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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스타트업 생태계, 잠재력 높지만 여전히…"


창업에 대한 인식 변화 필요 지적…"수치·데이터 분석에 약한 것도 단점"

[성상훈기자] "우리나라 인구는 이스라엘의 6배, 싱가포르의 9배다. 인구 수만 봐도 스타트업 생태계가 긍정적으로 활성화 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500억원 이상씩 투자하는 투자가들이 1주일마다 방문해 잠재적 가능성이 높은 회사를 물색할 정도로 국내 시장에 대한 관심이 크다."

강동석 소프트뱅크벤처스 부사장과 김한준(한킴) 알토스벤처스 대표는 지난 20일 제주벤처마루에서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주최로 개최된 '2015 스타트업 생태계 콘퍼런스' 에서 국내 스타트업 시장의 잠재적 가능성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소프트뱅크 벤처스와 알토스벤처스는 지금까지 국내 유수의 스타트업에 투자를 해온 벤처캐피탈(VC)이다.

넥슨, 데브시스터즈, 선데이토즈 등 수많은 게임사들이 소프트뱅크 벤처스를 거쳤고 배달의 민족 ,직방, 판도라티비, 이음, 비트 등 많은 인터넷 서비스 스타트업들이 알토스 벤처스에서 투자를 받았다.

소프트뱅크벤처스는 3천억~4천억원 규모의 펀드를 운용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투자해 성과를 내고 있는 스타트업만 추리면 70여개 정도다. 지난해에만 스타트업에 투자한 금액은 총 460억원 규모.

실리콘밸리에 설립된 알토스벤처스는 지난 2013년 국내 투자 펀드를 모집해 만든 600억원을 17개 스타트업에 모두 투입했고 지금까지 국내에 투자한 스타트업 수는 총 25개다.

VC 중에서는 그 어느 곳보다 활발하게 투자를 하고 있는 이들은 국내 스타트업 시장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했지만 여전히 개선되어야 할 고질적인 문제점은 산재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창업=리스크' 인식부터 바뀌어야"

소프트뱅크 벤처스 강동석 부사장은 잘 구축된 창업 생태계를 간단한 논리로 설명했다. 스타트업 수가 늘어나고 그렇게 늘어난 스타트업들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면 된다는 것.

창업 열풍이 활발한 미국, 중국, 이스라엘, 싱가포르, 핀란드, 대만과 우리나라를 비교했을때 인구수만 본다면 우리나라는 세 손가락 안에 든다.

인구 수 5천만명인 우리나라는 3억 5천만명인 미국이나 13억5천만명인 중국에 비해서는 적지만 대만의 2배이고 이스라엘 보다는 6배 많다. 싱가포르나 핀란드와 비교하면 9배나 많은 수치다. 인구수 대비 스타트업 수만 비슷해져도 지속적인 성장을 보이는 스타트업 수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설명이다.

강 부사장은 "창업의 세가지 열쇠는 사람, 돈, 사업계획(아이템)인데 이중 돈은 시장에서 많이 가용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결국 사람과 아이템에 대한 문제가 가장 큰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강 부사장은 "우수한 예비창업자들은 이미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며 "하지만 반짝이는 작은 아이디어는 많아도 크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는 여전히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강 부사장은 창업자들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이 우호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농담처럼 이야기 하는데 창업의 가장 큰 적은 '마누라' 라고들 한다"며 "회사를 그만두고 창업을 하겠다고 하면 대부분 보따리 싸가며 말리는게 우리나라의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여전히 창업에 대한 리스크를 걱정한다는 의미다. 이같은 인식을 개선할 수 있는 교육적인 체계도 부족하다. 정부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풀어나가야 할 숙제이기도 하다.

◆"국내 스타트업, '데이터 분석'에 약해"

김한준 알토스벤처스 대표가 분석한 국내 스타트업 환경의 장점과 단점은 명확했다.

그는 집약적인 국내 내수시장을 장점으로 꼽았다. 국내 주요 도시 25개의 인구를 합치면 3천500만명. 미국의 주요 25개 도시와 비교하면 오히려 더 많다고 한다. 미국은 인구 분포가 넓게 퍼져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인구 집약적인 시장 구조는 상대적으로 고객 모집 비용을 낮춰준다. 마케팅에 들어가는 비용 역시 상대적으로 적다는 의미가 된다. 해외 투자자들이 관심을 갖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김 대표는 국내 스타트업들의 정량적 분석 역량이 낮아 이에 대한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숫자를 모니터링 하고 해석하면서 데이터를 만들고 이 데이터를 전략에 반영하는 역량은 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며 시장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이를 통한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성상훈기자 hns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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