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다운기자]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시행 첫날 총 32만여명이 ISA에 가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을 통한 가입이 97%로 대부분이었다.
15일 금융위원회 및 각 금융 협회에 따르면 지난 14일 ISA에 총 32만2천990명이 1천95억원 규모로 가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1인당 평균 가입금액은 약 34만원 수준이다.
재형저축이나 소장펀드 등 기존 세제혜택 상품에 비해, ISA는 출시 첫날 가입규모가 높은 수준으로 평가된다. 재형저축의 경우 출시 첫날 28만계좌, 소장펀드는 1만7천계좌를 기록했다.
대다수 은행, 증권사가 ISA를 취급함에 따라 수요가 분산됐고, 수익률 등 비교공시 후 금융회사를 선택하려는 투자자들도 많아 첫날 영업점 분위기는 차분했다.
가입서류 등에 대한 고지 부족, 판매직원의 전문성 부족 및 상품가입에 긴 시간 소요 등 지적사항도 일부 제기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은 ISA가 개별상품 판매에 비해 가입절차가 복잡하다는 지적에 대해, 현장 상황을 점검해 불필요한 절차가 있는지 검토하고 개선할 부분이 있으면 개선하겠다는 방침이다.
은행과 증권사가 출시 전부터 치열한 마케팅 경쟁을 펼친 것에 비해 첫날 가입 비중은 은행이 압도적이었다. 32만여 계좌 중 은행을 통한 가입이 31만2천464계좌를 차지했다.
증권은 1만470계좌, 보험은 56계좌에 불과했다.
다만 1인당 평균 가입금액은 증권사가 286만원, 보험이 89만원, 은행이 26만원으로 증권사가 가장 높았다.
ISA의 판매 유형은 신탁형이 99.8%로 대부분이었다.
금융당국은 신탁형 위주로 판매된 것은 일임형에 비해 저렴한 수수료, 기존 신탁을 통한 주가연계증권(ELS) 투자자의 ISA 가입, 환매조건부채권(RP) 특판 등에 따른 것으로 판단했다.
신탁형은 소액으로도 계좌 개설이 가능하고, 개설시점 이후에도 편입상품을 결정할 수 있어 가입이 상대적으로 간편하다. 예적금 등 안전상품 선호고객을 중심으로 분산투자 규제가 없는 신탁을 선호해 신탁계약이 많아진 측면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신탁형 위주로 가입이 이뤄지는 상황에서 은행의 수혜가 컸다. 은행은 많은 영업망을 이용해 고객 유치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으며, 기존 예적금 고객의 ISA 가입 전환을 유도하는 영업전략도 통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은 향후 수익률과 모델포트폴리오 비교공시 등이 본격화되면 일임형 ISA의 판매가 증가하면서 본격적 상품 경쟁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수익률 공시가 의무화된 일임형 ISA는 금융투자협회를 통한 수익률 비교공시가 이뤄질 경우 상황을 관망하는 투자자를 중심으로 가입이 증가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오는 4월께 은행 일임형 ISA 상품이 출시될 경우, 모델포트폴리오가 다양화되고 경쟁도 본격화되면서 투자자들의 인식도 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일시납보다 적립식 가입이 보다 보편적일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일정기간 경과 후에는 계좌수보다는 자금유입규모 위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는 각 금융회사와 협회를 중심으로 투자자에 대한 가입서류 고지·홍보를 강화하고, ISA 판매절차가 체계적이고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직원교육을 더욱 강화하도록 협조를 요청할 방침이다.
금융감독원도 관련 법령과 모범규준에서 정한 사항을 준수해 상품 권유가 이뤄지는지 여부를 중심으로 불시점검, 미스터리 쇼핑 등 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다.
한편, ISA 판매 둘째날인 15일에도 금융당국 수장들이 잇따라 ISA 계좌에 가입하는 등 ISA 대국민 홍보활동이 이어졌다.
이날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신한금융투자 여의도 본점을 방문해 ISA에 가입했다.
임 위원장은 "어느 회사가 잘 운용하는지 시장이 명확히 알 수 있도록 비교공시 체계를 구축하고, 고객의 만족도에 따라 계좌를 손쉽게 갈아탈 수 있도록 필요한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진웅섭 금융감독원장도 KB국민은행 여의도영업부에서 신탁형 ISA 계좌를 텄다.
진 원장은 "ISA는 신탁형 또는 일임형 금융투자상품이다 보니, 은행 예금과는 달리 수수료가 있고 편입하는 자산에 따라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며 "은행이 고객들에게 ISA상품에 대해 상세하고 충분하게 설명하는 등 금융소비자 권익을 침해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김다운기자 kd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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