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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 좋은 일?' SKT의 CJ헬로비전 인수 공방 가열


KT '반대' 주장에 SK텔레콤 '국민 편익' 맞불

[강호성기자]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추진을 둘러싼 이동통신 업계의 공방전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KT는 "SK그룹만 좋은 일"이라며 CJ인수합병을 허용해선 안 된다고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 인수가 소비자 편익을 높일 것이라고 반박하는 등 양 측의 기세싸움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동통신 1위 SK텔레콤과 초고속인터넷 및 유료방송 가입자 1위인 KT의 기싸움은 지난 2일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인수해 2016년 4월까지 SK브로드밴드와 합병시키겠다고 전격 발표하면서 점화됐다.

◆KT "CJ헬로비전 인수는 SK만 좋은 일"

KT 박헌용 대외협력실장은 12일 기자들과 만나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를 정부가 허용해서는 안 된다"며 "이동전화의 지배력이 유료방송과 초고속인터넷 시장으로 전이 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고 강조했다.

박헌용 실장은 "이동전화 시장의 49%를 차지하는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인수하면 이동전화시장 가입자가 절반을 넘어서고 23개 권역에서 케이블TV 서비스중인 CJ헬로비전과 SK브로드밴드의 IPTV 가입자를 합치면 60% 이상을 점유하는 지역도 생긴다"면서 "합병해 50% 이상의 지분을 가지면 경쟁제한성이 있다고 추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의 주장은 합병을 승인할 경우 CJ헬로비전의 알뜰폰 사업 등이 합쳐지면서 이동통신 시장의 지배력이 강화되고, 이동통신의 지배력이 유료방송시장으로 전이돼 경쟁제한적인 상황으로 어이질 것이라는 얘기다. 이에 따라 국민의 편익이 저해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인수하면 시장의 과반 가입자를 차지하고 있는 이동통신 뿐만 아니라 유료방송(IPTV와 케이블TV) 에서도 755만 가량의 가입자를 확보한다. 이에 따라 총 844만(KT 641만, 스카이라이프 431만, OTS 중복 227만) 가입자인 KT를 바짝 추격할 수 있게 된다.

박 실장은 뿐만 아니라 "SK와 CJ가 인수 및 매각 과정에서 상호 연합전선을 펴겠다고 언급했다"면서 "SK와 CJ가 공공연하게 연합전선을 구축한다면 국민들은 이들이 보여주는 콘텐츠만 보는 사태가 올지 모른다"고 말해 콘텐츠 시장에서도 플랫폼에 대한 차별과 독점에 따른 폐해가 일어날 것이라는 시각을 숨기지 않았다.

박헌용 실장은 전국 면허인 IPTV와 지역사업인 케이블TV의 속성의 차이에 따른 합병불가론도 제기했다.

전국을 권역으로 하는 IPTV사업자와 지역성을 고려해 지역독점 및 직접사용채널 사용이 가능한 케이블TV(SO)사업은 엄연히 다른 목적으로 출발해 함께 보유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하는 것.

박 실장은 "지역성을 위해 운용이 허가된 직접사용채널을 전국사업자가 갖는 문제도 발생한다"면서 "유료방송의 점유율이 올라가면서 초고속인터넷 시장 점유율도 50%를 넘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KT가 지배력 전이와 경쟁제한에 따른 소비자 선택권 상실 가능성의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정부의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 승인여부가 ‘이동통신-유료방송-초고속인터넷‘ 등의 결합상품 시장의 판도를 뒤바꿀 사안으로 인식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SKT "글로벌 미디어시장 진화 따라잡을 기회"

하지만 IPTV와 케이블TV가 사실상 동일한 서비스로 구분되고 '수평규제'를 기조로 하는 규제완화 추세를 감안할 때 이번 인수합병 건이 정부의 규제완화에 또다른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IPTV와 케이블TV의 법률을 합친 통합방송법 시대를 앞두고 방송과 통신 전반에 걸친 제도정비를 촉발시킬 것이라는 시각이다. 국내시장에서는 콘텐츠 시장이나 플랫폼 시장의 점유율이 33%에 묶여 있다. 국경없는 경쟁시대를 맞아 콘텐츠 시장 점유율을 49%로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일부 기업들의 이해관계에 얽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이번 CJ헬로비전 인수에 대해 빨라지는 글로벌 환경을 따라잡기 위한 자구책의 일환으로 설명하고 있다.

또한 SK텔레콤은 거대 M&A나 차세대 인터넷서비스(OTT)로의 진화가 빠르게 진행중인 글로벌 시장 대응과 경영효율화를 위해 방송통신 업계의 구조개편에 가속도가 나야 한다는 입장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KT의 주장에 대해 "방송과 통신의 융합으로 소비자 편익은 점점 확대되고 있다"며 "결합 판매를 통한 경쟁제한성의 우려는 당국의 규제정비로 해결된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인수 이후 여론 독점, 지역성 및 방송의 공공성이 훼손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합산규제를 통해 전국 단위의 33% 초과금지 규제가 적용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와 관련 케이블TV 업계는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여파를 분석하는 동시에 향후 LG유플러스와의 제휴 등을 모색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SK텔레콤은 현재 법무법인 광장과 세종을 대리인으로 선정, 인가 지원을 맡겼다. CJ 측에서는 김앤장이 매각작업을 측면 지원한다. KT는 율촌, LG유플러스는 태평양과 각각 자문계약을 맺고 인가를 막는 법률자문을 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 4월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비전 합병을 완료한다는 SK텔레콤의 계획에 따르면 법무법인을 통한 논리개발과 언론을 통한 여론전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강호성기자 chaosi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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