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미기자] 롯데홈쇼핑이 6개월 동안 가장 매출이 높은 '프라임 타임'에 상품 판매를 하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 지난해 말 재승인을 받는 과정에서 고의로 주요 사항을 신청서에서 누락했다는 사실이 발각됐기 때문이다.
23일 미래창조과학부와 업계에 따르면 롯데홈쇼핑은 지난 13일 미래부로부터 '매출 최고 시간대인 저녁 7~9시(프라임 타임) 6개월 영업정지 처분'에 대한 시정조치 계획을 받고 10일 후 미래부에 시정조치 계획에 대한 의견서를 전달했다.
미래부는 현재 롯데홈쇼핑의 의견을 참고해 최종 제재 수위를 조율 중으로 이번 주 내에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미래부에 시정조치 계획에 대한 의견서를 보낸 것은 맞다"며 "다른 부분에 대해서는 우리도 확인해 줄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롯데홈쇼핑은 지난해 4월 어렵게 재승인을 받았지만 지난해 말 감사원으로부터 재승인 과정에서 임직원의 범죄사실을 고의로 축소한 허위서류를 제출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또 미래부 역시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재승인을 허가한 것이 드러나 감사원은 미래부 관련 공무원 3명에 대해서도 징계처분을 요구해 징계위원회에 올라가 있다. 이와 별개로 미래부 심사에서도 같은 이유로 통상 5년인 재승인 기간이 3년으로 단축됐다.
미래부의 제재가 확정되면 롯데홈쇼핑은 국내 방송사 중 처음으로 영업정지 처분을 받게 된다. 특히 매출이 가장 높은 저녁 7~9시는 롯데홈쇼핑의 매출 50% 가량을 차지하는 만큼 롯데홈쇼핑은 물론 500여개의 TV홈쇼핑 협력사들은 매출 하락과 재고 부담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여태껏 이 같은 제재가 없었기 때문에 굉장히 놀랍기도 하고 이 같은 일이 우리에게도 언제 벌어질 지 몰라 불안하기도 하다"며 "프라임 타임에 영업정지를 하게 되면 롯데홈쇼핑과 협력사들의 손해가 클 것으로 보여 우려된다"고 말했다.
또 그는 "협력사 입장에서는 이번 일을 통해 롯데홈쇼핑과의 거래를 줄여가면서 자연스럽게 롯데 측의 상품 경쟁력이 떨어지게 될 것"이라며 "프라임 채널 시간 동안 홈쇼핑 방송 대신 어떤 방송으로 운영할 지에 대해서도 롯데 측의 고민이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로 인해 업계에서는 미래부의 제재 수위가 너무 높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방송법에 처분 수위를 6개월로 뒀을 뿐 시간대를 구체화한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프라임 타임 때를 특정해 영업정지 처분을 내리는 것은 지나치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방송법은 통신법과 달리 규제가 세분화되지 않았다"며 "감사원 감사 결과에서 위법이 아닌 절차상 실수로 지적한 것을 두고 6개월이나 영업정지 처분을 내리는 것은 너무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미래부 관계자는 "감사원 조사 결과 롯데홈쇼핑이 부정한 방법으로 재승인을 획득한 사실이 확인된 만큼 방송법상 제재가 불가피하다"며 "협력사 피해를 줄이기 위해 영업정지가 시작되기 전 행정예고 조치는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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