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영수기자] 국내 시장에서 최상위 매출 순위를 기록하며 흥행력을 입증한 국산 모바일 게임들이 글로벌 공략에 뛰어들며 '한류 전도사'로 나서 주목된다.
최근 중국을 비롯한 외산 모바일 게임들의 국내 진입이 활발한 가운데 고품질 그래픽과 콘텐츠로 무장한 한국의 모바일 게임들이 역으로 해외 시장에서 승전보를 올릴 수 있을지 게임업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글로벌 공략 시작한 넷마블·네시삼십삼분·선데이토즈
20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넷마블게임즈(대표 권영식), 네시삼십삼분(대표 장원상, 소태환), 선데이토즈(대표 이정웅) 등 주요 게임사들은 국내서 성공한 인기 모바일 게임들의 해외 진출을 위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넷마블게임즈는 지난 15일 모바일 역할수행게임(RPG) '세븐나이츠'를 전세계 146개국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에 출시했다. 넷마블넥서스(대표 정현호, 배봉건)가 개발한 세븐나이츠는 다수의 캐릭터를 수집·육성해 전투를 즐기는 RPG로 국내 구글플레이 최고매출 1위를 석권한 작품이다.
글로벌 시장에 선보인 세븐나이츠는 해외 이용자들을 위해 콘텐츠와 밸런스를 가다듬은 것은 물론 영어와 독일어, 대만어 등 14개 언어를 지원한다. 게임에 등장하는 영웅 7인에 대한 시나리오를 추가하는 등 스토리를 보강했다.
출시 99일만에 매출 1천억 원을 돌파한 넷마블게임즈의 '레이븐'도 일본 시장 공략에 나섰다. 지난 8일 일본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에 출시된 레이븐은 이후 나흘만에 양대 오픈마켓 인기 순위 1위에 올랐으며 출시 일주일 만에 누적 다운로드 50만 건을 달성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넷마블에스티(대표 유석호)가 개발한 레이븐은 고품질 3D 그래픽과 액션 요소에 힘입어 올해 3월 국내 선보인지 닷새만에 매출 1위에 오른 화제작. 회사 측은 이번 일본 출시를 시작으로 올해 하반기 중국과 글로벌 시장에 레이븐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블레이드'와 '영웅'을 연이어 매출 1위에 올려놓은 네시삼십삼분 역시 본격적인 글로벌 공략 행보를 시작했다. 이 회사는 대만 시장을 시작으로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으로 영역 확장에 나설 방침이다.
네시삼십삼분은 지난 9월부터 모바일 RPG 영웅과 블레이드를 현지 퍼블리셔인 가레나를 통해 순차적으로 대만 시장에 출시했다. 특히 영웅의 경우 출시 직후 양대 오픈마켓에서 동시에 추천게임에 선정되기도 했다. 썸에이지(대표 백승훈)가 개발한 영웅은 현존했던 동·서양에서 실존했던 영웅들을 수집해 전투를 즐기는 RPG다.
액션스퀘어(대표 김재영)가 개발한 블레이드는 출시 직후 구글플레이 매출 1위에 오르고 1년 만에 1천300억 원의 누적 매출을 올린 흥행작으로 국내 액션 RPG 시장을 개척한 작품이다. 두 게임 모두 국내 시장에 출시돼 매출 1위에 오른 작품들로, 글로벌 시장에서 거둘 성과가 궁금한 상태다.
국민 게임 '애니팡'으로 유명한 선데이토즈(대표 이정웅)도 해외 퍼블리셔인 아에리아게임즈와 손잡고 '애니팡 글로벌'을 연내 북미와 유럽 등에 출시하기로 했다.
애니팡 글로벌은 지난해 1월 출시 이후 지금까지도 매출 순위 상위권을 이어오는 '애니팡2'의 글로벌 버전이다. 회사 측은 해외 시장의 문화, 이용자 선호도 등을 감안해 기존 캐릭터 블록과 이용자 인터페이스(UI)에 대한 현지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한국서 입증된 흥행 코드 해외서도 통할까
글로벌 공략 행보에 나선 이들 모바일 게임은 모두 국내 시장에서 흥행력을 입증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국내서 검증된 재미와 흥행 코드가 해외 시장에서도 통할지가 관건이다.
스마일게이트의 '크로스파이어'와 넥슨의 '던전앤파이터' 등 2000년대 국산 온라인 게임들이 해외 시장에서 연이어 승전보를 거뒀듯, 모바일 게임 역시 한류 전도사의 '바통'을 넘겨받을 수 있을지도 주목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성과 달성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 시장에서 검증된 작품이라 하더라도 글로벌 시장에서의 선전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해외 모바일 게임 시장의 특성과 이용자들이 선호하는 게임 성향이 각기 다른 점도 원인이다. 특히 세계 최대 모바일 게임 시장으로 부상한 중국과 일본, 한국 동북아 3국의 경우 이용자 성향이 극명히 다른 것으로 유명하다.
현재까지도 일본 양대 마켓 매출 1위를 이어가고 있는 '몬스터 스트라이크'는 지난해 말 국내에 출시됐으나 실패했으며 중국서 매출 1위에 오른 '도탑전기' 역시 국내에서는 '반짝' 흥행에 그쳤다. 반대로 한국서 흥행한 작품들 역시 중국과 일본에서 성공한 사례는 아직까지 나오지 않고 있다.
이같은 장벽을 극복하기 위해 게임업계 전문가들은 해외 시장의 문화를 이해하고 신중히 접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아울러 대형 게임사들이 축적한 해외 진출 노하우를 중소 게임사에 공유해야 국내 게임산업의 안정적 글로벌 진출 활로가 마련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K-IDEA) 김성곤 사무국장은 "국내 게임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게임사들이 해외 시장을 노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며 "게임과 같은 콘텐츠는 현지 시장의 문화를 먼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큰 기업들이 보유한 해외 진출 노하우를 이후 게임사들에게 적극적으로 공유해 '한국 게임은 좋은 게임'이라는 이미지를 계속해서 이어나가야 산업 전체적인 측면에서 유리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문영수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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