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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구민]구글 브릴로-스마트폰에서 사물인터넷으로


구글은 5월 28일 열린 구글 개발자 행사 ‘구글 IO’에서 새로운 사물인터넷 플랫폼을 발표했다. 플랫폼 전체의 이름을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새 플랫폼은 운영체제인 브릴로, 통신 프로토콜인 위브, 스마트폰에서 사물인터넷 기기를 쉽게 제어하기 위한 사용자 인터페이스로 구성된다.

구글의 사물인터넷용 플랫폼 발표는 오래 전부터 예상되기는 했었다. 그동안 ‘모든 기기에 구글의 기술을 탑재’하려는 구글은 스마트폰 용 안드로이드, TV용 안드로이드 TV, 자동차용 안드로이드 오토, 스마트 와치용 안드로이드 웨어 등을 발표해왔다.

이러한 플랫폼들은 사물인터넷 기기에는 무겁기 때문에 경량화된 플랫폼의 발표가 예상되어 왔다. 이 번 발표는 향후, 스마트폰, 가전, 스마트홈용 기기, 스마트 카 등 모든 스마트 기기들을 안드로이드로 묶으려는 구글의 전략을 잘 보여준다.

◆스마트폰에서 사물인터넷으로의 영역 확장을 위한 플랫폼

구글은 2014년 1월 네스트 인수 이후로, 네스트에서 파생되는 스마트홈 사업에서 큰 폭의 성장을 해오고 있다. 그동안 구글 내부에서는 네스트의 오작동이나 사용성에 대한 반론이 다양하게 제기되어 왔다. 이 번 플랫폼에서는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하면서, 네스트의 장점을 반영한 미래적인 연결을 강조했다고 볼 수 있다.

이 번에 발표된 플랫폼 구성은 경량화된 OS, 통신 및 연결, 사용자 경험 제공으로 요약할 수 있다. 브릴로는 일반 사물인터넷 기기에 사용하기 위하여 경량화된 저전력 OS이다. 브릴로는 가벼운 사물인터넷 기기를 위한 OS의 최소한의 기능과 안드로이드, 저전력 블루투스 등의 최소한의 연결 기능을 제공한다.

위브에서는 클라우드 연결성과 기기간 연결성 및 기기간 상호 작용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스마트홈에서 연결되는 기기들은 하나의 기기에서 발생한 이벤트를 서로 간에 알고 있을 필요가 있다. 위브의 특징은 이러한 기기들의 연동 및 동기화를 제공해 준다는 점이다. 네스트의 경험을 살려서, 기기간 연결을 제공하면서도, 네스트 이후의 미래 사물인터넷 기기를 고려한 설계를 반영했다.

또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 사물인터넷 기기를 효과적으로 제어하기 위한 사용자 경험도 함께 제공하여 사용자 편의성에 대한 고민도 함께 담았다. 브릴로와 위브 기반의 기기를 스마트폰이 자동으로 인식하고, 세팅 및 제어 기능을 제공한다. 작년에 애플이 발표한 홈킷에서 아이폰으로 스마트홈을 제어하는 인터페이스와도 유사하게 볼 수 있다.

브릴로 OS로 사물인터넷 기기를 만들고 위브 프로토콜로 기기들이 서로 연결되며, 안드로이드 폰에서는 쉽게 사물인터넷 기기를 세팅하고 제어할 수 있게 된다. 어느 한 기기에서의 동작은 다른 기기들로 보고되기 때문에, 기기 간의 자율 제어가 가능하게 된다.

향후에는 이 번 플랫폼도 향후 ‘안드로이드’ 브랜드로 편입되면서, 스마트폰에서 스마트홈으로, 그리고 모든 사물인터넷 기기로 확장되어 가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구글 측은 브릴로는 올해 3 분기에, 위브는 올해 4 분기에 만나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안드로이드폰-클라우드-네스트의 연결에서 볼 수 있는 발전 가능성

구글의 사물인터넷 플랫폼은 기기용 소프트웨어-통신모듈-클라우드 등을 종합적으로 제공하려는 최근의 사물인터넷 플랫폼 경향을 반영한다. 올신 얼라이언스, OIC(Open Interconnect Consortium) 등의 플랫폼이나 최근 발표된 삼성 아틱의 플랫폼 구성과도 유사한 구성이다.

구글의 안드로이드 폰, 스마트 와치, 스마트카, 스마트 TV, 네스트 기반 스마트홈에서 일반 사물인터넷 기기로의 영역 확장을 시도 하고 있다. 안드로이드 폰과 구글의 클라우드 기술, 네스트가 지원하는 스마트홈으로 볼 때 향후 발전 가능성이 충분히 엿보이는 대목이다.

◆스마트폰 이외의 기기 확장을 시도하는 구글과 애플

그동안, 구글과 애플은 스마트폰 시장에서 타 기기로의 영역 확장을 계속 시도하여 왔다. 결과는 절반의 성공이라고 볼 수 있다. 오히려, 당초 기대했던 것보다는 속도가 느려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스마트카와 TV 시장에서 구글과 애플은 원하는 바를 모두 얻지는 못했다.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는 제한된 기능으로 상용화를 시작하는 것만으로 만족해야 하는 상황이고, TV 시장은 실패에 가까운 결과를 얻고 있다. 하드웨어를 직접 제작하지 못하다 보니 벌어지는 상황이다.

구글 네스트는 스마트홈에서 큰 폭의 성장을 거듭하고 있지만, 네스트 사업과 타 구글 사업 영역의 융합이 필요한 상황이다. 구글이 처음에 지향하던 오픈 소스 정책도 기기에 따라서 폐쇄적이 되면서 지지 기반을 잃어 가기도 하고 있다.

스마트폰을 자체 브랜드로 생산하는 애플에 비해서 안드로이드만을 제공하는 구글의 경우에는 스마트폰 장악력이 떨어진다. 스마트폰 파생 기기나 연결 기기의 면에서 아이폰의 파워를 당해내지 못하고 있다.

아이폰이 파생 기기 시장을 키워 나가고 있는 반면에, 구글이나 삼성의 경우에는 안드로이드 폰 파생 기기 시장을 키워가지 못하고 있다. 안드로이드웨어 기반의 스마트와치가 7개나 되지만, 애플 와치의 인기에 비교가 되지 않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브릴로 프로젝트의 성패 여부는 파트너십

향후 브릴로 프로젝트의 성패 여부는 하드웨어 사업자들을 얼마나 끌어들이느냐에 달려 있다. 하지만, 안드로이드 폰의 확장 때만큼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퀄컴의 올신얼라이언스는 이미 회원사 기기 간의 연동에서 한참 앞서 나가 있으며 OIC도 여러 회원사 기기를 연동하여 사물인터넷 시장 확산을 꾀하고 있다. 또한, 삼성의 스마트씽즈와 스마트홈 플랫폼 기반 스마트홈 사업도 성장하고 있으며, LG 등 가전사들도 자체 플랫폼을 상용화하고 있다. 애플의 홈킷은 아이폰의 파워 하나 만으로 확장 가능성이 충분하다.

구글의 오픈 소스 정책이 애매해지는 상황에서 파트너사에 대한 당근 정책이 추가로 필요한 상황이다. 물론, 아직 사물인터넷 플랫폼에 대한 고민이 없었던 저가 기기 업체나 중소 기업들에게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스마트폰에서 중국 업체들의 성장에 안드로이드 플랫폼의 고성능화와 안정화가 있었던 것과 같은 현상이, 사물인터넷 시장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가전사 및 중소 업체의 협력을 통한 상생 모델 구축 예상

결국, 브릴로 프로젝트의 성패는 파트너십 구축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구글의 사물인터넷 정책은큰 폭의 성장을 해 나가고 있는 네스트를 현 시점에서 축으로 두면서, 삼성, LG 등의 가전기기 사와의 협력, 중국 업체 등 저가 기기 업체들과의 협력, 기타 사물인터넷 기기에서 중소 업체들과의 협력 등으로 미래 사업 확장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안드로이드 폰-안드로이드 TV-안드로이드 웨어 스마트 와치-브릴로 기반 사물인터넷 기기를 연결하는 구글의 사물인터넷 정책에 대한 성패가 주목된다.

/정구민 국민대학교 전자공학부 부교수

정구민

국민대 전자공학부 교수(부교수)는 서울대 제어계측공학과에서 학사·석사학위를, 서울대 전기컴퓨터공학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솔루션 전문기업 네오엠텔 기반기술팀, SK텔레콤 터미널 개발팀 등에서 근무하면서 업계와 학계를 두루 거친 전문가다. 현재 한국자동차공학회, 한국멀티미디어 학회, 대한전기학회 등에서 열정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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