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상훈기자] 청소년용 웹툰 플랫폼으로 구분돼 있던 네이버 웹툰에 '성인용' 웹툰이 자리를 꿰차기 시작했다.
네이버는 다양한 장르의 작품 연재를 위해 선을 긋지 않겠다는 전략이지만 일부 작가들 사이에서는 장르의 쏠림 현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웹툰에 일요일자로 연재되고 있는 성인용 웹툰 '스퍼맨(작가 하일권)'은 최근 연재 5회만에 일요 웹툰 순위 1위에 올랐다. 성인용 웹툰이 네이버 요일별 웹툰 순위에서 1위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네이버 웹툰에 연재되고 있는 성인용 웹툰은 '독신으로 살겠다(작가 선정성)', '헬퍼2: 킬베로스(작가 삭)', '상중하(작가 한)', '한번 더 해요(작가 미티/구구)', '스퍼맨(작가 하일권) 등이다.
스퍼맨 외에도 '한번 더 해요'는 금요일자 네이버 웹툰 순위 2위에 올라 있으며 '상중하' 역시 목요일자 네이버 웹툰 4위에 랭크되는 등 꾸준히 인기몰이 중이다.
이 중 스퍼맨과 한번 더 해요는 그동안 '폭력성'을 빌미로 성인용으로 구분됐던 다른 작품과 달리 성적인 표현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에로 성인용 작품이라는 점이 주목받았다. 스퍼맨의 경우 하일권 작가 특유의 코믹 요소까지 더해져 독자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과거에는 성인용 웹툰에 대해 선을 그었던 것이 사실이지만 재미있는 작품의 연재를 위해서라면 굳이 선을 긋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다양한 장르의 좋은 작품을 연재하려는 취지로 해석해 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일부 작가들 "19금 경계 허물어져서는 안돼"
독자들은 네이버가 성인용 웹툰 연재를 시작하는 것에 대해 전적으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특히 스퍼맨의 경우 '네이버 웹툰 맞나', '네이버가 이제 일하기 시작하는구나', '수위를 낮추지 말아달라' 등 독자들이 극찬을 아끼지 않고 있는 상황.
업계에서는 네이버 웹툰의 성인용 작품 연재에 대해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이용자 수가 가장 많은 네이버 웹툰에서 성인용 작품 수를 늘릴 경우 그만큼 유료 웹툰 서비스 이용자들의 트래픽을 흡수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일부 작가들도 19금 미만 작품이 대부분이었던 네이버 웹툰이 본격적으로 성인용 웹툰을 연재할 경우 장르의 쏠림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토로했다.
한 웹툰 작가 A씨는 "플랫폼은 19금 이상과 19금 미만의 경계가 명확히 구분돼 있어야 한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작가들이 성인용 웹툰 쪽으로 몰릴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라고 우려했다.
또 다른 웹툰 작가 B씨는 "일본 3대 만화 출판사인 집영사(소년점프), 강담사(소년매거진), 소학관(소년선데이)의 경우 성인용 작품의 연재를 허락하지 않고 있다"며 "청소년을 위한 작품의 연재공간이라는 명확한 의식이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네이버는 본격적으로 성인용 웹툰 시장이 나서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기 때문에 상황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포털 사이트는 가족들의 아이디로 로그인 하는 등 유료 웹툰 서비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접근이 쉽다"며 "미성년자들이 성인용 웹툰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도 해결해야 하는 숙제중의 하나"라고 전했다.
성상훈기자 hns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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