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29일 추경 편성 등 경제 활성화를 위한 대책을 주문했지만 거부권 정국으로 인한 국회 경색으로 인해 당분간 실행에 옮기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메르스와 가뭄 피해로 경제에 부정적 영향이 미쳤다고 하면서 "우리 경제를 정상 성장궤도로 하루빨리 복귀시키고 소비를 비롯해 일상적 경제활동이 제 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과감한 소비 진작 대책을 마련해야 하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주 정부가 발표한 특단의 경제 활성화 대책과 구조개혁 방안을 담은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최대한 신속하게 추진해주기를 바란다"며 "시간 타이밍을 놓치게 되면 돈은 돈 대로, 재정은 재정대로 들어가면서 효과는 못 내기 때문에 결국 빚더미에 앉는 결과가 될 수밖에 없다"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이것은 속도가 굉장히 중요하고 그렇게 해야만 우리가 과감한 재정을 투자하면서도 소비나 경제를 살릴 수 있고 이것이 계기가 돼서 회복세로 들어갈 수 있다"며 "속도를 늦추지 않도록 특별히 신경을 써야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추경 예산 편성, 구조조정 등을 법으로 지원해야 할 국회는 극한 경색에 빠져 있다. 박 대통령이 국회법 개정안에 거부권을 발동하면서 야당은 국회 일정 전면 보이콧을 선언한 상태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29일에도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국회법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이유는 국회가 정부의 행정을 간섭해 삼권분립 원칙을 훼손한다는 이유였다"며 "지금 박근혜 대통령이 여당 원내대표에게 물러날 것을 압박하고 있는 것이야말로 삼권분립을 무너뜨리는 중대한 위헌처사"라고 맹비난했다.
추경 예산 등을 논의해야 할 새누리당 원내지도부 역시 국회법 거부권 정국의 직격탄을 맞아 위기에 처한 상태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이날 경기 평택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경제인 건의 사항을 이번 추경과 2016년 예산에 적극 반영하는 것을 진지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사퇴하지 않을 뜻을 밝혔지만, 그 자리에서 김태호 최고위원의 반박에 부딪혔다.
김태호 최고위원은 "지금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당청 간 갈등 정상화가 필요하고 이후 국회 정상화가 필요하다"며 "당청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가장 큰 원인을 제공한 유승민 원내대표가 용단을 내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 원내대표가 퇴진하면 현재 원내 지도부 역시 동반 사퇴한다. 이후 조속히 새로운 원내대표를 선출해도 7월 추경 편성은 사실상 어렵게 된다.
더구나 국회 경색은 상당기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는데 문제가 있다. 이같은 갈등은 당초 예상된 것이었지만 청와대는 국회법 거부권과 유승민 원내대표 책임론을 주도했다. 대통령이 말한 경제활성화 법안에 상당기간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큰 가운데 이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청와대의 방안이 주목된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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