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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 vs 팀 쿡' 애플 리더십 종결자는?


잡스 철학 버린 팀 쿡, 실용주의 강화하며 리더십도 시험대 올라

[민혜정기자]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전임 스티브 잡스의 혁신 철학과 사실상 결별을 고하면서 두 CEO의 리더십이 주목받고 있다.

스티브 잡스는 카리스마형 리더로 '아이팟-아이폰' 혁명을 일으키며 IT 업계에 혁신 신드롬을 일으켰다. 반면 팀 쿡은 외유내강형으로 실용주의 노선을 강화하며 세계 시가총액 1위 애플의 지위를 더욱 견고히 했다는 평가다.

특히 팀 쿡 CEO가 잡스가 비판하던 대화면, 전자펜 등을 잇따라 도입하면서 두 CEO의 서로 다른 철학과 특히 팀 쿡의 리더십이 관심을 받고 있다.

15일 애플은 아이폰6S의 첫 주말 예약 판매량이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특히 화면 크기가 큰 아이폰6S플러스에 대한 수요가 이례적으로 많았다고 밝혔다.

지난해 아이폰6와 아이폰6플러스는 첫 주에 약 1천만대가 판매됐다.

여기에서 대화면 아이폰6S플러스에 대한 인기가 지난해보다 높다는 점은 주목할 만한 대목. 5인치 이상의 대화면 아이폰, 이른바 '플러스' 시리즈는 쿡 CEO가 '휴대폰은 한 손에 잡혀야 한다'는 잡스의 철학을 버리고 지난해부터 도입한 패블릿(대화면 스마트폰)이다.

◆대화면 폰·태블릿···잡스 유산과 결별하는 애플

앞서 팀 쿡 애플 CEO는 지난 9일(현지시간) 아이폰6S시리즈, 아이패드 프로와 애플 펜슬, 등을 공개하며 이른바 '팀 쿡 웨이'를 더욱 분명히 했다.

잡스 전 CEO가 손이 최고의 입력장치인데 왜 있어야 하는지 의문이라던 펜, 애플이 한 번도 시도하지 않았던 10인치 이상의 태블릿을 선보여 업계를 재차 놀라게 한 것. 제품 자체가 혁신적이어서 아니라 애플의 상징과도 같은 스티브 잡스의 철학과 배치되는 기기들이기 때문이다.

쿡 CEO는 취임 4주년을 맞아 실용주의 노선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이든 마이크로소프트(MS)든 경쟁사보다 뒤늦게 시작하더라도, '애플 식으로 만들면 된다'는 게 쿡 CEO의 철학이다. 그는 잡스의 그림자를 지우고 있는 셈이다.

◆타협없는 카리스마 vs 주도면밀 외유내강

쿡 CEO는 전임 스티브 잡스와 성격부터 경영철학까지 공통점보다 차이점이 더 많다.

스티브 잡스의 생애는 '이단아'라는 말로 압축된다. 그는 1955년 2월24일 시리아인 아버지와 미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자마자 양부모에게 입양됐다.

잡스는 유년시절 유난히 기계에 관심이 많고, 이를 해부하고 조립하는 데 취미가 있었지만 결석과 정학이 잦은 문제아였다. 미국 오리건 주 리드대 철학과에 진학했지만 한학기만 다니고 그만뒀고, 청년 시절엔 히피 문화에 빠져 있기도 했다.

잡스는 1976년 스티브 워즈니악과 애플을 공동 창업, 이듬해 PC 애플2를 내놓으면서 개인용 컴퓨터 시대를 열었다. 그러나 지고는 못사는 잡스는 동료들과 불협화음을 일으키며 1985년 자신이 창업한 회사에서 쫓겨나야만 했다.

스티브 잡스의 명예회복은 1996년 경영난을 겪고 있던 애플에 돌아오면서 이뤄졌다. 2001년 아이팟, 2007년 아이폰, 2010년 아이패드를 선보이며 글로벌 IT의 중심 기지를 애플로 만든 것.

아이팟은 앱스토어라는 콘텐츠 플랫폼과 연계된 기기로 애플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역량을 극대화했다. 특히 터치 방식의 직관적인 사용자 환경(UI)을 갖춘 '손안의 PC' 아이폰은 그야말로 혁명이었다.

잡스는 아이패드의 얇은 두께를 보여주기 위해 종이봉투에서 꺼내 이를 공개하기도 했는데, 이는 마케팅의 혁신으로도 평가된다.

반면 조용한 성격의 팀 쿡은 잡스와 달리 모범생의 길을 걸었다. 미국 앨라배마 주 오번대에서 산업공학과 경영학을 전공한 뒤 듀크대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밟았다. 굴지의 PC기업이었던 IBM에서 12년간 근무했으며, 1997년엔 당대 최고의 기업이었던 컴팩에 부사장으로 들어갔다.

탄탄대로를 걷던 팀 쿡이 선택한 의외의 행보는 1998년 망해가던 애플에 입사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옳은 선택이었지만 그의 과단성을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쿡 CEO는 부드러운 외모와 달리 주도면밀한 관리형 리더다. 애플의 제조, 유통, 공급 체계 즉 공급망관리(SCM)를 정비, 두 달 치가 넘었던 애플의 재고 물량을 2년만에 10일치 이하로 줄였다.

그는 잡스에 비해 직원들과 관계가 원만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새벽 4시반부터 이메일을 보내 업무를 지시할 정도로 잡스만큼 '워커홀릭'이기도 하다.

타협을 모르는 잡스, 흑묘백묘론의 쿡. 훗 날 둘 중 누가 역대 최고 애플 CEO로 평가될 지 궁금해진다.

민혜정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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