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례, 장유미, 민혜정기자] 중국과 함께 세계 최대 시장으로 꼽히는 인도 시장 공략을 위해 주요 그룹 총수와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나섰다. 국빈 방한한 인도 총리를 상대로 경제외교는 물론 기업인들의 장외 경쟁도 후끈 달아오른 형국이다.
19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국빈 방한한 가운데 공식 일정인 '한·인도 CEO 포럼'을 전후로 삼성과 현대차, LG, 롯데 등 재계 총수와 경영진들이 모디 총리와 잇단 회동,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인도 상공부는 이날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대한상의, 코트라, 인도 상의와 함께 '한-인도 CEO 포럼 출범식'을 개최했다. 출범식에는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물론 한국, 인도 기업 주요 CEO들이 참석해 양국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포럼은 지난해 1월 박근혜 대통령의 인도 방문을 계기로, 산업협력관계 강화 필요성에 따라 양국 정부가 뜻을 모아 약 1년여의 준비기간 끝에 출범했다.
행사에는 인도 최대 글로벌 기업인 아디티아 비를라 그룹의 쿠마르 비를라 회장과 두산그룹 박용만 회장이 포럼 공동위원장을 맡아 참석했고,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 정진행 현대기아차 사장 등 재계 경영진도 함께했다.
또 포럼 위원 36인을 포함, 양국 기업인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양국간 경제협력 방안 ▲양국 기업 파트너십 구축 방안 등을 논의했으며 일대일 비지니스 상담회도 열렸다.
참석자들은 양국이 아시아 3, 4위 경제대국의 위상에 걸맞는 경제협력 수준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기업인들의 역할이 크다는 것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삼성·현대·LG·롯데 등 인도 투자 확대에 '주목'
최근 인도 정부는 '메이크 인 인도(Make in India)'를 기조로 해외 유망기업들의 투자를 적극 유치하고 나선 상태. 이날 포럼은 물론 행사 이후 총리와 재계 만남 역시 이같은 인도 투자 확대 등을 집중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한국과 인도는 현대자동차의 인도 자동차 진출, 인도 마힌드라그룹의 쌍용차 인수, 현지 스마트폰 및 생산공장 운영 등 산업적 측면에서도 협력이 확대되고 있다. 아울러 인도는 중국에 이은 최대 시장으로 국내 기업의 새로운 전략지로 부상중이다.
이날 산업통상자원부도 인도 정부와 시청각공동제작 협정 및 전력·에너지신산업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협력을 확대하고 나섰다.
아울러 CEO 포럼 행사를 전후로 주요 그룹의 총수와 경영진도 모디 총리와 별도 만남을 갖고 그룹 차원에서 사업 협력 확대에 적극 나섰다.
모디 총리는 CEO 포럼 이후 힐튼호텔로 자리를 옮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시작으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및 정의선 부회장과 따로 시간을 가졌다.
신동빈 회장은 이날 오전 모디 총리를 만나 현지 사업을 설명하고 투자 확대를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롯데그룹은 롯데제과가 1990년대 말 제품 수출을 시작하면서 인도와 첫 인연을 맺었다. 2004년에는 현지 제과업체인 패리스사(社)를 인수해 국내 식품 기업으로는 가장 먼저 현지 사업에 진출한 상태다.
이날 신동빈 회장은 "인도는 모디 총리의 경기부흥 정책으로 해마다 7% 이상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하는 등 매력적인 시장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롯데는 현재 다양한 현지 투자 방안에 대해 관심을 갖고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도 11시께 모디 총리를 만나 30분 가량 사업을 논의했다.
모디 총리는 정몽구 회장에게 이미 가동 중인 현대차 인도 1·2 공장에 이어 3공장 신설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고, 현대차측도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몽구 회장은 면담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은 인도 제 3공장 건설 계획을 묻는 질문에 "검토 중"이라고 짧게 답했다.
또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 신종균 삼성전자 IT·모바일(IM)부문 사장 등도 힐튼호텔에서 모디 총리와 따로 만나 인도 내 협력 및 투자 확대 등 방안을 논의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인도에서 각각 스마트폰과 가전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이날 구본준 부회장은 모디 총리와의 면담을 위해 12시께 안승권 사장(CTO)과 함께 힐튼호텔에 도착했다. 구 부회장은 20분 가량 모디 총리와 면담을 가졌으나 이날 회동에 대해서는 별 언급은 없었다.
이후 도착한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은 김영기 네트워크사업부 사장과 모디 총리를 만나 스마트폰 등 협력 방안 등을 협의했다.
한편 이날 모디 총리는 이들 기업 경영진과의 면담을 끝내고 오후 울산 현대중공업 본사를 찾아 현장을 둘러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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