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20대 총선을 겨냥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식(式) 상향식 공천이 당내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김 대표는 그간 경선을 통한 상향식 공천 원칙을 강조해 왔다. '인재영입은 없다'는 입장도 여기에서 나왔다. 전략공천을 염두에 둔 인재영입은 '국민에 공천권을 돌려준다'는 취지에 어긋난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이같은 입장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연일 각계 전문가를 영입하며 국민적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과 대비되면서 친박계의 반발을 샀다.
◆친박 "너무 안일한 것 아닌가" 김무성에 대립각
친박계 핵심으로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내고 최근 당에 복귀한 최경환 의원은 지난 23일 기자들과 만나 "야당은 경쟁적으로 인재영입을 하고 있는데 여당은 인재영입 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다"며 "지도부가 이 문제에 대해 보다 전향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야 총선 승리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역시 친박계인 홍문종 의원도 25일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 인터뷰에서 "야당에서는 인재영입을 통해 당이 새로워지기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는데 여당은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너무 안일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 조바심이 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김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선거라는 것은 경험한 사람이 아니면 알 수 없는 것으로, 의지가 있는 사람이 출마해야 어려운 관문을 통과할 수 있다"며 "안 하려고 하는 사람을 억지로(영입)하고 그런 것은 선거에 맞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김 대표는 "우리 당이 상향식 공천을 한다는 것은 오래 전 당론으로 정해진 것이고, 그것을 믿고 전국의 많은 훌륭한 인재들이 새누리당 소속 예비후보로 등록해 뛰고 있다"며 "그 분들의 면면을 다 소개하지 못하는 게 안타깝다"고 했다.
김 대표는 자신을 비판한 홍 의원을 향해 "정해진 일에 대해 자꾸 비판하는 게 당에 도움이 될지 중진 의원으로서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안대희 최고위원', 상향식 공천 논란 불 붙여
인재영입을 둘러싼 양측의 신경전은 김 대표가 안대희 전 대법관을 지명직 최고위원에 임명하는 한편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문대성 의원을 인천 남동갑에 출마시키기로 하면서 더욱 고조되는 형국이다.
홍 의원이 "안 전 대법관을 마포에 최고위원으로 영입해 오랫동안 준비하던 강승규 전 의원 같은 분이 새누리당을 '개누리당'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격앙되게 만들었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상향식 공천인지 잘 모르겠다"고 직격탄을 날린 게 친박계 내의 격앙된 분위기를 단적으로 드러내는 예다.
특히 홍 의원은 김 대표가 안 전 대법관을 최고위원에 지명한 배경과 관련, "안 전 대법관은 선거를 잘 모르는 분이고 최 의원이 최고위원으로서 선거에 기여할 수 있는 사람인데, 그런 사람들에게 기회를 안 주기 위해 안 전 대법관을 최고위원으로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들 정도"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안 전 대법관의 최고위원 임명과 관련해선 김 대표 측근인 김성태 의원도 YTN 라디오에 출연, "특정 예비후보를 당내 최고의사기구인 최고위원으로 지명해버리는 것은 공정한 경선의 시비가 될 수 있는 거리를 제공한 것임은 틀림없다"고 비판했다.
'김무성식 상향식 공천'을 둘러싼 당내 갈등은 향후 공천 과정에서 표면화할 가능성이 높다. 친박계가 최 의원을 중심으로 뭉쳐 김 대표와 대립각을 세울 경우 비박계와 전면전이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윤미숙기자 come2ms@inews24.com 사진 조성우 기자 xconfin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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