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미기자] 서울 시내에 3곳의 면세점 사업권을 지닌 롯데면세점이 소공동 본점 외에도 인근 호텔에서 로비점을 따로 운영하는 것을 두고 특혜 논란이 일고 있다.
한 곳의 사업장에서만 면세사업을 하고 있는 기존 사업자들과 달리 한 사업권으로 두 곳을 운영하고 있는 셈이기 때문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서울 시내 면세점은 호텔롯데(명동·잠실·코엑스) 3곳, 호텔신라(장충동) 1곳, 워커힐(자양동) 1곳, 동화(세종로) 1곳 등 총 6곳에서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롯데면세점이 실제로 운영하고 있는 점포수를 기준으로 하면 서울 시내 면세점은 총 7곳이 된다.
현재 롯데면세점은 소공동 본점과 월드타워점, 코엑스점 등 3곳에 대한 사업권을 획득한 상태다. 그러나 롯데면세점은 인근 소공동 롯데호텔 2층에 '로비점'을 따로 운영하고 있다. 이 점포는 롯데면세점 홈페이지 내 지점안내에도 소개돼 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로비점은 별도 점포가 아니며 거리가 떨어져 있다보니 따로 표기한 것"이라며 "호텔 투숙객의 편의를 위해 마련한 공간이며 점장도 따로 없다"고 말했다.
이어 "로비점은 소공점 면적에 포함돼 면세 특허를 받은 곳이어서 법적으로 문제될 것이 전혀 없다"며 "소공점과 달리 로비점은 매출도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관세청도 롯데가 소공동 본점의 면세 특허권을 받을 때 로비점을 입지에 포함시킨 상태여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홈페이지에 소공점과 로비점이 따로 운영되고 있는 것처럼 홍보를 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문제가 있다고 보고 권고조치 등을 할 계획이다.
관세청 관계자는 "롯데는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을 뿐 우회적으로 부정적 방법으로 운영했다고 볼 수는 없다"면서 "인근 건물에 있어도 상품 관리와 이동만 법규대로 한다면 기본적으로 문제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는 롯데면세점의 이 같은 면세점 운영 방식을 관세청이 허용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이다. 일각에서는 이대로 내버려둘 경우 향후 시장 질서를 어지럽힐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더군다나 롯데는 향후 롯데월드타워 완공 시 호텔이 들어서면 잠실 롯데월드점에 운영 중인 면세 사업장을 분할해 운영할 계획을 가지고 있어 논란은 더 가중될 조짐이다.
업계 관계자는 "로비점은 롯데가 하나의 사업권으로 마치 두 개의 매장을 운영하는 것처럼 보여 의아할 때가 많았다"며 "롯데와 같은 방식이 허용된다면 향후 다른 면세 사업자들도 하나의 사업권으로 인근 매장에 또 다른 매장을 운영할 수 있는 충분한 근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다른 사업자들이 롯데와 같은 방식으로 운영하고자 허가를 받는 것은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며 "롯데가 로비점을 운영하도록 내버려두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롯데처럼 호텔에 이원적으로 면세점을 운영할 경우 법적 논란이 있을 수 있어 다른 곳에서는 잘 시도하지 않는다"며 "1사업장 1매장 운영이 원칙이지만 롯데와 같이 운영이 가능하다면 기존에 면세 사업권을 가진 곳들이 굳이 또 사업권 취득에 나설 이유가 없는 거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어 "다른 사업자도 면세사업장 인근 지역의 별도 건물에서 매장을 무한정 확장할 수 있는 근거를 롯데가 제공한 셈이지만 다른 곳에서 이 같은 시도를 한다면 (관세청에서) 잘 받아들여주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관세청 관계자는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다른 곳에서 별도의 층과 매장을 운영하겠다는 신청이 최근에 들어온 적은 없어 어떻게 판단할 지에 대해 확실하게 말하기 어렵다"면서도 "이 같은 식으로 허가를 낸다는 것이 애매할 수도 있기는 하다"고 말했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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