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미기자] 모바일 간편결제 시장을 둘러싼 업체들의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 되면서 유통업계도 관련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경쟁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오픈마켓과 소셜커머스 등 온라인 쇼핑업체들 대부분은 이미 간편결제 시스템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으며, 유통공룡인 신세계그룹도 지난 23일 SSG페이를 정식으로 선보이며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유통업체 중 외부 결제시스템이 아닌 자체적으로 개발한 간편결제 시스템을 적용한 곳은 G마켓·옥션을 운영하고 있는 이베이코리아와 인터파크, 티몬, 신세계그룹 등 총 4곳이다.
또 11번가의 경우는 SK플래닛이 개발한 '페이핀'과 '시럽페이'를 활용하고 있는 경우다.
◆불 붙은 페이전쟁, 유통업체도 잇따라 가세
유통업계에서 가장 먼저 간편결제 시스템을 선보인 곳은 인터파크다. 이곳은 지난 2012년 자회사를 통해 '옐로페이'를 처음 선보였으며 인터파크를 중심으로 사용처 확대에 나서고 있다.
옐로페이는 은행계좌를 여러 개 등록해 필요한 금액을 본인 계좌에서 지급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며, 옐로머니를 보유하고 있을 시 연이율 2%로 이자도 받을 수 있다.
G마켓과 옥션을 운영 중인 이베이코리아는 지난해 4월 자체 개발한 '스마일페이'를 도입했다. 또 지난 5월에는 계좌이체 서비스도 도입해 쇼핑 편리성이 증가되면서 고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21일부터 한 달간 스마일페이 결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1% 상승하기도 했다.
소셜커머스 티몬도 지난 3월 간편결제 서비스 '티몬페이'를 출시했다. 티몬페이는 티몬 앱이나 PC상에서 최초 1회 카드정보와 6자리 개인인증번호를 등록하면 비밀번호만으로 3초만에 결제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티몬 안승래 페이먼트사업제휴팀장은 "온라인뿐 아니라 오프라인 결제시장 공략를 위해 3개월 전부터 '티몬캐쉬'를 유통하기 시작했다"며 "중소·중견기업 및 자영업자들을 위한 멤버십 관리 프로그램인 '티몬플러스'를 통해 향후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고객들이 티몬페이를 많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신세계그룹은 최근 유통업계 최초로 신세계 계열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간편결제 시스템 'SSG페이'를 선보여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SSG페이는 선불식 'SSG머니(MONEY)'와 후불식 신용카드 간편결제가 앱 내에서 동시 진행되는 복합결제 서비스로, 하반기에는 계좌를 통한 직불형태의 간편결제 서비스도 제공될 예정이다.
이 외에도 롯데그룹 역시 올해 안에 이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며 현대백화점도 기존 멤버십 서비스인 '현대백화점 카드'에 모바일 결제시스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를 시작으로 롯데와 현대 등 오프라인 매장을 갖고 있는 업체들이 시장에 진출하게 되면 온라인 유통업체뿐 아니라 다른 업계의 경쟁사들보다도 유리한 점이 많다"며 "특히 언제 어디서든 사용할 수 있는 범용성 측면에선 이들을 따라갈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안·범용성·편리성'이 관건…"1년 후 승자 결정될 것"
이처럼 유통업체들뿐 아니라 국내 카드사·이동통신사·주요 포털·결제대행(PG)사 등이 앞 다퉈 간편결제 시장에 진입한 가운데 게임사인 NHN엔터테인먼트도 다음달부터 온·오프라인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는 '페이코'로 경쟁에 가세한다.
또 국내 업체를 넘어 페이팔·알리페이·텐페이·개시플러스·유페이·애플페이·안드로이드 페이 등 해외업체도 한국 시장 진입에 의욕적으로 나서면서 간편결제 시장 경쟁은 더욱 달아오를 전망이다.
특히 지난 3월 한국어 서비스를 시작한 페이팔은 현재 한국 금융회사들과 접촉하며 본격적인 한국 시장 공략을 준비하고 있으며, 알리페이는 이미 국내에 2만 개의 가맹점을 확보해 둔 상태다. 올해 하반기 미국에서 먼저 선보이는 안드로이드 페이와 지난해 10월 출시한 애플페이도 한국 진출을 앞두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업계에서는 다양한 서비스들이 등장했지만 '보안·범용성·편리성' 등을 갖춰야 시장 경쟁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시스템 적용이 쉬운 온라인 시장과 달리 활성화되지 않은 오프라인 결제 시장을 누가 먼저 선점하는지에 따라 업체들의 성패가 갈릴 것으로 보고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출시된 서비스 중 오프라인 결제가 활성화된 것은 많지 않다"며 "전국에 220만 개의 오프라인 가맹점을 보유한 신용카드를 뛰어넘을 수 있어야 간편결제 서비스가 주요 지급결제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모든 사업자들의 최종 목적은 오프라인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라며 "많은 가맹점을 확보해 오프라인에서도 자유롭게 간편결제 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곳이 추후 시장을 장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간편결제 시장에서 보안 문제가 터지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사실을 각 업체들이 잘 알기 때문에 보안 준비는 모두 철저하게 하고 있다"며 "앞으로 보안 보다 범용성이 업체들의 운명을 가를 기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사이트마다 결제방식이 서로 달라 소비자들이 각 사이트를 이용할 때마다 혼동을 줘 불편함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예를 들어 티몬에서는 티몬페이를, 신세계 계열사에서는 SSG페이를 결제수단으로 요구하면 이용자들은 각각의 결제방식과 비밀번호를 제대로 암기하지 않으면 쉽게 이용할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서비스의 등장은 시장 활성화를 가져온다는 측면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고객 피로도를 높인다는 부정적인 측면도 있다"면서도 "각 업체들이 사용자 확보를 위해 경쟁적으로 마케팅을 진행함으로써 소비자에겐 여러 측면에서 좋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각 업체들의 결제방식이 지금은 조금씩 틀리지만 나중에 제일 간편하고 여러 곳에서 이용하기 편리한 모델로 통일될 것"이라며 "모든 서비스들이 출시된 후 내년 중반쯤이면 소비자의 눈높이를 충족하지 못한 브랜드들이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어 "현재 사업자들의 서비스나 기술 수준이 비슷해 큰 차별성이 없어 리딩 사업자가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며 "각각의 판매망에만 국한된 서비스로는 국내 시장을 노리고 있는 해외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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