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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국한 신동빈 롯데 회장, 檢 소환 임박


재계 "최측근 소환부터 쉽지 않을 것"…신동주 향후 대응도 관심 높아

[장유미기자] 롯데그룹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롯데 오너일가 형제가 한국에 모두 집결하면서 '롯데 비자금' 수사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그동안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을 비롯해 신 회장의 측근들에 대한 소환 조사를 펼치며 오너일가의 비리 수사와 관련한 증거 모으기에 주력했다. 이로 인해 재계에서는 지난 1일 '면세점 입점 비리 의혹'으로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검찰의 조사를 받은 데 이어 신 회장 역시 귀국과 동시에 검찰에 언제 소환될 지를 두고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동안 일본에 있던 신 회장은 3일 오후 2시 38분께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이는 신 회장이 해외로 출국한 지 26일만, 검찰이 롯데그룹에 대해 첫 압수수색을 펼친 지 23일만이다.

신 회장은 현재 비자금이나 배임 의혹 등을 받고 있는 상태로, 형인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은 신 회장이 검찰에 소환되면 곧바로 주주로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신 전 부회장은 주총이 끝난 후 지난달 30일 일본에서 돌아온 후 '무한 주총'을 예고하며 신 회장 측을 압박하고 있다.

검찰은 롯데 오너일가가 중국·베트남 등지에서 주요 계열사를 동원해 해외사업을 확장하고 인수·합병(M&A)을 꾸준히 추진하는 과정에서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계열사 간 자산거래 과정에서의 배임 및 횡령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검찰은 이번 수사에서 화학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석유화학 제품의 원료를 수입할 때 일본 롯데물산을 거래 중간에 끼워넣어 대금 일부가 불필요하게 일본 롯데물산 측에 흘러가도록 한 의혹을 받고 있는 상태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관계자는 "이런 의혹들은 복잡한 기업 경영에 대한 이해 부족과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외환위기 당시 한국기업들의 신용도가 낮아 일본 롯데물산의 신용도를 활용해 한층 싼 이자를 물고 어음 무역거래를 하기 위한 것이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롯데 측과 검찰 측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재계에서는 신 회장의 검찰 소환이 쉽지 않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우선 당장 롯데그룹의 컨트롤타워인 정책본부의 핵심 3인방이자 '신동빈의 최측근'인 이인원 부회장과 황각규 사장, 소진세 사장 등의 소환이 먼저 이뤄져야 가능할 것이라 보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이들은 검찰의 소환 통보를 받고 있지 않은 상태다.

재계 관계자는 "롯데케미칼을 제외하고 검찰이 의혹만 가지고 수사를 펼치고 있는 상태"라며 "롯데 핵심 3인방을 소환해 수사를 벌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신 이사장 역시 검찰 조사에서 혐의에 대해 완강히 부인한 것으로 안다"며 "검찰이 관련 의혹에 대해 법원에 확실한 증거를 제출하지 않는 이상 구속영장을 발부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관측했다.

여기에 롯데는 검찰 수사를 대비해 김앤장 법률사무소의 거물급 변호사들을 중심으로 변호인단을 꾸려 검찰과의 치열한 법리 공방을 예고하고 있다. 변호인단에는 천성관 전 서울중앙지검장과 기업형사사건 전문가로 통하는 차동민 전 서울고검장이 속해 있다.

이날 귀국한 신 회장은 이번 비자금 조성과 관련해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에 대해 "검찰 수사 내용은 몰랐고 (앞으로) 성실히 수사에 협조하도록 하겠다"며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누나인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의 '면세점 비리 의혹'과 관련해 검찰의 수사 내용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냐는 질문에는 "몰랐다"고 밝혔다.

◆계속되는 롯데家 '경영권 분쟁'…신동빈 "더 큰 문제 없다"

형인 신 전 부회장은 검찰 수사와 함께 롯데그룹의 지배구조를 놓고 국부유출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도 '무한 주총'을 통해 표대결을 계속 벌여 경영권을 탈환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는 상태다. 특히 신 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돼 사법처리가 될 경우 '캐스팅보트'인 종업원지주회를 설득해 경영권을 되찾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신 전 부회장의 계산과 달리 최근 신 총괄회장이 수년간 치매 치료제를 복용해 온 사실이 알려지면서 성년후견인 지정 가능성이 커진 만큼 쉽지 않을 전망이다. 신 전 부회장은 그동안 신 총괄회장의 뜻이라며 롯데그룹의 후계자라고 주장해 왔고 이를 근거로 한국과 일본 양국에서 신 회장 등을 상대로 여러 건의 소송을 제기했다.

일본에서는 신 총괄회장의 롯데홀딩스 회장직 해임 무효 소송 등 4건의 소송이 진행 중이며 국내에서는 신 전 부회장이 호텔롯데와 롯데호텔부산을 상대로 자신의 이사 해임에 대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냈다.

신 회장 역시 일본 롯데홀딩스 최대주주인 광윤사를 상대로 주주총회 결의사항 취소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신 전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광윤사 주주총회에서 신 회장을 등기이사에서 해임하고 본인을 대표이사로 선임했으며 신 총괄회장의 광윤사 지분 1주를 넘겨받아 과반 지분 '50%+1주'를 확보했다.

만약 신 총괄회장의 성년후견인이 지정될 경우 신 전 부회장은 그동안 제기한 소송에서 패소할 가능성이 높아질 뿐만 아니라 광윤사에서도 '1주'에 대한 효력을 가지지 못하게 된다. 그동안 모든 일에 대해 신 총괄회장이 지시한 일이라고 주장했지만 성년후견인이 지정되면 불리해질 수밖에 없다. 성년후견인 지정 여부는 오는 8월 10일 열릴 6차 심리에서 가려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현재 한국과 일본 롯데의 경영권을 모두 장악한 신 회장으로서는 성년후견인 지정의 가능성이 커진 만큼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선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이날 신 회장은 김포공항 입국장에서 형인 신 전 부회장 측이 계속 주총을 벌여 '경영권 탈환'을 하겠다고 밝힌 부분에 대해 "더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신 전 부회장 측은 경영권 분쟁에서 불리해지더라도 검찰 수사와 관련해서는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보고 오히려 신 총괄회장의 치매 관련 약물치료 내역을 먼저 공개하는 등 다른 전략을 펼치고 있다. 검찰 수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돼 신 회장이 사법처리를 받게 되면 종업원지주회를 설득하기 더 쉬울 것이란 판단에서다. 또 신 총괄회장의 치매가 인정되면 현실적으로 처벌을 피할 가능성이 커지는 반면 신 회장에게 상대적으로 책임이 더 쏠릴 것이라고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만약 신 회장이 비자금 조성 등의 혐의로 사법처리를 받는다면 지난해까지 일본 롯데를 총괄했던 신 전 부회장 역시 검찰의 수사망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며 "신 회장과 신 전 부회장 모두 동시에 사법처리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또 그는 "검찰의 수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도 신 전 부회장이 계속 경영권 분쟁에 대한 의지를 보이면서 롯데를 비롯한 재벌가에 대해 부정적 여론을 조성하고 있다"며 "롯데그룹의 검찰 수사가 시작된 것도 어찌보면 신 전 부회장이 시작한 형제간 분쟁이 원인이 된 것으로 오너일가의 위기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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