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영수기자] 국내 게임 산업이 중국 자본에 종속될 수 있다는 우려감이 팽배해지는 가운데 '차이나머니'를 반겨야 한다는 주장이 나와 주목된다.
6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맥스서밋' 콘퍼런스에서 한국 게임산업의 위기 진단에 나선 투자자들은 차이나머니의 유입은 한국 게임의 가치를 입증하는 것이며, 오히려 중국의 관심이 끊길때 위기가 찾아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심을 가지지 않는 순간 위기 찾아온다
네시삼십삼분 박영호 이사는 "중국 등 해외 자본의 투자는 긍정적이며 우리 개발사들이 매력이 있다는 증거"라며 "중국 자본의 경우 대체로 30% 이하 지분 투자인 경우가 많고 이는 경영에 직접적으로 간섭하지는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케이큐브벤처스 신민균 상무도 "국내 제조업에는 투자하지 않는 중국이 게임 산업에는 투자를 하고 있다"며 "이처럼 중국이 매력을 느껴하는 한국 게임산업에 정작 한국 자본은 투자를 하지 않는 점을 짚을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캡스톤파트너스 정상엽 팀장 역시 "창업과 사업현장은 전쟁터로,당장 총알(자본)이 없으면 죽는데 그 총알이 누구의 것이고, 색깔을 따지는 건 순진한 생각이라고 본다"며 "오히려 그들(중국)이 우리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는 순간에 위기가 찾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자본 이외에 달리 대안이 없다는 분석도 이어졌다. 국내 대기업들이 게임산업에 대해 투자 등 별다른 관심을 가지지 않는 현 상황에서 중국 자본을 뿌리칠 명분이 없다는 얘기다.
정상엽 팀장은 "중국 자본 이외 다른 대안이 있는지 궁금하다"면서 "국내 대기업들이 투자를 이끌어준다면 또다른 선택이나 협업이 나올 수 있는데, 그렇지 않다는게 아쉽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 게임산업에 대한 투자 시장은 얼어붙고 있다.
네시삼십삼분 박영호 이사는 한국벤처캐피탈협회의 자료를 인용하여 지난해 1천800억 원 규모에 이르던 게임산업 투자규모는 올해 9월까지 900억 원이 채 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절반에 불과한 수치다.
반면 중국의 국내 콘텐츠 투자 움직임은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지난 8월 열린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에서 새누리당 김학용 의원은 중국 텐센트가 넷마블게임즈(5천300억 원), 다음카카오(720억 원)를 비롯한 국내 게임사 5곳에 약 7천620억 원을 투자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박영호 이사는 "투자 관점에서 보면 올해 분명한 위기신호가 감지된다"며 "중국 게임이 유입되고 퍼블리셔도 국내 개발사와 계약을 잘 하지 않다보니 전체적으로 투자 규모가 줄어들었다"고 분석했다.
반면 투자 대상은 줄었지만 투자 금액 자체는 늘었다는 시각도 있다. 정상엽 팀장은 "캡스톤파트너스는 지난 2년간 1억에서 5억 원 규모의 투자를 광범위하게 투자했다면 최근에는 건당 투자금액을 늘리고 있다"며 "충분한 리소스를 확보해야만 투자 시장에서 선택받고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타트업에 대한 조언 "대기업이 하지 못하는 것을 하라"
이날 투자자들은 스타트업을 탄탄하게 이끌어갈 수 있는 노하우와 투자 유치 노하우 등을 공개하며 스타트업들을 위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케이큐브 파트너스 신민균 상무는 "팀 구성원들의 개인 능력과 그들이 조직에 헌신할 수 있는 마인드가 자리매김했는지를 개발사 대표들에게 묻곤 한다"며 "훌륭한 조직원과 이들을 한데 뭉치게 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캡스톤 파트너스 정상엽 팀장은 "게임 스타트업들은 최신 흥행작의 게임성과 수익모델을 답습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앞서 성공한 게임의 공식을 그대로 따를 경우 기존 흥행작을 이길 가능성이 많지 않다"면서 "작은 스타트업들이 대기업들과 동일한 전략을 펼치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네시삼십삼분 박영호 이사 역시 "스타트업과 대기업은 각각 잘 하는 것이 있기 마련"이라며 "대기업은 구조상 새로운 종류의 게임을 만들기가 쉽지 않고 기간도 오래 걸린다. 스타트업은 대기업이 하기 어려운 분야를 도전해야 승산이 있다"고 조언했다.
문영수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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