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권기자] 그동안 폐쇄적인 울타리 생태계를 고수해왔던 애플이 세계개발자회의(WWDC) 행사에서 핵심기술이나 앱을 개발자에게 공개하고 생태계 확장에 나섰다.
애플은 13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빌 그레이엄 시빅 오디토리엄에서 열린 WWDC 행사에서 아이폰과 PC, 애플TV, 애플워치 등의 차세대 플랫폼을 발표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행사에서 차세대 플랫폼의 개방성과 연속성, 편의성을 강조했다. 애플은 그동안 애플기기와 자체 개발한 앱을 중심으로 생태계를 구축하는 폐쇄적인 앱생태계 정책을 펼쳐왔다.
◆시리 등 소프트웨어개발킷 제공
애플의 폐쇄적인 정책으로 앱개발자들은 앱규제를 거의 하지 않는 안드로이드로 몰려 구글플레이가 짧은 기간내 앱스토어를 제치고 세계 최대 모바일 유통 플랫폼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애플도 올해 iOS10을 발표하면서 성능을 개선한 디지털 어시스턴트 서비스 시리의 소프트웨어개발킷(SDK)을 외부 개발자에게 개방했다.
개발자들도 이제 시리 SDK를 사용해 각사앱과 연동할 수 있게 됐다. 이런 사례는 앞으로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메신저 위챗은 아이폰에서 음성으로 조작해 지인에게 문자를 보낼 수 있고 다국어를 인식해 음성으로 말한 내용을 중국어로 번역해 전송한다. 애플은 시리 외에도 아이메시지나 VoIP 등을 포함한 각종 툴들을 개발자에게 개방해 애플 생태계 구축을 가속화하고 있다.
◆iOS와 맥OS 기기간 장벽 사라져
iOS10과 맥OS 시에라는 더욱 긴밀해져 연속성이 커졌다.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맥 사용자는 다른 기기에서 작업한 문서를 불러와 연속해서 작업할 수 있다.
이전 버전도 iOS앱들을 기본적으로 제공하고 핸드오프라는 이름으로 이 기능을 구현했다. 하지만 이는 아이클라우드 서비스를 기본으로 하며 문자나 통화 등의 일부 기능만 지원한다.
반면 새로운 플랫폼은 아이폰의 전용기능인 시리를 맥에 채용해 음성으로 기기를 간편하게 조작할 수 있다. 아이폰이나 애플워치를 맥컴퓨터에 가까이 하면 맥의 화면잠금장치를 자동으로 해제할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됐다.
아이폰에서 복사한 이미지나 동영상, 텍스트를 그대로 맥컴퓨터의 클립보드에 붙여 다른 작업에도 활용할 수 있다. 여기에 똑똑한 디지털 어시스턴트 기능이 iOS와 맥OS, tvOS, 워치OS로 확대되고 있어 사용자가 애플기기를 더욱 쉽고 편하게 쓸 수 있을 전망이다.
애플은 이를 통해 애플 생태계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사용자 이탈을 막아 기기 판매와 서비스 매출 성장을 꾀하고 있다.
안희권기자 arg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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