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갑기자]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15일 '관광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 보고서를 정부에 건의했다고 밝혔다. 관광 산업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전경련은 보고서를 통해 일본을 비롯한 해외 관광 선진국에 비해 우리나라의 외국인 관광객 유치 수준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전경련은 관광 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부분으로 ▲높은 입국 장벽 ▲외국 여행객의 불편 ▲고부가가치 관광 걸림돌 등 3가지 분야의 예를 들어 설명하고 해외 사례와 비교해 제시했다.
전경련은 입국 장벽 관련 문제로 중국 내 한국 복수 사증 발급 기준, 동남아 국가에 대한 비자 발급 절차, 크루즈 관광객의 입국 절차가 까다로운 점 등을 들었다.
특히 크루즈 관광의 경우 불편한 입국 제도로 인해 일본에 비해 중국인 관광객 유치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은 중국인 크루즈 관광객에 대해 무비자로 7일 간 자유롭게 개인·단체 관광을 허용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지정된 중국 여행사가 모집한 관광객에 대해 3일 간 단체 관광만이 가능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 외국인은 온라인으로 예약할 수 없는 고속버스
외국 여행객이 불편을 겪는 사례로는 교통 수단과 숙박 시설의 이용 불편, 미흡한 관광 안내, 호텔 신규 투자의 제한 등이 제시됐다.
보고서에서는 고속버스에 대해 국내 관광을 위한 대표적 교통수단이지만 외국어 예매 시스템이 없어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이 이용하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하고 있다.
고속버스 예매 사이트의 영어 및 중국어 페이지에서는 운행 정보에 대한 조회만 가능하고 예매는 한국어 페이지에서 진행해야 한다. 한국어를 모르는 외국인은 지인에게 부탁하거나 버스터미널로 가서 직접 예매해야 한다.
전경련은 영어, 중국어, 한국어 총 3개 국어로 예약 가능한 사이트를 구축한 일본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도 고속·시외버스의 영문 예매 서비스를 조속히 구축할 것을 건의했다.
◆ '우리만의 리그' 된 지역 축제…고부가 콘텐츠는 족쇄
해양 레저 관광 기반이나 국가를 대표할 축제 등 관광 콘텐츠가 해외에 비해 부족한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전경련에 따르면 독일의 맥주 축제인 옥토버페스트는 매년 600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독일 대표 축제다. 반면 우리나라는 1년에 700여 건의 지역 축제가 열림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에게 인기 있는 축제는 드물다.
지난 2014년 기준으로 1천400만 명에 이르던 외국인 관광객 중 문화 관광 축제에 방문한 비율은 4%인 55만 명이다. 국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보령 머드축제도 옥토버페스트에 비하면 외국인 방문객 수가 1/3 수준이다.
전경련은 고부가가치 관광 콘텐츠가 발목이 잡힌 점도 문제로 삼았다. 의료 관광, 골프 관광, 쇼핑 관광 등이 제도의 한계에 막혀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한다는 것이다.
올해 도입된 사후 면세점 즉시 환급 제도는 외국인이 상품을 구매하면 부가세를 바로 환급해 주는 제도지만 활용도는 미흡하다는 것이 전경련의 설명이다. 현재 이 제도를 실시하는 업체 수는 전국에 561개로 3만5천여 점포에 이르는 일본의 1.6% 수준이다.
1인당 쇼핑 면세 한도도 일본에 비해 낮아 한 사람에 50만엔(한화 약 554만원)까지 면세되는 일본과 달리 국내는 100만원까지만 가능한 상황이다.
추광호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외국인 관광객이 1천400만 명을 돌파했지만 아직 한국을 관광 대국으로 부르기는 어렵다"며 "발 빠른 규제 개혁으로 관광 산업의 질적 향상을 이루고 있는 일본을 본보기로 삼아 우리나라도 관광객 규모에 맞는 기반과 서비스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원갑기자 kaliu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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