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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 3가지 동시 실시…조선·해운 집중


조선업, 추가 자구안 수립…해운업, 채권단 주도 정상화 추진

[이혜경기자] 정부가 기업 구조조정을 경기민감업종, 상시적 구조조정, 공급과잉업종 등 3가지 방식으로 나눠 동시에 시행한다. 특히 조선·해운 업종에 대해 구조조정을 집중할 계획이다.

정부는 26일 임종룡 금융위원장 주재로 열린 관계부처 차관 및 금융감독원, 산업은행 등이 참여하는 구조조정협의체 회의에서 이 같은 방침을 확정해 발표했다.

구조조정은 해당기업·산업의 상황에 따라 3가지 트랙(track)에 따라 추진된다.

제1트랙은 조선·해운 등 경기민감업종에 대한 구조조정으로, 정부내 협의체가 구조조정의 기본방향을 제시하면 이를 기초로 채권단이 자율협약 등의 방식을 통해 개별기업의 구조조정을 이끌게 된다.

제2트랙은 대기업그룹(주채무계열) 및 개별기업에 대한 상시적 구조조정으로, 금감원과 채권단이 주도한다.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에 따라 주채무계열 및 개별기업에 대해 채권단의 신용위험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경영정상화 또는 신속한 정리를 실시한다. 자율협약(채권단 공동관리), 워크아웃(기촉법), 회생절차(통합도산법) 등이 상황에 따라 적용된다.

제3트랙은 공급과잉업종에 대한 구조조정으로, 주무부처와 개별기업들이 추진의 주체가 된다. 기업활력제고법(2016년 8월 시행 예정)에 따라 개별기업 또는 해당산업이 자발적으로 M&A, 설비감축 등 구조조정 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정부가 지원하는 방식이다. 공급과잉업종 소속기업이 신청하면 주무부처 및 사업재편심의 위원회 승인을 거친다. 승인을 받게 되면 조세·금융·R&D 등 지원을 받게 된다.

채권단(트랙 1·2)은 '엄정평가, 자구노력, 신속집행'이라는 3대 원칙하에 정상화 가능성을 기준으로 지원 또는 정리를 추진하게 된다.

구조조정 추진 과정에서 파생되는 실업·협력업체·지역경제 등의 문제는 정부가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 중소기업 신속지원(패스트 트랙) 프로그램 등의 제도를 통해 부작용을 최소화하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조선업 구조조정, 어떻게?

정부는 주요 산업별 구조조정 방침을 나눠 제시했다.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당초 계획 대비 추가 인력 감축 추진, 급여체계 개편, 비용 절감 등 추가 자구계획 수립이 이뤄진다. 5월말까지 경영상황별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해 상황별로 인력·임금·설비·생산성 등 전반적인 대응방안(contingency plan)을 검토하기로 했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주채권은행이 최대한의 자구계획을 징구하고, 선제적 채권보전 차원에서 자구계획 집행상황에 대한 관리에 들어간다.

중소형 조선사인 STX조선해양은 당초 계획대로 올해 하반기 중 대외여건을 감안해 경영정상화 또는 회생절차 전환 등 손실 최소화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성동조선은 삼성중공업과 경영협력을 추진중이나, 신규수주 저조가 지속될 경우 향후 근본적 대책을 재검토할 예정이다.

SPP·대선조선의 경우에는 채권단-기업 합의하에 기존에 수립되어 있는 통폐합·매각 등을 통해 단계적 정리를 추진한다.

조선업 산업 전반에 대해서는 저유가 지속, 선복량 과잉 등에 따라 해양(플랜트)과 상선 분야에서 수익성 하락 추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업계 중심으로 선종별 수급전망, 국내 조선업 전반의 미래 포트폴리오 및 업체별 최적 설비규모, 협력업체 업종전환 방안 등 제시를 위한 컨설팅을 추진할 방침이다.

◆해운업 구조조정 어떻게?

현대상선에 대해서는 용선료 인하, 사채권자 채무조정, 협약채권자 조건부 자율협약의 3개 과정을 통해 정상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채권단은 회사측이 용선료 인하, 사채권자 채무조정 성공시 정상화를 지원하고, 실패시 원칙에 따라 처리할 방침이다.

한진해운의 경우, 현대상선과 동일한 방식의 정상화방안 추진을 내용으로 조건부 자율협약을 지난 25일 신청한 상태다. 채권단은 세부방안 보완 협의 후 실무협의를 통해 자율협약 개시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며, 현대상선과 동일한 원칙과 과정에 따라 처리할 계획이다.

해운업 전반에 대해서는 해운사별 정상화방안의 성공 및 얼라이언스 내 잔류를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해수부·금융위·산은 등 관계기관이 공동TF를 구성해 얼라이언스 재편 논의 동향을 파악하고 지원방안을 강구할 생각이다.

추진중인 정상화 방안이 성공하는 경우, 해운사들의 근본적 경쟁력 강화를 위한 선대 개편도 지원한다. 신조 지원에 12억달러를 투입할 방침으로, 이는 초대형 컨테이너선 10척을 만들 수 있는 금액이다.

아울러 정상화방안이 제대로 추진되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원활한 물동량 처리대책 등을 사전적으로 검토·준비(contingency plan)할 예정이다.

◆대기업 및 개별기업 구조조정 어떻게?

주요 대기업그룹(주채무계열)과 개별기업에 대해서는 선제적으로 재무구조취약계열이나 부실징후기업을 가려낸 뒤, 구조조정 원칙에 따라 채권단과 합의(MOU·약정 등)를 통한 경영정상화 또는 신속한 정리에 들어가기로 했다.

예를 들어 채권단은 신규자금 지원, 만기연장 등을 지원하고, 기업은 자산매각, 비용절감, 사업재편 등을 통해 재무·영업 구조를 개선하는 식이다.

경영정상화 추진시, 채권단은 주기적으로 해당 계열·기업의 자구계획 이행상황 등을 점검하고 관리하게 된다.

올해 구조조정은 기촉법과 은행업감독규정에 따라 기업 평가를 실시하고, 부실징후기업 등에 대한 구조조정도 상시·선제적으로 이뤄지게 된다.

현재 2016년 주채무계열(39개)에 대한 재무구조평가(4~5월)가 진행중으로, 취약우려계열과는 재무구조개선약정 등을 체결할 예정이다. 기준점수 미만인 계열과는 자본확충·차입금 축소 등을 위한 재무구조개선약정을, 기준점수의 110% 미만인 계열과는 정보제공약정을 체결하게 된다.

주채무계열 소속기업체 평가(5월)를 통해 취약요인이 있는 계열내 소속기업체에 대해 맞춤형 대응계획도 수립할 예정이다.

대기업 정기 신용위험평가는 4~7월, 중소기업 정기 신용위험평가는 7~10월에 엄격히 실시해 부실징후기업을 선정한다. 은행별로 신용위험평가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가를 금감원이 집중관리하고, 필요시 대기업에 대해서는 하반기에 수시 신용위험평가를 추가 실시하기로 했다.

◆공급과잉업종 구조조정 어떻게?

정부는 철강산업의 경우 전반적인 중·장기 수급전망, 국내 철강산업의 경쟁력 진단, 국제적 경쟁상황에 대한 객관적 분석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업계 스스로 철강산업 전반의 경쟁력 진단을 위해 자율적 컨설팅을 실시하고, 결과에 따라 공급과잉 분야가 있다면 기업활력제고법 등을 활용해 선제적 구조조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합금철은 업계가 자율적으로 합의한 설비감축 계획을 차질없이 이행할 예정이다.

석유화학도 업계 차원에서 경쟁력 진단을 위한 객관적인 컨설팅을 실시할 예정이다. 컨설팅 결과, 공급과잉 품목은 기업활력제고법 등을 활용해 사업재편을 추진한다. 테레프탈산(TPA) 생산설비의 자발적·단계적 감축계획은 계획대로 순조롭게 진행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철강·석유화학 이외의 분야에 대해서도 정부내 협의체 운영을 통해 공급과잉업종 여부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이에 해당하는 업종에 대해서는 기업활력제고법을 활용해 M&A, 업종전환 및 설비축소 등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협의체의 검토와 별개로 공급과잉 상태의 개별기업이 기업활력제고법에 따라서 선제적 구조조정을 요청하는 경우에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정부는 원활한 구조조정 추진을 위해 국책은행의 자본확충, 회사채시장 안정 등을 도모할 방침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국책은행이 당장 유동성 우려는 없지만 선제적이고 속도감 있는 구조조정을 위해 자본확충은 필요하다"며 "국책금융기관의 철저한 자구노력과 함께 금융위·한은·산은·수은 등 관계기관 협의를 통해 적정 규모의 자본확충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사채의 경우 구조조정 대상 기업 관련 회사채는 채권단 중심으로 처리하되, 협력업체 등 중소기업에 자금애로가 발생지 않도록 중기 회사채 유동화 보증지원(P-CBO)을 지속할 계획이다.

정부는 아울러 산업 구조개편 과정에서 파생되는 근로자의 실업에 적기 대응할 수 있도록 산업별 특성을 고려해 실효성 있는 지원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고용사정의 급격한 악화가 예상되는 분야는 하도급 업체 등의 고용조정 상황, 주요기업 및 업계 전반의 상황 등을 고려해 특별고용지원업종 등으로 지정해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다만, 개별기업 노사의 자구노력은 물론, 고용구조 개선, 원․하도급 격차 해소 등 노동시장 개혁을 위한 해당 업계 전반의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어쩔 수 없이 일자리를 잃은 근로자에게는 생계안정과 신속한 재취업 지원이 매우 중요하므로, 노동시장 4법 등 조속한 국회통과가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임 위원장은 "우리 경제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경제활력을 신속히 회복하기 위해 정부와 채권단이 총력을 다해 신속한 구조조정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채권단은 구조조정 조직과 인력을 확충하고, 필요시 전문가 컨설팅도 활용해 구조조정 추진의 총체적 역량과 전문성을 최대한 확보할 예정이다.

아울러 금융위·금감원·산은·수은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정례화해 구조조정 추진상황을 점검하는 한편, 신속히 경기민감업종의 동향 공유 및 추가 대응방안을 마련할 생각이다.

또한 경기민감업종인 조선·해운에 대해서는 협의체를 지속 운영해 구조조정 추진현황 파악 및 지원을 할 방침이다.

이혜경기자 vixe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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