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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투자자에게 유리한 승리자는 누구?


대우證 "세제개편, 이민정책, 은행규제, 헬스케어 등 사안별 희비"

[이혜경기자] 미국 대통령 선거전이 한창 진행중이다. 올해 미국 대선 후보 경선의 분수령이라 할 수 있는 '슈퍼 화요일'이 마무리된 가운데, 민주당의 클린턴 힐러리 후보와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대결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과연 어느 당 후보의 승리가 유리할까? 4일 KDB대우증권이 당선 결과에 따라 어떤 영향이 나타날지 분석한 리포트를 발표해 소개한다.

KDB대우증권의 이은영 애널리스트는 "올해에는 정당별 색채가 이전보다 흐려졌기 때문에 각 후보 별 공약에 대해서 더욱 따져볼 필요가 있다"며 경제 측면에서 관심이 높은 이슈로는 ▲세제개편안 ▲이민정책, 주식 시장 관련 민감한 쟁점으로는 ▲은행규제 ▲헬스케어 ▲에너지/환경보호 등이 있다고 전했다.

세제개편안의 경우, 부자 증세 또는 기업 감세가 과연 소비 증가를 이끌 수 있을 것인지 여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 애널리스트는 "법인 소득세율 인하는 주가에 단기적으로는 호재"라고 설명했다. 작년부터 고용비용과 이자비용 증가로 인해 높아진 기업들의 마진 하락의 압박에 가뭄 속 단비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

문제는 지금과 같은 경기상황에서 낙수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미 금융위기 이후 8년 동안 확인했듯이, 기업들의 이익 증가는 투자/고용확대보다는 배당과 자사주 매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가계 측면에서도 부자 증세를 통해 재정 지출을 늘린다 해도 현재의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된다면 저축률은 지속적으로 높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인프라 확대 또는 저소득층 중심의 지출 확대가 늘어날 경우 시장이 기대하는 경기순환적인 소비 확대는 예상보다 지연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 애널리스트는 "부의 재분배와 재정확대로 인한 지출의 선순환이 가능하다면, 미국 내 매출액 비중이 높은 소비주에는 당연히 긍정적일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미국 소비회복이 글로벌 총수요의 개선을 이끌 정도로 강하게 증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여 한국에 미칠 영향도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세제개편안, 이민정책 등 방향은?

이민정책의 경우, 현재 미국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가장 관심이 높은 이슈다.

공화당 트럼프 후보는 '이민자 퇴출 정책'을 내세워 화제거리로 떠오른 상황. 이 애널리스트는 "대선 결과 정해질 미국의 이민정책은 최근 난민들의 과다 유입에 따른 노동시장 교란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서유럽선진국에도 시사하는 바가 클 것"이라고 풀이했다.

금융규제도 주요 이슈 중 하나다. 이른바 '대마불사(대기업은 망하지 않음)' 시대가 종식할 것인지 여부와 은행 수익성 위협 문제 때문이다.

대마불사는 미국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인 문제가 됐다. 이 애널리스트는 "'공공의 적' 월스트리트에 있어 가장 공포의 대상은 힐러리 후보와 겨룬 민주당 샌더스 후보의 '대형은행 해체와 연준개혁' 공약이었는데, 힐러리 후보는 분기 자본주의 개혁을 주장하고 있으나 최근 주주 행동주의 트렌드를 바꿀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월스트리트 개혁은 공화당의 반대로 의회 통과 가능성이 낮지만 장기적으로는 의미 있는 공약"이라고 평가했다.

헬스케어의 경우, 이번 미국 대선에서 가장 민감한 섹터 중 하나로 지적되고 있다.

이 애널리스트는 "힐러리의 약가 규제는 부의 재분배 측면에서는 긍정적으로, 약가 규제에 따른 제약주 마진하락은 이미 시장에 반영돼 있다"며 "힐러리는 오바마케어(전 국민의 의료보험 가입을 추진하는 현 오바마 대통령의 미국 의료보험 시스템 개혁안)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돼 헬스케어 섹터의 파이가 작아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공화당이 승리할 경우에는 오바마케어 수혜주인 의료보험사들에는 악재가 될 것으로 봤다. 오바마케어의 변화로 인해 주가 하락 리스크가 높아 보인다는 것이다. 지난 9월 이후 헬스케어 섹터가 조정을 받긴 했지만, 보험사들의 조정강도가 가장 약했다는 점에서, 아직은 이와 관련된 불확실성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진단했다.

에너지/환경 분야도 관건이다. 정부 보조가 없으면 친환경 기간산업의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이어서다.

이 애널리스트는 "민주당의 클린턴 후보는 오바마의 에너지 정책보다 더욱 환경친화적인 방향을 제시하고 있으며, 샌더스 후보도 탄소배출세 징수, 화석연료 보조금 폐지, 청정에너지 기술 투자를 주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공화당의 거센 반대와 이미 너무 낮아진 유가라는 지적이다. 이 애널리스트는 "공화당이 집권할 경우 현재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오바마 정부의 친환경 에너지 정책은 지속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관측했다.

◆미국 증시, 단기적으론 공화당, 장기적으론 민주당이 호재

주식시장 측면에서 볼 경우, 이 애널리스트는 민주당이 이기면 단기적으로는 영향이 중립적일 것으로 진단했다. 경기 회복을 위한 재정확대는 긍정적이나, 비용확대에 따른 기업 마진은 하락할 수 있다고 봤다.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부의 재분배, 재정 확대로 인한 선순환으로 미국 내 매출액이 높은 기업이 수혜주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업종별로는 바이오/금융은 부진하고, 공공건축 관련 산업재와 친환경주는 긍정적인 영향을 받는 현재의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했다.

한편, 공화당이 당선되는 경우 단기적으로는 증시에 긍정적일 것으로 봤다. 달러 약세 전망 및 비용 감소에 따른 기업 마진의 하락 압력이 완화될 수 있다는 점을 배경으로 들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중립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재정적자 확대로 오히려 경기 회복세가 주춤하면서 대형주들의 실적 개선의 기대가 낮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업종별로는 에너지/소재 분야는 재평가 기회가 되고, 금융주는 반등, 소비주는 중립, 헬스케어/신재생에너지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혜경기자 vixe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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