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영수기자] 세 살 어린아이부터 구글의 창업자까지 한 해 전 세계 7천500만명이 구매하고 연간 2억 박스 이상 팔리는 세기의 장난감 레고. 영국 컨설팅회사 브랜드파이낸스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브랜드 12개 중 1위를 차지한 레고는 지난 2015년 전년 대비 25% 상승한 52억 달러 매출을 기록하면서 10년 연속 매출이 증가했다.
전 세계에 걸친 레고의 인기는 한국에서도 뜨겁다. 김정주 넥슨 창업주가 세계 최대 레고 장터인 '브릭링크'를 인수하는가 하면 지진희, 이상화 등 여러 유명인이 '레고 덕후'임을 자처하고 국내 레고 동호회에는 수십만 명의 마니아들이 활발하게 활동한다.
신간 '레고: 어떻게 무너진 블록을 다시 쌓았나'는 레고의 탄생과 성장, 그들이 겪은 위기의 원인을 분석하고 이를 통해 모든 조직이 직면하는 혁신의 딜레마에 대한 통찰을 제시한 책이다. 어떤 혁신이 성공하고 실패하는지, 혁신의 속도와 방향을 어떻게 설정해야 하는지 레고 그룹의 부활의 여정을 통해 풀어냈다.
책의 저자인 와튼 스쿨의 데이비드 로버트슨 교수는 베일에 싸여 있던 레고 그룹의 심장부를 심층 취재하며 '레고 교수'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그는 5년 동안 레고 본사를 수 차례 방문하고 외르겐 비그 크누스토르프 CEO와 창업주의 손자이자 현재 이사회 부회장으로 있는 키엘드 키르크 크리스티안센을 비롯한 레고의 고위 경영진은 물론 수많은 레고 직원들과 협력 업체들을 인터뷰했다.
레고는 1932년 덴마크의 작은 시골 마을 빌룬에서 시작해 '최고만이 최선'이라는 신념으로 끊임없이 실험하고, 장난감이라는 제품 대신 놀이라는 시스템을 구축해 왔다. 이런 레고의 핵심 가치는 레고를 완구 산업 정상으로 끌어올렸으나 20세기 말 진화하는 디지털 세계에서 나아갈 방향을 잃고 만다.
1998년 창립 이후 최초로 대규모 손실을 겪은 레고는 새로운 경영진으로 대대적인 혁신에 나섰지만 2004년에는 폐업 직전까지 몰린다. 무엇이 세기의 브랜드 중 하나인 레고를 빠르게 무너지게 만들었을까. 이 책은 레고가 세기의 브랜드로 성장한 후 파산 위기에 몰리게 된 과정을 보여주며 생존을 위한 레고 그룹의 치열한 노력과 부활의 과정을 상세하게 설명한다.
이 책은 레고 그룹을 통해 조직 내에서 혁신을 일으키는데 필요한 현실적인 교훈을 제시한다. 레고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이 블록을 쌓으며 자신의 꿈과 미래를 건설했던 것처럼 레고도 '한 블록'씩 자신만의 혁신 전략을 쌓고 이를 실행하며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데이비드 로버트슨, 빌 브린 지음, 김태훈 옮김/해냄, 1만6천800원)
문영수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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