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갑기자]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에서 지난 28일 쟁의안 투표가 가결되면서 조선 3사의 파업이 가시권에 접어들었다. 노사 양측은 일단 숨고르기에 들어간 상황이다.
삼성중공업 노협은 쟁의행위 표결이 찬성으로 통과된 이튿날인 29일 서울 강남구 삼성 사옥 앞에서 인적 구조조정 규탄 집회를 열었다.
집회 현장에서는 대표자 연설과 민중가요 공연이 끝난 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에 대한 항의 서한 전달 퍼포먼스가 이어졌지만 사옥 진입 과정에서 삼성 직원에게 제지당하며 서한 전달은 불발됐다.
삼성중공업 노협과 현대중공업 노동조합 측은 필요한 절차가 완료된 이후 사업장별 경영 사정을 감안해 파업이 진행될 것이며 파업 시점과 강도는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중공업 노협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은 아직 투표가 시작되지 않았지만 준비 과정이 계속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이후 파업 투쟁은 각 사업장별로 진행될 것이고 대우조선해양 및 현대중공업과의 공동 투쟁의 경우 대표자 차원에서 별도로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노조 관계자도 "함께 움직여야 효과적이기 때문에 삼성중공업과의 연대 투쟁은 당연한 것이지만 연대 여부나 파업 시점과 관련한 세부적인 논의는 아직까지 없는 상황"이라며 "사업장마다 경영 사정이 다르고 대우조선의 경우가 특히 어렵기 때문에 사업장별로 어떻게 파업을 할 지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업 초읽기에 들어간 노동자 측과 달리 사용자 측은 상황의 반전을 기대하고 있다. 노사 간의 대화가 진전될 여지가 남아 있고 아직 노동자 측이 큰 움직임을 보이지는 않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 쪽은 아직 찬반 투표를 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지금 단계에서 파업에 대해 논의하는 것은 이르다"며 "조선업계가 어려운 것은 이미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기 때문에 파업을 한다고 위기 극복에 도움이 될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노동자 측의 쟁의안 가결은 파업을 할 수 있는 효력을 얻기 위한 절차를 밟아 놓은 것이고 현장에서는 움직임은 아직 없다"며 "상호 교섭을 최대한 잘 해서 현장이 안정화되고 생산에 집중할 수 있도록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원갑기자 kaliu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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