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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웨어러블 시대, 부품열전 ⑤삼성 vs LG


배터리 성능·디자인 차별화가 관건… 결국은 플렉서블

[양태훈기자] 웨어러블 시장이 전자업계의 새로운 먹거리로 주목받으면서 선두 업체인 삼성과 LG의 차기 격전지가 되고 있다.

삼성과 LG는 부품에서 세트까지 수직계열화를 통한 시너지가 가능한 사업구조로 포스트 스마트폰 시대 웨어러블 기기가 그룹의 또다른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새로운 형태(폼팩터)의 제품 경쟁이 가열되면서 무엇보다 이를 구현할 수 있는 부품 경쟁력 확보가 관건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배터리부터 디스플레이 패널, 기판, 모듈, 반도체에 이르기까지 차별화된 기술을 확보, 시장 선점에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 LG화학·삼성SDI, '적층 기술' 통해 폼팩터 차별화

LG화학과 삼성SDI는 배터리 사용시간 개선 및 다양한 폼팩터의 웨어러블 기기를 겨냥, 각각 '프리 폼 배터리'와 '초소형 배터리 셀 적층·V 벤딩'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프리 폼 배터리는 자사의 특허 기술인 '스택 앤 폴딩(적층)' 방식을 활용, 손쉽게 여러가지 형태로 만들수 있는 배터리를 말한다.

최근 LG화학은 세계 최초로 육각형 모양의 '헥사곤 배터리' 개발에 성공, 올 연말부터 본격적인 양산을 통한 주요 글로벌업체 공급에 나선다.

이 제품은 여러 개의 배터리를 쌓은 뒤, 측면을 자르는 방식으로 가령 원형 디자인의 스마트워치에 적용하면 기존 사각형 배터리보다 더 큰 용량을 구현할 수 있다. 기존 사각형 배터리 대비 용량은 25% 이상, 사용시간은 최대 4시간 늘어나게 된다.

삼성SDI의 초소형 배터리 셀 적층 기술은 경쟁사의 스택 앤 폴딩 방식처럼 양극재와 분리막, 음극재를 계단처럼 쌓되 추가적으로 에너지 밀도를 높이는 V벤딩 기술을 추가한 것. 동일한 폼팩터에서도 기존보다 더 큰 용량을 확보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실제로 삼성SDI는 지난해 57R(반지름이 5.7cm인 원의 휜 정도) 곡률의 플렉서블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스마트밴드 '기어 핏'에 경쟁사 대비 5배 수준 용량의 210밀리암페어(mAh) 커브드 배터리를 탑재한 바 있다.

배터리 사용시간은 최대 5일. 이른 기존 스마트워치 성능의 2배로 웨어러블 기기의 단점으로 꼽혔던 배터리 성능을 개선했다는 평가다.

현재 삼성SDI는 배터리 용량을 500mAh까지 확대할 수 있는 기술수준을 확보한 상태다.

◆ 삼성·LGD, 플렉서블·원형 '폼팩터' 변화에 대비

삼성 및 LG디스플레이는 웨어러블 기기의 다양한 폼팩터 차별화를 위해 폴더블 등의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이는 앞서 시장에 출시된 삼성전자의 '기어 시리즈'나 LG전자의 'G워치' 등이 스마트폰 대비 작은 화면 크기로 구현할 수 있는 콘텐츠가 적고, 소비자들의 수요를 끌어낼만한 디자인 요소가 부족했다는 지적 때문이다.

화면을 접었다 펼치는 폴더블 방식은 크기를 마음대로 늘릴 수 있는 만큼 사용성이 뛰어나고, 차별화된 디자인을 강조하기에도 유리하다.

양사는 현재 별도의 스트랩(줄) 없이 사용자의 손목 곡률에 맞게 웨어러블 기기를 착용할 수 있는 수준의 상용화 기술까지는 확보한 상태로, 폴더블을 넘어 화면을 자유롭게 구겼다 펼 수 있는 스트레쳐블에 대한 연구개발도 함께 진행 중이다.

다만, 양산 측면에서는 최근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높은 비중을 확보하고 있는 원형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제품 생산에 주력, 폴더블 디스플레이 양산 기술을 단계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벤더블 디스플레이 생산도 고려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경쟁사 대비 제품 출시가 늦었던 만큼 화면 크기를 0.35인치 더 키우고 해상도도 '360x360'으로 높인 1.65인치 원형 OLED 디스플레이를 올 하반기부터 본격 양산할 계획이다. 이는 삼성전자가 선보일 첫 원형 스마트워치 '기어A(가칭)'에 탑재될 것으로 예상된다.

LG디스플레이는 경쟁사 대비 약 1년 앞서 원형 OLED 디스플레이 양산을 시작한 만큼 외형보다는 내부적인 성능개선이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독자 개발 기술인 파워세이브모드(PSM)를 더욱 발전시켜 전력효율성을 높이고, 슬림한 스마트워치 제품 개발을 위해 패널의 두께를 더욱 얇게 만든다는 것.

앞서 LG전자의 'G워치R', 'G워치 어베인' 등에 탑재된 LG디스플레이 원형 OLED 디스플레이는 두께가 0.6mm로 경쟁사 제품 대비 약 0.28mm 얇은 수준을 구현한 바 있다.

◆삼성전기·LG이노텍, 플렉서블 기판·무선충전 모듈 개발에 '집중'

삼성전기와 LG이노텍도 웨어러블 기기의 다양한 폼팩터 변화에 대비한 플렉서블 인쇄회로기판(PCB) 기술의 핵심 부품 개발을 진행, 특히 기존보다 편의성을 더욱 높인 차세대 무선충전 기술 도입을 준비 중이다.

이는 플렉서블 PCB 기판은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웨어러블 제품 개발에 필수적인 기판이기 때문.

양사는 각각 '리지드 플렉스(Rigid Flex)'와 '칩온필름(COF)'을 개발, 시장상황에 대비하고 있는데, 이는 폼팩터 차별화가 웨어러블 시장 선점에 필수요소로 부각되고 있는 만큼 부품을 적기에 공급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인 것.

삼성전기가 개발 중인 리지드 플렉스는 다층의 구조로 이뤄진 경성(Rigid) PCB와 연성(Flexible) PCB를 결합한 기판을 말한다. 여러 장의 기판 쌓으면서 3차원(3D)로 회로선(배선)을 연결해 소형화 및 경량화에 유리한 강점을 제공한다.

예컨대 카메라 모듈 등의 두꺼운 부품을 탑재할 경우, 기판의 단차를 둬 전체적인 두께를 줄일 수 있다.

현재 삼성전기는 약 10만회에 달하는 구부러짐에도 견딜 수 있는 리지드 플렉스 기판의 신뢰성을 확보한 상태로, 두께도 시중에 출시된 일반 상용 제품(10층을 기준) 대비 얇은 0.8mm 이하의 제품을 준비 중이다.

칩온필름은 폴리이미드(PI) 필름 위해 미세회로를 그려 드라이브 집적회로(IC) 등을 실장할 수 있는 기판이다. 접거나 말 수 있는 유연성을 통해 모듈을 소형화하고 부품의 두께를 대폭 줄일 수 있는 게 강점이다.

드라이브 IC 실장 후, 화면 구동용 전기적 신호를 디스플레이 패널로 전달하는 기능을 담당하는데, 웨어러블 기기의 두께와 베젤(테두리)을 최소화 할 수 있는 기능성을 제공한다.

LG이노텍은 현재 필름의 양면(위·아래)을 모두 활용할 수 있는 '2-메탈 양면 필름온칩' 기술개발을 완료한 상태로, 이는 기존 대비 회로 집적도를 최대 1.8배 높여 두께를 더욱 줄일 수 있는 이점을 제공한다.

양사는 웨어러블 기기의 무선충전 기술개발에도 집중하고 있다.

새로운 배터리 소재개발 없이는 급격한 배터리 사용시간 연장이 이뤄질 수 없는 만큼 수시로 쉽게 웨어러블 기기를 충전할 수 있는 사용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무선충전 기술은 충전모듈 및 송·수신기를 접촉해야만 하는 충전이 가능한 '자기유도' 방식과 수미터(m) 거리가 떨어져도 충전이 가능한 '자기공명(리젠스)' 방식으로 나뉜다.

자기유도 방식의 경우, 현재 시중에 출시된 상용제품은 5와트(W)급 충전효율을 제공하는 수준이지만, 지난달 말 무선충전 기술 국제표준화단체인 무선전력컨소시엄(WPC)이 15W급 급속 무선충전 관련 표준을 마련한 만큼 내년 상반기부터는 15W급 제품의 활성화도 기대가 되는 상황이다.

더불어 자기공명 방식은 최근 시장 트렌드인 메탈케이스 적용 모바일 기기도 충전할 수 있는 솔루션이 개발돼 향후 상용화가 이뤄질 예정이며, 올 연말부터는 삼성 외에도 인텔·퀄컴이 상용제품 출시에 가세해 본격적인 시장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 삼성전자, '웨어러블용 모바일AP·센서허브' 개발에 박차

삼성전자는 웨어러블용 반도체 시장 공략을 위해 저전력 및 초소형 크기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모바일AP)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배터리 사용시간 개선 및 폼팩터 차별화 구현을 위해 14나노미터(nm, 10억분의 1미터) 미세공정 기반의 웨어러블용 '엑시노스AP'의 기술개발도 진행 중이다.

이는 14나노미터 기반 모바일AP는 기존 20나노미터 공정 대비 전력효율은 약 35%, 성능은 약 20%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더불어 미세공정 기술이 적용돼 한 웨이퍼당 생산할 수 있는 칩셋도 약 30% 늘어 단가측면에서도 유리, 칩셋 크기도 줄어 폼팩터 차별화에 대한 시장 요구를 만족시키기에도 적합하다.

모바일AP 외에는 각종 센서와 연동해 사용자의 생체정보를 효율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센서허브인 '바이오프로세서' 기술개발에도 집중하고 있다.

최근 웨어러블 시장에서 헬스케어 등의 서비스가 시장 수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콘텐츠로 부각되는 만큼 각종 센서들을 통합,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센서허브로 대응하겠다는 전략인 것.

실제 바이오프로세서는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과 디지털신호처리프로세서(DSP), 아날로그프론트엔드(AFE), 심전도(ECG), 맥파(PPG) 등이 통합된 형태로 구성. 통합 칩인 만큼 여러 개의 칩셋을 구성하는 것보다 면적을 대폭 줄일 수 있고, 전력효율성도 높일 수 있는 이점을 제공한다.

예컨대 기존의 각종 센서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모바일AP가 처리했던 것과 달리 역할을 분담해 불필요한 전력소모를 줄이고, 다양한 센싱 정보를 종합해 지각 능력을 높여주는 기능성을 제공하는 셈.

특히 체지방, 호흡, 심장박동, 혈압 등 다양한 센서에서 제공되는 데이터를 하나의 웨어러블 기기에서 한 번에 처리할 수 있어 웨어러블 기기의 헬스케어 기능성을 더욱 강화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시장상황을 보고 바이오프로세서를 활용한 웨어러블 기기를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다. 바이오프로세서는 앞서 지난 2013년 11월 미국에서 개최된 삼성개발자컨퍼런스(SDC)에서 첫 공개됐다.

양태훈기자 flam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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