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영수기자] 넥슨을 창업한 김정주 엔엑스씨 대표와 넥슨이 진경준 검사장 주식 특혜 의혹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게임업계에서는 넥슨의 '오너 리스크'가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게임산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27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최근 지주사 엔엑스씨와 함께 김정주 창업주의 검찰 소환에 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조만간 참고인 신분으로 김정주 창업주를 소환해 진경준 검사장이 넥슨 주식을 갖게 된 경위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앞서 13일 김상헌 네이버 대표와 박성준 전 엔엑스씨 감사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 검찰은 지난 20일 입국한 김정주 창업주에 출국금지 조치를 취한 상태다. 넥슨은 "검찰 조사에 성실히 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넥슨은 현재 '오너 리스크'에 직면해 있다. 검찰 측에 따르면 박성준 전 엔엑스씨 감사는 지난 2005년 진경준 검사장과 김상헌 네이버 대표 등 3인에게 넥슨의 비상장 주식 1만주씩 사도록 권유했다. 이 과정에서 넥슨은 3인에게 각각 4억원이 주식 구입 자금을 빌려줬다. 진경준 검사장은 넥슨이 일본 증시 상장 이후인 2015년 보유 중인 넥슨 주식을 팔아 126억원을 벌어들였다.
진경준 검사장은 지난 3월 공직자 재산 공개과정에서 이같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처음에는 본인 자금으로 매입했다 해명했으나 정부공직자 윤리위원회 조사 과정에서 본인 자금과 처가에서 일부 자금을 지원받았다고 말을 바꿨다. 이후 넥슨이 해당 주식 매입 자금을 대여했다는 사실을 밝히면서 이같은 해명이 거짓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진경준 검사장이 주식 매입 자금에 대해 거듭 말을 바꾼 점과 넥슨이 이사회 의결 및 차용증도 없이 자금을 빌려준 것은 배임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넥슨은 지난 4일 해명자료를 통해 "진 검사장을 포함해 주식 매수인들이 모두 근시일 내에 자금 상환이 가능하다고 해 회사에서 빠른 거래를 위해 일시적으로 자금을 대여했다"면서 "회사의 자금대여는 매수인 모두에게 일괄적으로 진행됐고 대여자금은 실제로 근시일 내에 모두 상환돼 당해 연도에 모든 거래가 완료됐다"고 밝혔다.
넥슨은 또 "본 건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데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이번 일을 큰 성찰의 계기로 삼아 앞으로 사회적 역할과 책임을 잊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넥슨 '진경준 논란' 게임 이미지 훼손으로 이어질까 우려
게임업계는 이처럼 홍역을 치르고 있는 넥슨을 두고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업계 1위 게임사를 놓고 벌어진 논란이 자칫 게임산업 전체의 이미지가 퇴색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1994년 설립된 넥슨은 크고 작은 인수합병(M&A)을 통해 사세를 확장한 게임사다. 대표작은 '바람의나라' '던전앤파이터' '서든어택' 등으로 지난 2011년 국내 게임사 중 처음으로 연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작년 매출은 1조8천억원대에 이르렀다.
넥슨은 국내 '게임 벤처'의 대표주자로 꼽히기도 했다. 정부의 정책적 지원없이 스스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다른 산업군에서는 살피기 힘든 20~30대 젊은이들이 주도해 일군 회사라는 점도 한몫했다. 넥슨 등 젊은 기업의 활약으로 형성된 게임산업 또한 자연히 젊고 역동적이라는 이미지가 확산됐다.
그러나 이번 진경준 주식 특혜 논란이 불거지면서 넥슨은 물론 게임산업의 이미지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젊고 역동적인 게임기업이 이런 일로 세간의 입에 오르내려서야 되겠느냐는 '뒷말'이 확산되고 있어서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산업은 젊고 역동적이며 벤처 창업을 이끌었다는 상징적 의미들이 있었는데 이러한 게임산업의 이미지 훼손이 불가피해졌다"면서 "이번 일이 어떻게 마무리될지 아직은 알 수 없지만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달라붙을 꼬리표는 넥슨이 극복해야 할 과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문영수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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