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4년에 한 번씩 월드컵, 올림픽, 아시안게임 등 대형 스포츠 행사가 열리면 대한민국은 축제 분위기에 휩싸인다. 남녀노소 출퇴근길이나 휴식시간을 이용해 중계를 지켜보고 삼삼오오 모여 경기에 대해 이야기꽃을 피운다.
역시 4년에 한 번 실시되는 국회의원 선거 때는 어떨까. '민주주의의 축제'라는 말이 무색하게 유권자들의 관심도가 낮은 게 현실이다. 실제 취재 현장에서는 "정치에 관심 없어요"라는 말이 많이 들린다. "투표를 하지 않겠다"는 말까지 심심치 않게 들려올 때는 씁쓸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1차 책임은 정치권에 있다. 그간 정치권 스스로 자초한 정치 불신이 유권자의 무관심으로 직결됐다는 데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일례로 19대 국회는 역대 최악의 국회라는 오명으로 정치 불신을 가중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여기에 늑장 선거구 개편, 공천을 둘러싼 여야 내부의 계파 갈등이 더해지면서 유권자의 관심은 총선에서 더욱 멀어졌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야의 유세 현장에서는 자성의 목소리보다 '네 탓' 공방이 크게 들려 온다. 전국을 돌며 지원유세에 나선 당 대표는 연일 상대 당을 비난하기에 바쁘고, 각 후보 진영에서는 난타전에 가까운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이번 총선도 역대 선거 때와 마찬가지로 '네거티브 경쟁' 양상으로 흐르는 모양새다.
정쟁이 두드러지면 정책은 가려지기 마련이다. 여야가 정치 공방에 몰두하는 사이 정책 선거는 실종 위기에 처했다. 유권자들의 관심이 가장 높은 경제, 복지 등과 관련해 여야가 경쟁적으로 공약을 쏟아내긴 했지만 일부 실현 불가능하거나 재원 마련 방안이 마련돼 있지 않아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런 때일 수록 유권자는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한다. 20대 국회가 19대 국회 보다 최악이라는 평가가 나오지 않게 할 책임이 유권자에게도 있다. 매번 되풀이되는 공천 갈등을 넘어 정치 개혁을 이루게 할 동력도 유권자의 한 표다.
투표일은 4월 13일 수요일이다. 당일 투표가 불가능하다면 8~9일 전국 읍·면사무소 및 동 주민센터 등에 설치된 사전투표소에서 투표할 수 있다. 사전투표시 별도의 부재자 신고를 하지 않아도, 주소지가 아니어도 신분증만 있으면 투표할 수 있다.
윤미숙기자 come2m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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