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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 관련 법안, 국회 문턱서 줄줄이 '보류'


19일 전체회의 열어도 요금인가제·단통법·감청법 합의 어려워

[강호성기자 ]SK텔레콤에 대한 '요금인가제 폐지' 내용을 담은 전기통신사업법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할 전망이다. 제조사와 이동통신사의 단말기 보조금을 분리해 공시하는 내용의 '단말기유통법'도 사실상 보류됐다.

18일 열린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미방위)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는 대부분의 쟁점법안들이 여야의 파열음 끝에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여야가 쟁점법안들에 대한 입장차를 좁히지 못함에 따라 오는 19일 미방위 전체회의에서는 쟁점이 없는 일부 법률안만 통과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여야 '감청법' 놓고 갑론을박

이날 여야가 첨예하게 부딪힌 곳은 '이동통신사가 감청 장비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하고 수사기관이 수사 목적의 감청을 요구하면 협조해야 하는' 내용을 담은 통신비밀보호법. 특히 프랑스 파리의 연쇄테러가 터진 이후 테러의 위협에 대한 우려가 커진 가운데 논의된 법률개정안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끌었다.

박민식 새누리당 의원은 소위에서 "국민의 사생활을 침해하자는 뜻이 아니라는 것을 야당도 잘 알고 있고 국민의 이목이 파리 테러에 집중된 상황으로 국회 정보위원회에서도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면서 "핵심은 통신사에감청 설비를 의무화하고 협조의 의무를 부여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우상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지금의 '감청법'은 내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감청으로, 또 다른 부작용을 낳을 수 있기때문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당 최민희 의원 역시 "휴대폰을 감청하는 것이 해외에서 허용돼 있어도 파리의 테러를 못막은 것을 볼 때 이분법적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날 국가정보원이 시리아 난민 200명 가량 국내에 거주하고 있다고 밝힌 것도 여야의 거리감을 더 넓혔다.

전병헌 새정치 의원은 "합법적인 감청설비를 마련하자는 것은 범죄나 테러에 효과적인 제어 수단이라고 인정한다"면서도 "비밀리에 난민을 받았다가 민감한 시기에 발표를 하는 등 국민적 신뢰를 얻지 못하는 국정원에 (법안이 통과해) 합법적으로 힘이 주어지면 얼마나 더 정국에 개입할지 우려스럽다"고 주장했다.

◆이동통신 관련 법안 줄줄이 보류

보조금 상한선을 폐지하고 제조사와 이통사의 보조금을 분리해 공시하는 단말기유통법과 SK텔레콤의 요금인가제 폐지를 담은 전기통신사업법 통과도 사실상 무산됐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이동통신서비스의 기본료를 폐지해야 요금인가제 폐지를 검토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동통신 관련 법률은 모두 진도가 나가지 않은 것.

이날 미래부 최재유 제2차관은 "이동통신서비스에는 기본료가 있는 것도 있고 없는 요금제도 있다"며 "시장 자율적으로 1만1천원 가량의 기본료가 일시에 폐지하면 모든 사업자가 적자상태로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야당 측은 "1인당 통신 부담액은 계속 늘고 통신사들은 막대한 이익과 유보금을 쌓고 있다"면서 "기본표 폐지나 축소 이후 요금인가제 폐지 여부도 검토해야 한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분리공시 등의 사안들은 당초 여야의 입장이 상당부분 좁혀진 것으로 알려졌지만 결국 이날 '보류 법안'으로 분류됐다. 야당에서는 분리공시에 찬성 입장을 보였지만 이번에는 여당이 "좀 더 장기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반대했다.

◆"SKT 인가제 폐지는 기본료 폐지논의 이후로"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인수하면서 방송통신 시장의 경쟁환경이 바뀌었다는 인식 확산에 따라 국회에서도 SK텔레콤의 요금인가제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미래부는 이날 소매시장에 대한 규제를 하지 않는 추세와 알뜰폰 시장의 성장에 따라 규제를 완화할 시점이라고 보고했다.

최민희 새정치 의원은 "타협을 한다면 기본료를 단계적으로 폐지한 이후 인가제를 요구하는 것이 앞뒤가 맞다"고 지적했다.

이날 쟁점법안 가운데 통과된 것은 방송법 일부 개정안이 사실상 유일했다. 소위를 통과한 방송법 개정안도 지상파와 유료방송이 재송신 분쟁시 방통위가 직권조정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제외한 채 통과됐다.

국회 관계자는 "19일 오전 심사소위를 일부 열 수 있겠지만 쟁점 법안들은 사실상 논의가 불가능하다"고 말해 주요 법안들은 해를 넘길 가능성이 커졌다.

강호성기자 chaosi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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