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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엔 가계도 '불황형 흑자'


소득 소폭 늘었지만 허리띠 졸라매 지출 더 크게 줄여

[이혜경기자] 작년에 우리나라 가계가 소득보다 지출을 많이 줄여 '불황형 흑자를 기록했다.

우리나라의 작년 경상수지가 사상 최대 흑자를 냈지만, 수출보다 수입이 더 많이 위축되며 불황형 흑자를 보여 우려됐던 것과 비슷한 양상이다.

26일 통계청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 2015년 한 해 동안 우리나라 가계는 가구당 월평균 437만3천원을 벌어서 337만3천원을 지출, 월평균 100만원의 흑자를 냈다.

100만원의 월평균 가구당 흑자액은 최근 10년 사이에 가장 큰 규모다. 그러나 전년 대비 소득이 늘어난 규모보다 지출 감소가 더 크게 나타나 어려운 경기상황을 반영했다.

물가상승률을 반영하지 않은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전년 대비 1.6% 증가했다(명목증가율). 금융위기 여파가 컸던 지난 2009년(1.2%) 이후 최저치다. 물가 상승률을 제외한 실질증가율은 0.9%였다.

작년 월평균 지출증가율은 전년 대비 0.5%로 최근 10년 사이에 가장 낮았다. 특히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오히려 지출은 0.2% 줄었다. 금융위기 영향 하에 있었던 2009년(-0.6%) 이후 처음으로 지출이 줄어든 것이다.

작년에 가계의 소득이 소폭 늘었지만 허리띠를 졸라매고 지출을 줄였다는 얘기다. 유가 하락으로 인해 교통비가 감소한 영향이 있긴 했지만(-3.7%), 교육비(-0.4%)·통신비(-1.7%) 등의 절감도 크게 나타났다.

가계소득을 분야별로 더 들여다 보면, 근로소득은 2014년 취업자 증가폭이 컸던 기저효과 등으로 증가세가 전년의 3.9% 대비 크게 둔화된 1.6%를 기록했다. 사업소득은 전년보다 쪼그라들었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등으로 인해 1.9% 감소했다. 전년의 0.5% 증가와 비교해 크게 부진한 수치다.

그나마 이전소득은 맞춤형 급여체계 시행, 근로·자녀장려금 지급 확대 등으로 0.4%의 증가세를 보이며 전년의 4.2%보다 2배 이상 확대됐다.

한편, 소득분배 개선 효과는 이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가장 소득이 낮은 층인 1분위 소득이 가장 빠른 증가세(4.9%)를 보였고, 소득이 가장 높은 5분위 배율은 전국기준 통계작성이 시작된 지난 2003년 이후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기획재정부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통해 가계소득을 늘리고, 이것이 소비 활성화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지속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1분기 재정 조기집행 확대(21조+알파) 등 경기보완대책과 투자활성화 대책을 차질 없이 추진해 기업의 고용창출 여력을 늘리겠다"고 전했다.

이혜경기자 vixe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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