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8일 경제 단체 등의 '민생구하기 입법촉구 1천만 서명운동'에 동참한 것에 대해 야당이 반발하면서 정치권의 쟁점이 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는 2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의 서명운동에 대해 "입법에 관해 국회, 야당과 대화하고 설득할 의무를 저버리고 국정을 총괄·조정할 지위를 망각한 처사"라며 "직접적 이해 당사자인 노동계를 외면하고 노동자를 적으로 돌렸다"고 맹비난했다.
문 대표는 "재계 서명운동이 관제 서명운동임이 드러났다"며 "이승만, 박정희 정권 시절 자주 있었던 관제데모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민주 유은혜 대변인도 "언론보도를 통해 대한상공회의소가 청와대에 이른바 경제활성화 입법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의 실적을 보고해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며 "애초 박근혜 대통령이 서명에 참여함으로써 서명운동이 관제운동의 성격을 띌 수밖에 없게 됐다"고 비판했다.
유 대변인은 "청와대가 깊숙이 발을 담그고 서명운동에 관여하거나 개입했다면 이는 묵과할 수 없는 일"이라며 "대통령이 국회를 압박하기 위해 경제단체들을 앞장세워 서명운동을 했다면 이는 대통령의 장외정치이고 선동정치라고 규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신의진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문재인 대표가 일하지 않는 국회를 하염없이 바라보다 지친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전개한 입법 촉구 서명운동에 대해 '관제데모' 운운하며 비하했다"면서 "강력한 한파 속에서도 민생을 구하기 위해 나섰던 국민을 음모론으로 폄하하고 짓밟았다"고 역공에 나섰다.
신 대변인은 "문 대표는 야당의 수장으로서 작금의 입법마비사태를 일으킨 장본인"이라며 "국민이 원하는 법안들을 처리는커녕 상임위차원의 논의마저 거부하고 있는 것이 바로 더불어민주당"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제 1야당의 대표라는 분의 현실인식이 이지경이니 대통령께서도 오죽하면 서명운동에 동참했겠나"라며 "일하지 않는 국회에 제발 일 좀 하라는 국민에게까지 막말을 퍼붓는 사람은 정당을 이끌어갈 자격이 없다"고 문재인 대표의 사퇴와 사과를 요구했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9일 국무회의에서 야권의 비판에 "오죽하면 이 엄동설한에 경제인들과 국민들이 거리로 나서겠나"라며 "이대로 가다가는 우리 경제와 일자리에 위기가 몰려올 것을 누구보다 절박하게 느끼고 있는 분들이 현장에 있는 경제인들과 청년들"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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