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례기자]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그룹 총수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LG 최고경영진들에게 기존 사업방식을 전면 재검토, 과감한 변화를 주문하고 나섰다. 최근의 시장 변화를 제대로 읽고 적기 대응, 위기를 기회로 삼으려면 조직과 사업도 원점에서 재검토 해야 한다는 얘기다.
LG는 주력 계열사인 LG전자 등의 실적이 둔화되는 등 최근의 글로벌 저성장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같은 시장 변화의 대응력을 높여, 위기를 돌파하자는 취지로 풀이된다.
구본무 LG 회장은 6일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10월 임원세미나를 갖고 "변화의 흐름을 정확히 읽어 기회를 잡고, 한번 잡은 기회는 반드시 우리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강유식 LG경영개발원 부회장,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등 최고경영진과 임원 30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LG 최고경영진들은 위기를 딛고 이를 기회로 삼은 후지필름의 전략도 공유했다.
후지필름은 2000년대 초 필름 카메라에서 디지털 카메라로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선제적 대응을 통해 사업 재편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실제로 후지필름은 이같은 기술 변화에 맞춰 화학, 광학, 전자/기계 등 원천기술을 한데 모아 융합, 디지털 카메라와 영상장비 등 신제품 개발은 물론 LCD용 광학필름 등 신시장 진출에도 성공했다.
최근의 기업이 처한 상황도 이와 다르지 않다. 시장이 급변하고 경쟁 강도가 더해지면서 발빠른 변화와 새로운 사업기회 모색이 생존전략이 되고 있는 것.
이날 구 회장 역시 경영진들에게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은 중국 경기 둔화와 함께 더욱 커지고, 글로벌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등 경영 환경이 급속히 어려워지고 있다"며 "냉엄한 현실을 인식하고 철저히 대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구 회장은 이를 위해 "우리의 사업 방식과 연구개발(R&D), 구매, 생산, 마케팅 등 주요 경영활동을 재점검, 개선해야 한다"며 "변화하는 환경에 맞지 않는다면 근본적으로, 과감하게 바꿔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히 구 회장은 "어려운 가운데에도 성장의 기회는 분명이 있다"며 "변화의 흐름을 정확히 읽어 기회를 잡고, 한번 잡은 기회는 반드시 우리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점을 역설했다.
이날 세미나에 외부 강연자로 참석한 한명기 명지대 사학과 교수 역시 '징비록(懲毖錄)에서 배우는 리더십' 주제를 통해 이같은 변화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한 교수는 '과거를 반성하여 미래를 대비한다'는 뜻을 담은 징비록의 역사적 교훈을 소개하며, "기업 경영에서도 미래를 준비하는 혜안을 얻고자 한다면 우선 과거에 대한 철저한 통찰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리더는 환경 변화는 물론, 자신 및 경쟁자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객관적 평가를 출발점으로 미래에 대한 철저한 준비를 해야 하고, 미래에 대한 비전을 갖춰 어려움을 극복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박영례기자 you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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