으로 추정했다. 오팔론 경찰서에 따르면 무장강도들은 특정 포켓스탑에서 사람들을 기다렸다 총기로 위협하며 금품을 강탈했다.

미국 와이오밍주에서는 '포켓몬고'를 하던 한 소녀가 익사한 시체를 발견하기도 했다. 샤일라 위긴스라는 이름의 소녀는 물에 서식하는 포켓몬을 찾아 나섰다 신원미상의 남성 시체를 발견하고 911에 신고했다. 관계당국은 시신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노력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문영수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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