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으로 관심을 끌지 못했던 10.28 재보궐 선거가 여당의 승리로 나타나면서 정치 주도권이 다소 여당에 쏠릴 것으로 보인다.
경남 고성군수와 광역·기초의원 24명을 뽑는 10.28 재보선에서는 새누리당이 15곳을 차지했고 새정치민주연합이 2곳, 무소속 후보가 7곳에서 당선돼 새누리당의 승리로 끝났다.
유일한 기초단체장인 경남 고성 군수 재선거에서 새누리당 최평호 후보가 새정치민주연합 백두현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고, 새누리당은 광역 의원 선거구 9곳 가운데 7곳, 기초의원 선거구 14곳 가운데 7곳을 얻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인천과 전남에서 두 석을 차지하는데 그쳤다.
국회의원 선거가 포함되지 않은데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갈등으로 큰 관심을 받지 못한 재보선은 투표율도 낮았다. 재보선 투표율이 20.1%로 2000년 이후 재보선 가운데 최저치를 기록해 선거 결과가 총선 전 민심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재보선 결과를 4대 개혁과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국민의 선택이라며 이후 핵심 과제들의 드라이브에 나설 뜻을 밝힌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비주류가 '문재인 대표 책임론'을 다시 제기하는 등 내부 갈등의 모습을 보였다.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는 2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재·보궐선거의 승리는 박근혜 정부의 노동개혁을 비롯한 4대 개혁과제 및 올바른역사교과서의 필요성과 함께 민생행보를 통해 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새누리당의 호소를 국민이 받아들여준 결과"라고 강조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에서 교과서 국정화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한 이후 최근 여론조사에서 국정화 찬성 여론이 다소 상승하고 있는 점도 여권을 고무시키고 있다.
새누리당은 2일 교육부의 교과서 국정화 행정예고에 따른 의견 수렴 종료를 기점으로 국정화 논란을 정부에 맡기고 4대 개혁과 경제 활성화 법안 등을 통해 야권을 압박해갈 것으로 보인다.
◆野 비주류 박지원 "文, 작은 선거라 변명말고 큰 책임져야"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선거 패배에 따른 지도부 책임론이 불거졌다.
비주류의 대표격인 박지원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이번 지방 재보선 참패는 또 한번의 충격으로 수도권 강세 지역에서도 모조리 패배했다"며 "문재인 대표는 작은 선거라 변명하지 말고 큰 책임을 져야 한다"고 문재인 대표 책임론을 제기했다.
박 의원은 "지원 유세를 갔지만 전통적 지지세력이 못 찍겠다는 말씀 뿐이었다"며 "적당하게 또 넘기면 다음 총선에서도 또 적당하게 패배하고 정권 교체도 물 건너간다. 문 대표는 결단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론 교과서 국정화로 인해 보수·진보가 첨예하게 갈라진 상황에서 새정치민주연합과 문재인 대표의 지지율이 상승해 비주류들의 문제제기가 확산될 가능성은 적다.
그러나 재보선 결과가 여당의 국정 동력을 상승시킨 것에 비해 야권의 분열은 부추겨 정국 주도권은 여당이 한동안 쥐고갈 가능성이 커 보인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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