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4.13 총선을 한 달여 앞둔 새누리당이 컷오프 후폭풍으로 극심한 내홍을 겪고 있다. 공천에서 배제된 현역 의원 가운데 다수가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탈당 러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 공직자후보추천관리위원회의 공천 심사 결과 16일 현재까지 현역 의원 20명이 경선 기회 조차 얻지 못한 채 탈락했으며 절반이 넘는 의원들이 비박계다. 당 안팎에서 '비박 학살'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비박계 가운데서도 친유승민계로 분류되는 의원들이 대거 낙천했다. 이이재(강원 동해·삼척) 류성걸(대구 동갑) 권은희(대구 북갑) 홍지만(대구 달서갑) 김희국(대구 중남구) 조해진(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이종훈(경기 성남 분당갑) 의원 등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유승민 의원을 '배신의 정치'로 낙인찍은 터라 유 의원 측근이 줄줄이 잘려나간 것을 두고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뒷말도 나오고 있다.
해당 의원들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조해진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지금 새누리당에서 진행되고 있는 공천은 역대 최악의 밀실·보복 공천이고 정당 민주주의를 압살하는 집단 학살 공천"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 의원은 "앞으로 어느 위치, 어떵 상황에 있든 위기에 빠진 나라를 건져내고 과거로 퇴행하는 정치를 바로세우는 일에 헌신하겠다"며 무소속 출마를 시사하기도 했다. 친유승민계의 몇몇 의원들도 무소속 출마를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훈 의원의 아들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왜 착하고 열심히 일한 내 아버지는 법적으로 주어진 것보다 더 많은 권력을 탐내는 '그분' & 패거리와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따돌림을 당하는 것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꼬집기도 했다.
친이계인 임태희 전 의원(경기 성남 분당을)은 무소속 출마를 공식 선언했고, 친이계 좌장 이재오 의원(서울 은평을) 역시 장고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당 안팎에서는 비박계가 대거 무소속 출마, 연대할 경우 총선 판세가 크게 흔들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제 일부 의원들은 무소속 연대 방안에 대한 논의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유 의원이 끝내 공천에서 탈락해 무소속 출마를 결심할 경우 이들의 구심점으로 떠오를 가능성도 있다.
한편 친박계에서는 김태환(경북 구미을) 의원이 탈당했다. 반면 친박 중진인 서상기(대구 북을) 의원은 홍지만 의원과 함께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해 백의종군하기로 결정했다"며 컷오프 수용 입장을 밝혔다.
윤미숙기자 come2m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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