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다운기자] 한국은행이 금리를 사상최저 수준으로 인하했다. 전문가들은 국내경기 회복을 위해 필요한 조치라고 판단하면서도 지금까지의 금리 인하 효과가 크지 않았던 만큼 경기 회복세는 지켜봐야 한다고 내다봤다.
9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금통위는 6월 기준금리를 연 1.50%에서 1.25%로 인하하면서, 지난해 6월 이후 12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내렸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기업 구조조정과 수출 부진 등으로 경제의 하방 위험이 컸다고 판단이 됐다"며 "구조조정의 부정적 영향을 선제적으로 완화할 필요도 있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국내 경제의 수출 부진, 내수 부진 장기화로 장기불황이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올 들어 지난 5월까지 국내 수출은 저유가에 따른 단가 하락, 주요국 수입 수요 감소, 선박수출 감소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월 대비 11.5% 급감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해 메르스 사태 당시 수준으로 하락했고, 제조업 가동률은 금융위기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현대경제연구원 김천구 연구위원은 "최근 국내 경제에 나타나고 있는 소비, 투자 위축과 수출 부진, 저물가 장기화 등에 적절하게 대처하기 위해서는 통화 완화정책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향후 경기 부진이 심화되고 디플레이션 가능성이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 한은의 선제적인 금리 인하는 필요한 조치라는 해석이다.
임동민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기준금리 인하로 시장금리도 낮아지는 효과가 나타나면서 신규투자 및 소비 진작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발표 이후 시장금리는 하락세다. 이날 산금채 1년물은 0.06~0.07%포인트 떨어져 거래되고 있고, 금융채 1년물도 0.06%포인트 하락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산업·기업 구조조정이 대두되는 상황에서 부채에 대한 구조조정이 시급하기 때문에 기준금리 인하는 회사채나 신규대출 등 자금조달 비용을 낮춰주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확대추세에 있는 가계대출이 금리 인하로 인해 더욱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는 있다.
지난 8일 한은에 따르면 올 5월 말 기준 은행권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달보다 6조7천억원 증가한 660조9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올 들어 최대 증가폭이다.
이 총재는 금통위 후 기자간담회에서 "비은행권 가계대출이 관리되면 하반기에 가계부채 증가세는 둔화될 것"이라며 "금융당국과 긴밀히 협의해 가계대출 관리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전했다.
글로벌 저성장 환경에서 통화정책의 '약발'이 먹히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유진투자증권 이상재 투자전략팀장은 "지금까지 한은이 네 차례의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으나 계속 추가 인하 필요성이 제기될 정도로 국내 경제회복 효과는 별로 없었다"는 시각이다.
그는 "이번에 사상최저치로 금리를 인하했지만 내수 경기 회복의 계기가 될 것인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한은의 지속적인 경기 부양 의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다운기자 kd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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