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근기자] 케이블TV 업계와 지상파 방송간 신규 다시보기(VOD) 공급을 둘러싼 갈등이 재연되면서 광고 대신 검은 화면이 나가는 이른바 '블랙아웃' 사태에 대한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케이블TV 업계는 오는 12일부터 지상파 방송 3사 중 MBC에 대한 실시간 방송 광고 송출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MBC를 비롯한 지상파 3사가 케이블TV에 대한 신규 VOD 서비스 공급을 전면 중단한 데 따른 대응이다.
2일 케이블TV 업계는 '지상파 VOD 중단대응 비상대책위원회' 긴급회의를 소집해 "케이블TV 업계가 기존 요구조건을 모두 수용했음에도 지상파 3사가 케이블 시청자만 차별해 VOD 공급을 중단했다"며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
지상파 3사는 전날 오후 6시부터 씨앤앰을 제외한 케이블TV 업계에 대한 신규 VOD 공급을 중단했다. 지난해 연말 중단됐다가 지난 15일부터 재개된 양측의 VOD 공급 협상도 일단 결렬된 상태다.
당초 양측은 지난 31일까지 올해 VOD 공급 조건을 두고 협상을 이어왔다. 양측은 올해 VOD 대가를 15% 인상하고 기존 정액제에서 가입자별 산정 방식으로 전환하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는 지난해 IPTV업계가 지상파 3사와 합의한 조건이다.
그러나 지상파 3사와 실시간 방송 재송신료를 두고 소송 중인 10개 케이블TV 사업자(SO)간 VOD 공급을 놓고는 양측이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지상파 3사가 이들에 대한 VOD 공급 배제를 요구하는 데 대해 케이블TV 업계가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케이블TV 업계에 따르면 지상파측은 VOD와 함께 실시간 방송에 대한 재송신료 재협상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상파는 또한 케이블TV 업계가 기존 단체협상 대신 업체별 개별협상으로 지상파와 이 문제를 협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비대위측은 "지상파의 주장대로 가입자당 280원에서 430원으로 재송신료를 인상할 경우 시청자의 금전부담 또한 가중된다"며 "지상파의 횡포를 막기 위해 시청자 불편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광고송출 중단을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최종삼 비상대책위원장은 "지상파 3사가 시청자들에게 안내조차 할 수 없도록 통보도 없이 VOD 공급을 기습 중단한 것은 시청자에 대한 기만"이라며 "케이블TV 입장에서도 최소한의 자구책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조석근기자 feelsogoo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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