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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삼성전자 주총···주주에 '한걸음 더'


이례적 표결도 진행···사외이사 권한 확대·분기 배당 도입

[민혜정기자] 삼성전자가 3시간 20분동안 주주총회를 열고 주주들의 격려와 지적에 귀를 기울였다.

이날 행사는 '5분 주총', '거수기 주총' 이라는 비아냥을 듣는 국내 기업 주총 풍토와는 달리 주주들이 반대 의견도 적극 펼쳤다. 일부 안건에 대해서는 이례적으로 표결에 부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11일 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주주, 기관투자자, 권오현 대표(부회장), 윤부근 대표(사장), 신종균 대표(사장) 등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 47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번 주주총회에서는 연결기준으로 매출 201조원과 영업이익 26조원 달성 등 지난해 경영성과가 보고됐으며 ▲47기 재무제표 승인 ▲이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정관 일부 변경의 건이 다뤄졌다.

삼성전자는 주총을 통해 ▲이사회 의장 자격 변화 ▲분기 배당제 시행 근거 마련 ▲윤부근 사장·신종균 사장·이상훈 사장 사내이사 재신임 등 안건을 의결했다.

삼성전자는 사내 대표 이사 뿐만 아니라 사외 이사도 이사회 의장을 맡을 수 있도록 정관을 변경했다. 이사회 본연의 감시 기능을 강화해 이사회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현재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은 대표이사인 권오현 부회장이 맡고 있다.

분기배당제를 도입할 수 있도록 정관도 변경했다. 분기배당제는 분기별로 결산실적에 따라 1년에 최고 4차례의 배당을 할 수 있는 제도로, 이익을 수시로 주주에게 나눌수 있다. 이사회의장과 대표 이사의 분리나 분기배당제는 주주 친화 정책의 일환이라 볼 수 있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정관 제8조의2항 중 '중간배당 기준일 이후에 유상증자, 무상증자 및 주식배당에 의해 발행된 주식에 대한 중간배당에 관하여는 중간배당 기준일 직후에 발행된 것으로 본다'는 단서조항을 삭제한다.

삼성전자는 이사 보수한도도 지난해와 같은 390억원으로 동결했다.

이밖에도 삼성전자는 윤부근 사장·신종균 사장·이상훈 사장 사내이사 재신임,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은 사외이사 신임안 등을 통과시켰다.

◆"이의 있습니다"···소액 주주 의견 적극 개진

안건이 가결되긴 했지만 신종균 사장 재선임 건, 송광수 전 검찰총장과 박재완 전 기획부 재정부 장관 사외이사 선임 건은 이례적으로 표결이 진행됐다.

대표이사이자 사업 부문장인 권오현 부회장, 윤부근 사장, 신종균 사장의 경영 성과를 발표하자 주주들은 '삼성전자의 다음이 보이지 않는다'며 의견을 냈다.

한 주주는 "CE부문(TV, 가전) 영업이익률이 2.7%에 불과한데 모호한 얘기만 한다"며 "구체적인 전략이 없다"고 지적했다.

다른 주주는 "삼성전자의 간판 사업인 스마트폰이 중국 시장에서 지배력을 잃었다"며 "애플과 특허 소송전도 잘 대처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주는 "구글이 인공지능 '알파고' 를 통해 또 혁신을 보여줬다"며 "삼성은 이 같은 '넥스트'가 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 주주는 이 같은 마라톤 주총으로 삼성전자가 글로벌 기업 다운 격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한 주주는 "여러 주총을 가봤지만 10분만에 끝나거나 발언권도 주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며 "삼성의 오늘 주총은 국내 대표 기업으로서 위상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민혜정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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