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혜정기자] 정부가 올해 IPTV 사업자의 방송통신발전기금 징수율을 지난해 매출의 0.5%에서 1%로 올린다. 반면 케이블TV 사업자(SO)의 경우 매출에 따라 1%~2.8%였던 징수율을 1~2.3%로 낮춘다.
방발기금은 매년 해당 방송사의 재정상태와 방송 공공성 등을 고려해 징수율이 결정된다. 징수된 기금은 방송통신산업 진흥 지원에 쓰인다. 정부는 케이블TV사업이 위축되고 있는 반면 IPTV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변화를 방발기금 운용에도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7일 미래창조과학부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16년도 유료방송사업자에 대한 방발기금 분담금 산정과 부과에 대한 세부사항을 담은 고시를 행정 예고했다고 밝혔다. 미래부는 오는 26일까지 관련 업체들의 의견을 수렴해 이를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IPTV 사업자(KT,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는 방발기금으로 전년(2015년)도 매출의 1%를 올 하반기에 내야 한다. 지난 2008년 출범한 IPTV는 지난해 처음으로 방발기금을 냈다.
케이블TV 사업자는 연매출이 100억원 이하이면 1%, 100억원은 넘지만 200억원 이하이면 2%, 200억원을 넘으면 2.3%를 낸다. 위성방송 사업자 징수율은 기존 그대로 1.33%다.
미래부는 올해 방발기금으로 92개 케이블TV 사업자가 지난해보다 50억원 감소한 386억원을, IPTV 3사가 85억원이 증가한 169억원을 납부할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는 케이블TV와 IPTV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는 시장 상황을 분담금 산정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미래부 관계자는 "케이블TV는 가입자와 매출이 줄고 있는 반면 IPTV는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 같은 추이를 반영해 징수율을 산정했다"고 말했다.
미래부가 발표한 지난해 케이블TV 업체들의 경영상황을 보면 매출은 2조2천590억원으로 전년 대비 3.7% 줄었고, 가입자도 1천442만명으로 1.8%로 감소했다. 반면 IPTV의 매출은 1조9천88억원으로 전년 대비 27.4% 늘었고, 가입자도 1천231명으로 15.8% 증가했다.
◆ IPTV "아직 적자, 징수율 높다" 반발
정부가 개정된 징수율을 알리자 가장 크게 반발하는 쪽은 IPTV 진영이다. 케이블TV나 위성방송은 분담금이 낮춰지거나 유지된 것에 비해 IPTV는 2배 가량 많아졌기 때문이다.
IPTV 업체들은 그동안 기존 징수율(0.5%)이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정부가 행정예고까지 한 사안이 뒤집히긴 어렵지만 IPTV 3사가 회원사로 있는 한국IPTV방송협회는 미래부에 건의서도 제출할 계획이다.
한국IPTV방송협회 관계자는 "아직 (IPTV3사가) 연간 3천억원 이상의 적자를 내고 있는데 매출액 증가에 따라 분담금이 이 정도로 오르는 것은 부담스럽다"며 "미래부가 의견을 받는 기간이 있는 만큼 징수율이 과도하게 올랐다는 내용의 건의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IPTV협회 관계자는 "지상파 재송신료(CPS)를 280원에서 400원으로 올렸고, 케이블TV가 작년과 동결한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에 지불하는 콘텐츠 사용료도 8% 인상했을 정도로 콘텐츠 산업에 기여하는 부분도 있다고 본다"며 "IPTV가 서비스 고도화를 통해 정체된 유료방송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점도 감안해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케이블TV는 분담금 규모가 줄어든다며 반기는 분위기다.
케이블TV 업계 관계자는 "징수율 개정안이 확정된다면 기금에 대한 부담을 다소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어려운 사업 상황이 반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
민혜정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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