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청와대가 공무원연금 개혁과 관련, '국민연금 명목소득 대체율을 50%로 인상하면 1702조원의 세금 폭탄' 등이라고 밝힌 데 대해 여당인 새누리당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여야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가 '가이드라인 제시'로 비쳐질만한 입장을 발표하면서 야당의 반발만 샀다는 지적이다.
김용태 의원은 11일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 "청와대 발표는 매우 적절치 못한 처신"이라며 "청와대의 답답한 입장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다. 원론적인 입장 표명이었다고 이해할 수 있겠지만 중요한 건 시점"이라고 질타했다.
김 의원은 "유승민 원내대표가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와 어제 오후 2시부터 협상을 하는데 협상이라는 건 밀고 당기는 게임 아니냐. 유 원내대표에 매우 큰 재량권을 줘야 한다"며 "어떤 기준점을 제시해 버리니 유 원내대표 입장에서는 매우 옹색한 처지가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당 대표는 청와대가 이야기한 기준점을 협상을 통해 찾아내려고 노력하지 않았겠느냐"라며 "그런데 그걸 미리 이야기해버리니 패를 먼저 보여준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거듭 비판했다.
친박계인 홍일표 의원도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윤재선입니다' 인터뷰에서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처리하기 위해 야당과 협상을 해야 하는데 야당을 너무 자극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홍 의원은 "청와대로서는 (국민연금 명목소득 대체율) 50%를 명기하게 되면 여러 가지 어려움이 예상되기 때문에 사실관계를 좀 알려야겠다는 취지에서 (입장을 발표) 한 것으로 보이는데 타이밍이 적절했던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당내 일각에서는 공무원연금 개혁 논의 과정에서 당청 간 불협화음이 이는 것처럼 비쳐지는 것 역시 문제 해결을 방해하는 요소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용태 의원은 "김무성 대표나 유 원내대표는 애써 (당청 입장이) 별 차이가 없다고 이야기하지만 객관적으로 큰 차이가 있다"며 "자꾸 당청 간 뭔가 잘 조율되지 않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강조했다.
김태호 최고위원은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중요한 논의 과정에서 당청 간 조율되지 못하고 매끄럽지 못한 불협화음에 대해서는 청와대든 당이든 철저하게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미숙기자 come2m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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