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혜정기자] 삼성전자, LG전자와 함께 글로벌 생활가전 시장을 주도하는 가전업체들이 3분기에 기대 이상의 실적을 거뒀다.
미국 1위 가전업체 월풀과 유럽 정상인 스웨덴 가전 회사 일렉트로룩스는 텃밭인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 선전했다.
국내 업체들과 비교하면 월풀이 매출과 영업익면에서 제일 앞섰고, 나머지 업체들의 성적은 호각세를 보였다.
5일 월풀과 일렉트로룩스 3분기 실적에 따르면 두 회사 모두 시장 기대 이상의 성적표를 받았다.
월풀은 3분기에 매출 52억7천700만달러(약 5조9천572억원), 영업이익 3억2천900만달러(약 3천714억원)를 올렸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은 9% 증가했고, 영업익은 2% 감소했다.
전체 매출의 50% 가량을 차지하는 미국 시장에서 분투했고, 유럽·중동·아프리카 지역(EMEA)에서도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85% 늘었다. 월풀의 영향력이 낮은 아시아 매출은 비중으로 따지면 7%에 불과했지만, 성장률은 두 배 이상(120%) 이었다.
월풀이 이같이 견조한 실적을 올린 것은 비용절감, 아시아와 유럽 시장에서 판매량이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렉트로룩스도 북미 지역과 홈그라운드격인 유럽에서 선전했다. 일렉트로룩스의 3분기 매출은 312억7천500만크로나(4조1천283억원) 영업이익은 15억600만크로나(1천987억원)로 집계됐다. 매출은 전년대비 8.7%, 영업이익은 8% 각각 증가했다.
이 회사 측은 "남미 경기가 위축돼 실적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면서도 "북미와 유럽에서 성적을 발판으로 좋은 실적을 거둘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월풀 매출 가장 많아···일렉트로룩스 M&A 난항
삼성전자와 LG전자와 두 회사 성적을 비교하면 월풀이 매출이나 영업익면에서 가장 앞선다. 일렉트로룩스는 삼성, LG와 비슷한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3분기 소비가가전(CE) 부문에서 매출 11조5천900억원, 영업이익 3천600억원을 달성했다. CE 부문엔 가전 외에도 TV, 프린터, 의료기기가 포함돼 있고, TV 매출 외엔 별도 성적이 공개되지 않는다.
CE부문에서 프린터와 의료기기 비중이 크지 않고 TV 매출을 제외하면, 가전 사업은 4조~4조5천억원 매출을 올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영업익은 2천억원을 밑돌았을 것으로 보인다.
같은기간 LG전자는 가전(H&A사업본부) 부문에서 매출 4조1천534억원, 영업이익 2천456억원을 올렸다.
남미 가전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이들 가전 업체는 4분기 미국과 유럽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월풀과 일렉트로룩스는 "4분기 미국과 유럽 시장 상황이 판매량 확대에 긍정적"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일렉트로룩스는 지난해 발표한 3조원대 제너럴일렉트릭(GE)의 가전사업부 인수가 마무리되지 못한게 골칫거리다. 유럽에 이어 미국 시장까지 접수하겠다는 일렉트로룩스의 전략에 미국 정부가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일렉트로룩스는 GE 가전 사업 인수를 연내에 끝내기로 했는데, 미국 법무무는 지난 7월 이 M&A가미국에서 시장 경쟁을 제한해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좁힌다며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제소했다. 양 측은 4개월간 합의를 모색했지만 타협점을 찾지못했고, 오는 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첫 재판이 열린다.
키이스 맥로린 일렉트로룩스 최고경영자(CEO)는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미국 정부와 합의점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도 "법정에서도 이번 인수가 정당하다는 사실을 밝힐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민혜정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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