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은기자] 글로벌 판매 부진으로 고전하던 현대·기아차가 최근 들어 실적 회복세를 보이면서, 연간 글로벌 판매 목표 820만대 고지를 점령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최근 미국과 중국 시장에서 뚜렷한 판매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11월 미국 시장에서 6만대, 기아차는 4만5천대를 판매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11.8%, 1.4% 상승세를 보였다.
실적을 견인한 차종은 현대차의 쏘나타와 아반떼, 기아차의 신형 K5. 쏘나타와 아반떼는 지난달 미국시장에서 각각 1만6천732대, 1만6천435대가 팔렸고, 신형 K5도 1만3천47대가 판매되며 인기를 입증했다.
현대·기아차를 실적 부진의 늪으로 빠뜨렸던 중국 시장에서의 분위기 반전도 눈에 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중국에서 총 18만159대를 판매, 전년 대비 11.5%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3월 이후 8개월만의 동반 성장이다. 또 월간 기준으로도 지난해 12월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높은 판매기록이다.
현대차는 11만 9천대를 판매, 올 들어 최고 판매치를 기록했고, 기아차는 7만65대를 판매하며 중국진출 사상 처음 7만대 벽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다.
미국 시장에서 하반기 출시된 승용차가 호실적을 이끌었다면, 중국에서는 SUV가 판매 회복세를 견인했다. 현대차의 경우 중국 전용 소형 SUV ix25가 1만1천995대가 판매되며 시장 진출 이후 처음으로 월 1만대 판매를 돌파했고, 기아차의 KX3도 6천278대 판매되며 출시 이후 최대 판매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9월 중국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구매세를 인하하면서 현대·기아차의 주력 차종들이 수혜를 누린 결과로 풀이된다.
또 실적 부진 탈출을 위해 전략 차종 출시 및 현지 마케팅 강화 등 시장 수요에 적극 대응해 온 현대·기아차의 전략이 통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원희 현대차 재경본부장(사장)은 지난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중국시장에서 1.6 터보 차량의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상품 경쟁력을 향상시키고, 중소형 도시 위주로 딜러망을 확대, 구매세 인하 정책이 종료된 뒤에도 지속 성장이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내수 시장도 '방긋'…MK, 판매 전략 강화 당부할 듯
내수 시장 성적도 긍정적이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지난달 내수 판매는 각각 6만5천116대, 5만31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6.9%. 12.4% 상승했다.
이같은 흐름은 이달 말로 종료되는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과 연말 특수에 따른 파격 할인 혜택 등이 더해지면서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신차 효과와 가격 인하에 따른 마케팅 강화 영향으로 판매 개선이 이어지고 있다"며 "연말까지 한시적인 개별소비세 인하 효과가 커지면서 이같은 판매 호조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현대차와 기아차의 올해 글로벌 판매 목표량인 505만대와 315만대 달성을 위해서는 보다 강력한 판촉 및 각 국가별 상황에 맞는 현지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현대차는 글로벌 시장에서 지난 11월까지 총 444만8천969대, 기아차는 274만2천899대를 판매했다.
현대·기아차가 글로벌 목표인 820만대 판매를 달성하려면 12월 한달 동안 약 100만대 가량을 추가 판매해야 한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판매사원 순회교육을 통해 딜러 역량을 제고하고, 다양한 고객 혜택 금융상품을 운영하는 등 연간 판매 목표 달성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이달 중순 경 현대·기아차 해외법인장을 소집해 신흥시장 위기 점검 및 내년도 글로벌 판매 전략 등을 논의한다.
정 회장은 이 자리에서 연간 판매 목표 달성을 위한 각 지역별 마케팅 전략 및 투자 확대 등을 주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영은기자 eun0614@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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