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기자]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준비중인 데이터 중심 요금제가 관심을 불러 모으고 있다.
KT가 2만9천900원에 음성통화를 무제한 제공하고 데이터 이용량에 따라 정액요금을 차등하는 요금제로 바람몰이를 시작한 가운데 경쟁사들이 어떤 카드로 반전을 노릴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데이터 중심 요금제 출시를 앞두고 차별화 포인트 마련에 열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LG유플러스는 이르면 금주 중, SK텔레콤은 미래창조과학부의 요금인가 절차가 마무리되는대로 새 요금제를 선보일 계획이다.
업체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이전의 요금제 출시 때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이동통신사들은 경쟁사가 신규 요금제 서비스를 시작하면 하루나 이틀 내에 비슷한 요금제를 내놨다. 때문에 요금제 베끼기나 담합이라는 지적도 받아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KT의 '선공' 이후 일주일이 다되도록 경쟁사들이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이번 데이터 중심 요금제는 과거 다른 요금제와는 달리 음성에서 데이터 중심으로 요금 과금 체계가 완전히 바뀌는 시발점"이라며 "무턱대고 따라갈 수 없는 중요한 시점이기 때문에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내부에서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이 발목 잡나
업계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가장 고심하고 있는 부분이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1분기 기준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ARPU는 각각 3만6천313원과 3만5천792원이다. KT는 3만4천389원에 그쳤다.
업계는 KT가 이통3사 가운데 가장 먼저 데이터 선택 요금제를 선택하 수 있었던 것도 ARPU에서 찾고 있다. 관계자들은 상대적으로 경쟁사보다 ARPU가 낮았기 때문에 2만9천900원에 음성을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요금제를 도입할 수 있었다고 분석한다.
KT의 경우 데이터 1GB를 기본으로 쓸 수 있는 요금제의 매출이 3만4천900원. 이는 KT의 지난 1분기말 ARPU보다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사정은 다르다. 같은 요금구간을 설정한다고 가정하면 1분기말 ARPU보다 낮은 요금을 이용자에게 받게된다. 이는 수익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통신사 관계자는 "KT보다 저렴하게 요금을 설계하자니 ARPU 감소가 걱정이고 KT보다 비싸게 요금을 설계하면 경쟁력이 떨어진다"며 "요금 경쟁력을 만회하기 위해 동영상 콘텐츠나 멤버십을 대폭 확대하는 방향으로 요금이 설계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밀당'과 비슷한 새로운 서비스 어디 없나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KT가 도입한 '밀당'과 유사한 서비스를 내놓을지도 관심사다.
KT는 데이터 선택 요금제 가입자에게 매달 제공되는 데이터가 남으면 다음달로 이월하고 모자라면 다음달 데이터를 미리 당겨쓰는 '밀당'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용자가 보다 합리적으로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어 호응을 얻고 있다.
KT가 이 '밀당'을 경쟁사와의 차별화 포인트로 적극 홍보하고 있는 만큼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비슷한 방식을 도입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경쟁사 관계자는 "(KT보다) 데이터를 더 많이 제공할 것인가, 이월기간이나 방식을 더 효율적으로 할 것인가 등 다양한 방안을 시뮬레이션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허준기자 jjoon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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