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웅기자] 야 3당이 30일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과 김시곤 전 KBS 보도국장의 녹취록과 관련, "청와대의 방송장악"이라며 일제히 규탄에 나섰다.
앞서 언론노조 등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세월호 참사 당시 이 전 수석이 김 전 국장에게 '대통령이 오늘 KBS를 봤으니 내용을 바꿔달라'고 한 녹취록을 공개해 파문이 일었다.
더불어민주당은 "청와대는 세월호 보도 개입과 진실 은폐에 대해 국민 앞에 사죄하라"고 요구했다.
이재경 대변인은 이날 국회 현안브리핑을 통해 "이정현 홍보수석은 김시곤 보도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보도에 항의하며 '뉴스 편집에서 빼 달라', '다시 녹음해서 만들어 달라'며 편집까지 직접 개입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변인은 "어린 학생들과 교사 등 305명이 희생된 충격적인 참사에 사태 수습에 전념하는데도 시간이 부족해야 했을 청와대가 방송 보도를 무마하기에 급급했던 명명백백한 증거"라며 "4월 21일이면 아직도 구조 작업이 계속되던 때"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청와대에 중요한 것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아니라 오직 권력의 안위였던 것 같다"며 "세월호 참사 앞에서도 무엇이 중요한지도 모르는 청와대가 한탄스러울 뿐"이라고 질책했다.
국민의당 역시 청와대를 규탄하며 이 전 수석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고연호 대변인은 "억울하게 희생된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밝히기는커녕 박 대통령 눈치 보기에 급급해 해경과 정부를 비판하는 보도를 빼달라고 종용하는 이 전 수석의 발언은 정부가 유가족의 눈물을 닦아줄 생각이 전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맹비난했다.
고 대변인은 "언론의 자유와 독립이 보장되어야 함에도 정부가 언론을 통제하고 조작하려 한 것으로 경악과 분노를 금치 못한다"며 "정부의 언론개입에 대한 진상을 규명하고 이 전 수석의 방송법 위반 혐의에 대해 철저하게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창민 정의당 대변인 역시 "내용은 실로 충격적이다"며 "꽃 같은 아이들이 죽어가는 데 대통령의 안위와 심기만 살피는 측근의 행태가 참담할 지경"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공개된 녹취록은 세월호 구조 실패에 대한 책임회피를 위해 청와대와 여당이 전방위적인 여론 조작에 나섰다는 증거"라며 "공영방송을 통해 이뤄진 진상 덮기와 여론조작 행위를 절대 묵과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영웅기자 hero@inews24.com 사진 조성우기자 xconfin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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