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근기자] 최근 대세로 부상한 최신형 '중저가' 스마트폰을 구입한다면 단말기 지원금을 받는 게 이익일까. 통신요금 20% 선택약정할인을 받는 게 이익일까.
단말기 출고가에 육박하는 지원금을 앞세운 '사실상 공짜폰'들이 쏟아지고 있다. 통신 3사의 대표 중저가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따져본 결과 덜컥 지원금을 받고 단말기를 구입하는 것보다 요금할인을 받는 게 더 이익인 경우가 상당했다.
◆'20% 요금할인>단말기 지원금' 구간은 어디?
먼저 지난 22일 출시된 SK텔레콤의 '쏠'을 보자. 쏠 출고가는 39만9천원이다. 24개월 약정 기준 지원금(공시지원금+추가지원금)은 SK텔레콤 '밴드 데이터 29'부터 '밴드 데이터 100'까지 데이터 요금제에 따라 14만6천원부터 37만9천원 사이다.
같은 요금제에 대해 24개월 약정 기준 선택약정할인제를 적용하면 14만4천원에서 48만원까지 요금할인을 받을 수 있다.
매월 5만9천900원의 기본요금이 적용되는 밴드 데이터59 요금제의 경우 선택약정에 따른 24개월간 요금할인 총액은 28만8천원이다. 이 요금제를 사용할 때 쏠에 적용되는 단말기 지원금 28만3천원보다 많은 금액이다. 밴드 데이터 59 이상 요금제를 사용한다면 단말기 지원금을 받는 것보다 20% 요금할인을 받는 게 더 이익인 셈이다.
KT의 '갤럭시 J7'도 마찬가지다. J7의 출고가는 36만9천원이다. 'LTE 데이터 선택 299'부터 'LTE 데이터 선택 999'까지 18만4천원에서 36만9천원의 단말기 지원금이 적용된다. 월 6만9천900원을 납부하는 'LTE 데이터 선택 699' 이상 요금제를 사용할 경우 출고가와 지원금이 같아진다. 사실상 공짜폰이 되는 것이다.
선택약정할인제를 이용하면 어떨까. LTE 데이터 선택 299부터 LTE 데이터 선택 999까지 약정 기간 내 요금할인 총액은 14만4천원부터 47만8천원이다. LTE 데이터 선택 999 요금제를 이용할 경우 요금할인 총액은 47만8천원으로 단말기 지원금보다 많다. 그 이하 요금제에선 지원금이 요금할인 총액보다 많다.
LG유플러스의 'Y6'의 경우는 어떨까. Y6 출고가는 15만4천원이다. 최신형 스마트폰 가운데 가장 낮은 가격인 만큼 '초저가폰'으로도 불린다. LG유플러스의 데이터 요금제 중 가장 저렴한 '뉴 음성무한 29.9'를 사용해도 출고가와 같은 단말기 지원금이 적용된다.
이는 가장 비싼 '뉴 음성무한 59.9' 요금제를 적용해도 같은 금액의 지원금이 적용된다는 뜻이다. 뉴 음성무한 29.9부터 뉴 음성무한 59.9까지 선택약정할인제를 적용할 경우 요금할인 총액은 14만3천원부터 28만7천원이다. 뉴 음성무한 29.9를 제외하면 단말기를 일시불로 구입하고 선택약정할인을 이용하는 게 더 이익인 셈이다.
◆선택약정할인, 통신사에게 독(毒)이지만···
이같은 현상은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이 적용되면서 나타났다. 통신사의 단말기 공시지원금 상한선을 33만원으로, 대리점의 추가지원금을 공시지원금 15% 이내로 정했기 때문이다. 가입자가 지원금을 받지 않을 경우 상응하는 요금할인을 받는 선택약정할인제도 함께 도입됐다.
선택약정할인은 지난해 4월 요금할인 폭이 도입 당시 12%에서 20%로 상향 조정되면서 이용자들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까지 선택약정할인 가입자는 432만명이다.
이들 가운데 414만명(95%)이 지난해 4월 이후 가입했다. 일일 평균으로는 그전까지 858명에서 할인 폭 상승 이후 1만6천646명으로 20배나 증가한 것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선택약정할인제는 통신사 입장에선 매출이 줄어드는 나쁜 제도지만 소비자 입장에선 요금을 줄이는 좋은 제도"라며 "최근 합리적인 20·30대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지원금과 요금할인을 꼼꼼히 비교해보고 단말기를 구입하는 경우가 크게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석근기자 feelsogoo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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