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대신의 한일 정상회담의 후속 조치로 한일 양국의 국장급 협의가 11일 이뤄져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우리 측 이상덕 외교부 동북아시아국장과 일본 이시카네 기미히로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이 이날 서울에서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이견 조정에 나선다.
한-일 정상이 지난 2일 첫 한일 정상회담에서 "올해가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이라는 전환점에 해당하는 해라는 점을 고려해 가능한 조기에 피해자 문제 타결을 위한 협의를 가속화할 것을 지시했다"고 합의한 것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한일 정상회담에도 불구하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둘러싼 양국의 입장차는 여전히 커서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박근혜 대통령은 한일 정상회담 전 일본 언론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위안부 문제에 대해 "일본 정부가 피해자들이 수용할 수 있고, 우리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해결 방안을 조속히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위안부 피해자와 우리 정부는 일본 정부의 공식 사죄와 그에 따른 법적 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 정부의 입장은 전혀 다르다. 일본 정부는 위안부 문제가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이미 종결된 사안이라는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 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한일 실무급 회담을 하루 앞두고 국회에 출석해 위안부 문제에 대해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법적으로 해결됐다는 입장에 변화는 없다"고 말했다. 이같은 일본의 입장이 전환되지 않는다면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해결은 쉽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1995년 설립된 아시아여성기금을 확대하는 방안을 통해 군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인도적 지원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 정부의 법적 책임 회피를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은 바 있어 합의 가능성이 적다.
◆해결 시한도 쟁점, 韓 "최대한 빨리" 日 "연내 한정 안된다"
해결 시한에 대해서도 한일 간 다소 차이가 보인다. 우리 측은 박근혜 대통령이 정상회담 당시 언급했던 연내 처리를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이지만 일본 측 입장은 다르다.
박근혜 대통령은 10일 국무회의에서도 "한·일 정상회담을 개최해서 위안부 피해자 문제의 조속한 타결을 위해 협의를 가속화해 나가기로 했는데 이 문제가 최대한 조기에 해결되도록 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나 아베 신조 총리는 연내라는 시한에 얽매여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아베 총리는 다니가키 사다카즈 자민당 간사장과의 면담 후 "한국 측에서는 연내에 해결하고 싶다는 말이 있지만 양측의 입장이 기본적으로 다르다"며 "연내라는 것으로 한정해 버리면 어려워지기 때문에 좀 더 노력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소개했다.
청와대는 아베 총리의 이같은 발언에 "한일 간 이견이 있는 것이 아니다"면서 "합의한 문안에 충실한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그러나 위안부 문제에 대한 양국 간 입장차는 이처럼 적지 않아 이날 국장급 협의가 성과를 거둘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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