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기자] 흔히 IDC센터는 '전기먹는 하마'로 불린다. 24시간 서버에서 뿜어내는 열 냉방을 위해 막대한 전력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 최영범 평촌센터 신축TF 팀장은 IDC의 오명을 바꾸려고 한다. 그가 구축하고 있는 평촌 메가센터의 냉방이 필요한 날은 여름 시즌인 100일 정도 뿐일 정도로 적다. 나머지 265일은 냉방없이 밖에서 불어는 찬 바람을 통해 자동냉방을 하는 시스템이다.
최영범 팀장은 "IDC가 전기먹는 하마라는 얘기는 옛날 얘기"라며 "다른 산업을 위해서라도 평촌 메가센터로 서버들을 이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자가 LG유플러스의 '평촌 메가센터' 구축현장을 방문한 것은 지난 17일. 7월 준공을 목표로 건설이 한창인 메가센터에서 LG유플러스가 자랑하는 외기냉방 시스템과 전력공급현황, 보안성 등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평촌 메가센터'는 대지면적 5천228평(1만7281㎡)에 축구장 12개 규모의 대형 IDC센터가 들어서는 아시아 최대규모의 IDC센터다. LG유플러스는 오는 8월부터 센터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으로, 고객사를 모집하고 있다.
◆곳곳에 보이는 뻥뚫린 '에어터널' 눈길
구축현장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공간은 건물 곳곳에 뚫린 '에어터널'이다. LG유플러스는 빌딩의 좌우측에 외부의 찬공기아 건물 안으로 손쉽게 유입될 수 있도록 에어터널을 마련했다.
좌우측 에어터널을 통해 찬공기가 유입되면 건물 내에서 발생한 뜨거운 공기들은 건물 중앙에 뚫어놓은 터널을 통해 외부로 빠져나간다. 건물 구축단계부터 철저히 외기냉방에 최적화된 건물을 만들기 위한 것.
최영범 팀장은 "평촌메가센터는 고집적서비스를 제공하는 IDC센터로는 거의 유일하게 전력효율지수(PUE) 1.4를 유지할 수 있다. 다른 센터는 1.8~2.0 수준"이라며 "외기냉방 시스템을 통해 기존대비 냉방효율을 50% 이상 개선했고 이에 따라 전력요금도 20% 이상 절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과천 화재 거울삼아 '안전성'에 신경
특히 지난해 4월 과천에서 발생한 데이터센터 화재는 더욱 안전한 데이터 센터를 구축해야 한다는 교훈을 줬다. 당시 화재는 연기가 빠져나가는 통로(연도)가 과열돼 화재가 발생했고 불이 건물 외벽을 따라 옥상에 위치한 냉각탑까지 망가뜨렸다.
LG유플러스는 이같은 화재를 거울삼아 연도 주변에 화기물질이 완전히 제거했다. 그리고 공기가 드나드는 에어터널 근처에 연도를 설치했다. 회사 측은 연도를 둘러싸고 있는 건물 내벽과 외벽은 불에 타지 않는 소재를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수해로 침수될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1층을 높이를 지난 50여년간 평촌에서 발생한 수해 시 최대 물높이보다 2.5미터 높였다. 건물 내부에도 최대한 계단을 활용, 물이 흘러들어와도 다른 방으로 물이 유입되지 않도록 설계했다.
◆전력 수급도 이상 무
정전 등 만약의 사태를 대비한 것도 눈에 띈다. 일단 평촌 메가센터 근처에 한국전력의 변전소가 위치하고 있다. 이 센터는 한전 변전소로부터 직접적으로 전력을 공급받을 수 있다. 다른 공급소를 한번 더 거치는 다른 IDC센터에 비해 전력을 보다 많이,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지리적 이점이 있다.
한전 변전소의 전력 공급이 중단되더라도 걱정이 없다. 평촌 메가센터 지하에는 한전 변전소와 똑같은 규모의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변전소가 마련돼 있다. 변전소에만 의지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느 한쪽에 문제가 발생해도 고객사에 피해를 주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 LG유플러스 측의 설명이다.
최영범 팀장은 "안전성을 강화해 상업용 센터로는 처음으로 티어3 인증을 받았다"며 "모든 전원 공급을 이중화해야 받을 수 있는 것이 티어3 인증이다. 그만큼 평촌 메가센터가 안전하다는 것을 인정받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티어 인증은 데이터센터의 안정성을 평가하기 위해 세계적인 인증기관인 미국의 업타임(Uptime)이 건축, 기계 등 주요 인프라에 대한 구성 수준을 4등급으로 구분 심사하는 것이다. 티어3는 24시간 365일 무중단 유지 보수가 가능한 데이터 센터가 받을 수 있는 등급이다.
LG유플러스 측은 IDC센터를 운영하는 사무동과 전산동을 분리시켜 두 건물을 오고갈 수 있는 통로를 단일화하고, 물리적으로 분리시킴으로서 보안성도 높였다고 설명했다.
또한 전산실에 도착하기 위해서는 IDC센터 입구부터 최소한 5단계 이상의 보안 시스템을 거쳐야 한다. 엘리베이터 통제, 전산동 출입 통로 회전문 통제, 전상동 보안문 등의 단계를 거쳐야 한다.
최영범 팀장은 "오는 8월 오픈을 앞두고 실제 운영중인 서버 등을 활용해 다양한 상황을 시뮬레이션 하며 안전성을 높이고 있다"며 "벌써부터 국내 유력 인터넷 기업을 비롯한 해외 여러 고객들로부터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