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찬 바람 부는 유통업계, 경영 효율화 작업 속도


자산 매각·부실 사업 정리 등 재무구조 개선 총력…'핵심 사업'에 집중

[장유미기자] 경기 불황과 장기적인 소비침체로 위기 상황에 놓인 유통업계가 자산 매각, 부실 사업 정리 등을 통한 경영 효율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신사업과 기존 핵심사업에 더 집중하기 위해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유통업체 중 최근 자산매각에 나선 곳은 애경그룹과 이랜드그룹이다. 이들은 부채 관리에 비상이 걸리면서 재무 건전성에 적신호가 켜진 상태다.

먼저 애경그룹은 지난 1일 계열사인 AK S&D가 보유한 AK플라자 분당점 등을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에 4천200억 원에 매각했다. AK플라자 분당점은 매각 후 다시 장기 임차하는 '세일 앤 리스백' 방식으로 거래됐다.

앞서 AK S&D는 지난 2007년 AK플라자 분당점 인수 당시 산업은행·우리은행 등 금융권으로부터 3천300억 원을 빌렸다. 그동안 조금씩 대출금을 갚았지만 지난해 말 기준으로 총 2천400억 원의 차입금이 남아 부채비율이 283%까지 치솟았다.

이로 인해 AKS&D는 올해 12월 말 기준으로 부채비율 260% 이하를 유지해야 한다는 재무약정에 압박을 느껴 이번에 AK플라자를 매각했다. 애경 측은 이번에 확보한 현금을 재무구조 개선과 함께 신규사업 재원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그동안 공격적인 M&A로 외형 키우기에 급급했던 이랜드도 최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대형마트인 '킴스클럽'을 공개 매각키로 결정했다. 빚을 내 문어발식 사업 확장에 나선 결과 재무 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이랜드그룹의 빚은 지난 10월 연결기준 5조2천81억 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약 14% 늘어났다. 이 중 5년 내 갚아야 할 회사채는 2조4천328억 원에 달하며 부채비율은 370%에 육박한다.

이로 인해 이랜드는 킴스클럽 매각을 시작으로 지속적으로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벌여 부채비율을 2017년까지 200% 이하로 낮출 계획이다.

킴스클럽 매각 주관사는 골드만삭스로 정해졌으며 본격적인 논의를 거쳐 앞으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과정을 밟을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현재 이마트가 킴스클럽을 인수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보고 있다.

롯데쇼핑도 해외사업 실적이 부진한 상황에서 공격적으로 점포 확장에 나섰다가 재무상태가 나빠져 몇 년 전부터 꾸준히 자산을 매각했다.

이곳은 지난해 8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백화점 4곳, 마트 8곳을 매각하고 다시 재임대하는 자산유동화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매각대금은 각각 6천17억 원, 5천억 원대다. 또 지난 2008년에는 제주점 등 3개 점포를 2천200억 원에 매각한 데 이어 2010년에도 롯데백화점 분당점 등 6개 점포를 6천123억 원에 처분하기도 했다.

◆中서 고전하는 대형마트…'구조조정' 박차

국내서 성장이 정체돼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대형마트들은 중국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하자 점포 효율화 작업에 나섰다.

지난 1997년 상하이에 1호점을 오픈하며 중국에 첫 진출한 이마트는 매장을 28개까지 늘렸지만 적자를 견디지 못해 2011년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중국에서 영업적자가 2011년 1천337억 원까지 급증하던 이마트는 구조조정 후 2012년 613억 원, 2013년 530억 원으로 줄었다.

그러나 지난해 중국 천진에서 사업을 철수하며 영업적자가 920여억 원으로 증가했고, 올해도 지난 8월 상하이 차오바오점 영업을 종료하면서 폐점 비용이 발생해 3분기 기준 영업적자는 498억 원에 달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상해 지역에만 최종 8개 점포를 남겨둔 상태로, 점포 효율을 올리기 위해 상품 MD 구성에 변화를 줄 것"이라며 "남은 점포를 중심으로 내실화를 다지고 온라인과 상품수출 사업 등을 병행하며 중국 사업을 다시 키울 것"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앞으로 계획된 추가 구조조정은 없다"며 "중국 법인의 내년 적자 규모가 올해 대비 60% 이상 축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롯데마트는 지난 2007년 1월 중국 시장에 진출해있던 네덜란드계 마크로 8개점을 인수하며 중국에 진출, 2013년 107개까지 점포 수를 늘렸다. 그러나 지난해 1천410억 원 가량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롯데마트는 영업구조를 안정화시켜 점포 효율을 높이기 위해 중국 내 부실 점포 정리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올해는 칭다오시 2곳, 웨이팡시 1곳 등 중국 산둥성 내 매장 4곳을 순차적으로 폐점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내년까지 중국 내 점포 안정화 작업을 진행하고 대도시 중심 출점 전략도 내륙지역 공략으로 전면 선회해 전략적으로 접근할 것"이라며 "2017년부터 중국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최근 기업들이 지속되는 소비침체로 실적악화가 이어지면서 적자사업을 정리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며 "잘 할 수 있는 핵심 사업에 주력하고 경영 효율화를 높여 내실을 강화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기업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주요뉴스



alert

댓글 쓰기 제목 찬 바람 부는 유통업계, 경영 효율화 작업 속도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